D-1 전역 전날 밤 써내려간 글

D-1 전역 전날 밤 써내려간 글

D-1 막 써내려 간 글 2010년 3월 21일 군생활의 마지막 밤은 541기 동기들과 함께 보냈다. 옆 침대에서 자게 된 창민이와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했다. 기초교 시절 이야기, 후반기 교육 때 이야기, 그리고 먼저 간 동기들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그리고 우린 꼭 같이 성공하자는 다짐도 했다. 이젠 성공을 향해 달려나갈 때라면서.  믿기지 않는다. 원래 소풍 전날 밤이 가장 설레는 것이고, 시험 전날 밤이 미친듯이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이다. 내일이면 전역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나의 기분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아직도 2년전 기초군사학교에 입대하던 날의 기분이 생생한데.

부대 후임들과도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후임들과 떨어지는게 가장 아쉽다. 전우애보단 작업애로 똘똘 뭉친 우리들. 최근에 참모총장이 바뀌어서 또 순시 준비한다고 쓸고 닦고하려면 얼마나 고생이 많을까. 이젠 일을 도와주지도 못하는구나. 부디 후임들이 몸 건강히 어디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전역했으면 좋겠다. 후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여러가지 말을 해주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은, 남은 군생활을 잘하라는 말 밖에 없다는 것에 심히 안타까움을 느낀다. 모두들 나름대로의 시간을 귀중하게 보내리라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 생각 형과 나 때문에 너무 고생하신 우리 부모님 스스로 철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언제나 어린 애 같았다. 군대에 다녀온 아들이라면 이제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 늘, 부모님께 걱정만 끼쳐드리는 아들이 되고 싶지 않다. 군생활 말년에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너무 안했다.  내가 진정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 했던 적이 있었을까.. 너무 힘들게 살아오셨으니까 이젠 편하게 살도록 해드리고 싶은데.. 그러니 이제 왠만한 일은 나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자. 부모님께 손을 벌리다 보면 난 평생 부모님께 손을 버리면서만 살고 말 것이다.

마지막 법회 나 : 제가 일본에 나간다고 한 것 때문에 부모님께 너무 걱정을 끼쳐드리는건 아닌가 싶어요. 이제 막 군대에서 제대했는데 바로 일본으로 나가버리면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실텐데.. 저 때문에 계속 걱정만 하시다가 너무 빨리 늙어버리시는건 아닌지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거든요.. 법사님 :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부모님은 걱정할 일이 태산이다. 넌 그런 걱정보다 일본에서 네가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더 걱정을 해라. 너가 스스로 무언가를 이뤄낸 모습을 보여주면 그땐 부모님께서 널 보시는 눈도 달라질 것이다.

수많은 날이 흐르고 흘러 군대에서 마지막 밤을 맞는구나. 군대에서의 첫날밤을 어땠을까. 기초교 가입소주 첫날. 부모님 생각을 하고, 군생활의 두려움에 떨며 첫날밤을 맞이했던것 같다. 그런 내가 이제 군생활을 마치는 구나. 정말 알 수 없는 기분이다. 전역을 하고나면 정말 잘 살아야겠다. 기초교 때 힘들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인생에 닥쳐올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모두 이겨내야겠다.  군생활을 하면서 사람은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다. 정말 한사람도 빠짐없이 모두가 너무도 소중하다. 나의 노력에 대한 보답을 확인한 순간들도 많았다. 스스로에게 떳떳하다면 무서울 것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 덕분에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면 되는지도 조금은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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