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너무 SEX에 심각할 정도로 민감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의 뉴스를 보며

연일 성폭행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말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들린다.  영화 '도가니'로 성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제는 나와 가까운 곳에서 이런 일들이 생기니 신경이 더욱 쓰일 수 밖에 없다.

모든 사건과 현상은 당사자나 제 3자의 시각에 의해 해석되고 전달되기 때문에 정확한 진실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당사자의 글이나 언론에서 연일 생산해내고 있는 기사로 보았을 때 가해-피해 관계가 명확한 것 같다. 진실을 잘 밝힌 뒤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할 것이다. 이미 가해자들의 실명까지 거론된 상태에서 해당 학생들은 더 이상 학교 생활이 힘들 것 같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대학교에서도 해당학생을 출교 처리 한 것을 보면 이번에도 여론에 의해 출교되지 않을까. 출교 처분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성범죄자를 출교 한다는 것은 성범죄자에게서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하려는 것으로 봐야되는건가. 출교 한다면 다른 대학교에 다시 입학할 수 없는 건가. 만약에 입학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 학생들을 받아주는 다른  대학교는 성범죄자의 교육받을 권리를 인정하는 건가. 단지 명문대였기 때문에 출교 처분을 한 것이라면, 대한민국의 성범죄자들 가운데 그 학교 출신인 사람들은 모두 동문명단에서 지우는 것도 가능한가. 해당 학생들의 출교 처분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고, 한국 사회의 여론의 무서운 힘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만약에 그 사건이 이슈화 되지 않았었다면 그 때도 학교는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출교시켰을까.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영화 '도가니'의 경우를 보더라도 정작 사건이 터진 후에도 성폭행을 저지른 교사들이 모두 복직했다가 이번에 이슈화 되면서 다시 심판을 받지 않았는가. 한국 사회의 여론은 굉장히 감정적이다. 감정적인 시선에 사로잡히기 때문에 좀 더 넓게 보지 못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하여 좀 더 나은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는데도 그걸 차단해 버린다. 지금도 감춰져 드러나고 있지 않은 제 2,3의 도가니 사건들을 비롯한 극악무도한 성폭행 사건들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성폭력 범죄는 5만건(2010년 2만300건)이 넘고 그 중 약 2만건은 청소년 피해자이고, 장애인 성폭력은 841건이라고 한다.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67&newsid=20111007060212622&p=newsis 성폭력범죄의 신고율이 적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높은 수치다.)  그 중 도가니 사건과 이번 두학교의 성폭행 사건처럼 이슈화돼서 사건이 표면 위로 떠오르면 여론은 정의의 칼을 뽑아든 사도 마냥 심판을 내린다. 정작 우리가 싸워서 근절시켜야 할 더 큰 상대는 따로 있는데 건드리기 쉬운 개인 범죄자를 두들겨 패고 있다. 그리고는 정치나 기관(학교) 권력이 여론의 뜻에 따라 움직였을 경우 '정의는 죽지 않았다.' 고 말한다. 그리고는 성폭행에 대한 사건이 잠잠해지면 여론도 함께 잠잠해진다, 또다른 사건이 이슈화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글의 요지는,
온 나라가 너무 SEX에 심각할 정도로 민감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마치 나라 전체가 성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자위대 행사에 참가했다는 사실을 가지고 '자위녀'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면 할 말 다했다...정말...) 뭔가 많이~ 잘못 됐다고 본다. 항상 근본적인 해결과 대안의 모색보다는 (이젠 너무나도 듣기 지겨운 말이 되버린) 마녀사냥에만 급급하는 한국의 여론.  (한국 사회의 여론이라고 말은 하긴 했지만 한국의 인터넷 여론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