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7일
영도형의 전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다. 시각은 밤 11시
갑자기 전화기에 영도형 이름이 떠서 깜짝 놀랐다.
내가 예전에 영도형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안부인사를 남긴 적이 있는데, 오늘에서야 그걸 봤다면서 전화를 주신 것이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듣는 형의 목소리라서 정말 반가웠다. 3년 전 군대가기 전에 본게 마지막이었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도 가끔 미니홈피에 안부를 물어주는 게 정말 고마웠다.
영도형과의 전화는 짧았지만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형 회사 생활은 어때요?
학교 생활은 어때?
아직도 금융권 생각하고 있는거야? 아니요. 지금은 다시 탐색 중이에요.
도서관에 있는거야?
네, 레포트가 많아서 힘들어요.하하
그래도 학교 다닐 때가 정말 좋았던 같아.
에이~ 형까지 그런 말 하는거에요?
아냐. 정말 그래. 학교 다닐때가 정말 좋아. 나도 잘 알지 고민 많을 때라는거.
정말 그럴까요.. 그냥 요새는 고민이 너무 많아서 힘든데..저는 좀 더 제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고 싶은데, 제 동기들이나 주변을 보면 마음을 놓을 수 없어요. 다들 자격증 준비에, 스펙 준비에.
너가 하고 싶은걸 하도록 해.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결국은 다 잘되더라.
하하. 그런가요? 글쎄요,,,모르겠네요.
너가 지금 몇살이지? 스물네살요.
아직 많이 남았네. 형은 스물여덟에 회사들어왔어.
아무래도 나도 금융권에 있다보니까 사람 관계도 다 돈이랑 연관되더라고. 그게 힘들긴 하지.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대화.
정말 좋은 통화였다. 왠지 그 잠깐 사이에 힘도 많이 얻었다.
무엇보다 고마운 건.
회사 다니느라 바쁠텐데 아직 대학교에 남아있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준 것 자체다.
생각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전화까지 걸어 안부를 물어주다니.
제출해야 할 레포트 때문에 밤을 새고 있는지가 3일 째라서 몸도 마음도 피로해졌는데 정말 이런 순간들 때문에 힘이 생긴다.
다들 수많은 생각들을 하며 바쁘게 살아가지만, 그 수많은 생각들 사이에서 나를 잠깐 이라도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난 오늘 누구를 떠올리고 생각했을까.
내일은 나도 누군가에게 안부전화를 걸어야겠다.
언제나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너무도 많다.
영도형이 방명록에 남겨줬던 글들
선일아~ 2008년 새해복 많이 받구...새로운 시작이다!! 다들 기분좋고 또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다. 행운의 반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라지. 보다 열심히 보다 성실히 다가온 2008년을 행복과 함께 맞이하자~~
사랑하는 동생 선일아~ 군대가는데 한번 챙겨주지도 못하고 너무너무 미안하다~ 벌써 들어갔니? 모쪼록 가서 군생활잘하고~ 지금도 멋진데 군대 다녀오면 더 멋있어 지겠구나. 건강 또 건강 알지? 잘~ 다녀와~ !!! ㅠㅠ
선일아~~!! 새해 복 많이 받아!! 매력덩어리 선일이를 언제쯤 볼수 있는 거야!! 형은 내일 회사연수들어간다!! 비록 군대 안이지만, 많이 발전하고, 또 깨닫는 늘 그런 선일이의 모습 기대 할게!!^^ 언제나 사람들에게 향기를 주는 선일. 그에게는 늘 새로운 산뜻함과 오래된 푸근함이 공존한다.
2011년 4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