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전 동호회에 쓴 글

2008년 3월 군입대 전 동호회에 쓴 글

안녕하세요, 영화감동 식구 여러분
요새 날씨가 풀린건 정말 반가운 일이지만, 황사로 인하여 파란 하늘을 볼수 없어서 많이 아쉬운 때입니다. 반가운 봄과 불청객 황사가 같이 찾아와 기뻐해야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제가 내일 군에 입대를 하게 됩니다. 해군에 지원해서 가는건데 무척 가고 싶었던 해군인지라 많이 기대가 됩니다. 육군이나 공군보다도 훈련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요새는 많이 훈련강도가 약해졌다고 하니 큰 걱정은 없답니다.(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보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평소에 멀미도 전혀 하지 않고, 큰 배를 타고 바다에서 생활해보고도 싶었기 때문에 해군에 지원한거였는데, 막상 입대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와 당분간은 사랑하는 영화도 못 볼 것이고,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못할 걸 생각하니 기분이 착찹하네요.

하지만 영화동호회 회원이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어디를 가든지 무슨일을 하든지 영화를 떠올리며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거라 믿어봅니다. 해군이 등장하는 크림슨타이드, U-571, 유령 처럼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나진 않더라도 무슨 사건이 발생할 경우 영화에서 배운 지혜를 활용하여 대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예전에도 말했듯이, 전 영화 한편이 사람을 성장하게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한편 한편을 보면서, 그 영화들을 모방하며 자기만의 또 다른 영화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제가 바다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배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도 영화 '캐리비안 해적'에서 잭스패로우 선장(비록 해적이지만)이 배를 이끌고 망망대해를 헤쳐나가던 모습과 영화 '크림슨타이드'에서 덴젤워싱턴이 보여준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영향을 준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러고보니 영화감동에 가입하고 활동한지 벌써 2년이 흘렀네요. 세상 모든 일이 굴곡을 가지고 있듯이 이 곳에 있으면서 참 많은 일들을 지켜보고 겪었던 것 같습니다. 또 모든 굴곡의 다음엔 안정이 따르듯, 저 또한 이곳에서 회원들과 어울려 지내며 많은 성장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회원들과, 운영자 형 누나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영화 동호회의 특성상 동호회의 사람들끼리 친해지는게 무척 쉬운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친해질 수 있는건데, 회원들끼리 만나서 영화를 보는 두 시간 동안 얘기가 오갈 수 없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알 수 없게되죠. 그래서 회원들간의 친목을 쌓아가려면 각별한 노력과 수고가 듭니다. 그런 노력이 없이 단지 영화만 본다면 동호회적 친목은 있을 수 없을 겁니다. 어차피 영화동호회니까 자연스레 '영화'를 주제로 먼저 대화를 시작한다면 얘기가 술술 풀리지 않을까요. 이게 2년 동안 영화동호회에 있으면서 느낀 점입니다. ㅎㅎ 그냥 좀 더 가족적인 동호회 분위기가 됐으면 해서요.

회원 여러분들은 나라 걱정마시고 영화 재밌게 보고 계세요~ 제가 나라 열심히 지키고 있겠습니다.!  간혹 휴가 때 대한민국 해군의 소식을 전해드리지요.  좋은 밤 보내세요 :-)
스물한살, 2008년 3월 2일  http://cafe.daum.net/moviegamdong/PBp2/5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