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 (1)

열흘 간의 홋카이도와 도쿄 (1) 출발
2012년 1월 12일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후로 당분간 일본에 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 학교의 국제처에서 협정을 맺은 일본 학교와 교류 프로그램을 참가하는 것이었다. 국제도우미로 일했던 덕분에 그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기회를 발견한 것이다.

교류의 시작은 삿포로학원대학에서 10월에 우리 학교를 먼저 방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우리 학교 학생 14명과 상대 학교 14명이 서로 파트너를 맺어 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작년 10월에 헤어질 때 모두 이별을 아쉬워하였다. 그러면서도 두달 뒤에 다시 만나는 걸 기약하면서 헤어졌었다.

이제는 우리가 삿포로에 찾아갈 차례였다. 사실 학기 중에는 너무도 바빠서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할 틈도 없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부터 조금씩 일본에 간다는 걸 실감했고 여행 일정을 세우기 시작했다. 1년 만에 가는 일본이기 때문에 내가 생활했던 도쿄에도 반드시 들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1주일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도쿄에 머무를 계획도 세우기 시작했다. 도쿄에 있는 친구들을 다시 만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멈출 수 없었다.

인천공항에서 아침  8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11시 정도에 도착했다. 내가 삿포로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공항에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들이 공항으로 오는 동안에 신치토세 공항을 돌아보면서 오랜만에 일본 땅을 밝은 것을 실감하였다. 공항의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살 때 게산을 해주는 점원의 모습만 보더라도 이 곳이 일본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삿포로로 더욱 가까이 갈수록 더욱 많은 눈이 쌓여있었다. 길 양 옆으로는 1~2미터 정도 되는 눈담을 만들어놓았다. 내 생애 이렇게 많은 눈을 본 건 처음이었다. 기온이 낮았기 때문에 눈이 녹질 않는 것이다. 한 번 오면 계속 계속 쌓이는 것이다. 보통 걸어다니는 인도도 제설이 되어있지 않고 얼음처럼 딱딱한 눈으로 덮혀있었다.

홋카이도는 약 1년 전 쯤에 친구와 함께 온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이렇게 많은 눈이 오지는 않고 눈이 막 내리기 시작하는 때였다. 눈을 보고서는 신나게 뛰어다녔다.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곳에서 살면 얼마나 겨울이 즐거울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곳은 정말 설국雪國이다.

눈이 쌓인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눈이 주는 순수함이라는 이미지가 좋다. 한국에서 눈이 이정도로 쌓인다면 도로 교통에 있어 꽤 위험한 수준일텐데 여기에서는 의외로 자동차들이 빨리 달리는 것 같았다. 눈길위에서 이렇게 빨리 달려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오랜만에 보는 일본의 차들, 그리고 차와 함께 달리는 일본의 전차들이 너무도 반가웠다. 무엇보다 일본의 생활 풍경이 몹시 그리웠었다. 한국과는 다르게 소박한 느낌의 집들과 거기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환영회
환영회 장소는 기린비루엔(キリンビール園) 일본식 양고기 요리인 징기스칸과 기린맥주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타베호다이(食べ放題)와 노미호다이(飲み放題) 얼마나 그리웠던가! 양고기 요리는 일본에서 살았을 때도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다만 먹고 난 후 양고기 냄새가 오래도록 옷에 남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옷을 덮어서 보관하는 특별한 옷걸이도 준비가 되어있긴 했다.)

두달 만에 만나게  된 우리들은 재미있게 얘기를 나누었다 취직이 결정된 친구들도 있고, 이성친구가 생긴 친구들도 있었다. 모두가 흥미를 갖는 대화 주제에 관해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고기를 주문했고, 맥주도 계속 리필하였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일본의 생맥주였다. 

일본의 생맥주는 맛있다? 나는 맥주의 맛 차이는 잘 모르겠다. 맛의 차이를 조금 느낄수는 있지만 그 맛의 차이가 맛있다고 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언제까지나 맥주를 마시는 것은 맥주를 마시는 분위기를 마시는 것이고,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마시기 때문에 맥주를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일본의 생맥주는 한국의 생맥주에 비해서 톡 쏘는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마실 수 있는 것이 좋다.

#삿포로 맥주 공장 견학

교류 프로그램 둘째날의 아침이 밝았다. 둘째날의 첫 일정은 삿포로 맥주 공장을 견학하는 것이었다. 맥주 공장 견학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한국에서 하이트맥주 공장을 두 번 견학 간 적이 있다. 역시 한국의 맥주 공장 견학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이드해주셨던 분이 조금 더 친절했던 것 같긴하다. 

둘째날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삿포로 맥주 공장 견학 - 아이누 민족 박물관 - 쇼와신잔 - 노보리베쓰 온천에서 숙박

다음으로 간 곳은 #아이누 민족 박물관이다. 

아이누 민족(일본어: アイヌ民族あいぬみんぞく아이누민조쿠[*], [ʔainu])은 오늘날의 일본 홋카이도, 혼슈의 도호쿠 지방에 정착해 살던 소수 민족이다. '아이누'는 신성한 존재인 ‘카무이’와 대비되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홋카이도 지방의 아이누어에서 비롯되었다. 일본어로는 '에미시', '에조(蝦夷)'로 불리는데, 이는 사할린 아이누의 '인간'을 뜻하는 '엔츄' 또는 '엔주'의원형으로 여겨진다. '아이누'란 단어가 일본내에서 차별적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생각에서 스스로를 우타리(ウタリ: 친척, 동포라는 뜻)라고 부르는 일부 아이누 사람들도 있다.일부는 러시아의 사할린, 쿠릴열도, 아무르, 캄차카 반도(5만 명 정도)등지에 살고 있다. 일본 민족과는 다른 북방 몽골리안의 한 민족이다. 개별적인 부족 국가 형태를 지녔으며 아이누족 언어, 즉 아이누어를 가지고 있었다. (출처: 위키피디아) 

아이누 민족 박물관에선 실제 아이누족들이 나와 자신들의 전통 춤과  노래를 보여주기도 했다. 일본 쪽 담당 선생님께서는 공연을 한 사람 모두가 아이누족이라고 말씀하셨지만 평범한 일본 사람들처럼 생겨서 실제 아이누민족일까 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위키피디아에서도 읽어보니 아이누족은 자신들의 실제로 아이누족인가 하는 것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으며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인종 차별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 아이누족의 인구는 약 20만명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공식 인정은 약 2만 5천명)

#쇼와신잔은 1943~1945년에 밀밭이었던 이 곳이 융기를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현재까지도 여전히 유황가스를 방출하고 있다. 
쇼와신잔을 찾아간 것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작년 겨울에 친구랑 왔을 때도 이곳에 찾아왔었다. 쇼와신잔에 도착한 시간이 네 시반 정도 됐는데도 정말 어두워져 있었다. 일주일동안 홋카이도의 겨울 밤은 길고 길다는 것을 제대로 알았다.

#노보리베쓰온천 登別温泉
첫 날의 일정을 모두 끝내고 간 곳은 노보리베쓰 온천에 있는 호텔이다. 노보리베쓰 온천도 옛날에 온 적이 있다. 그때는 온천욕만 즐기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일본식 호텔에서 묵으면서 유카타도 입어보고 온천을 즐기면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호텔의 온천에서 기분좋게 온천욕을 즐기고서 푹 잔 다음날 아침, 후배와 함께 둘이서 호텔을 나섰다. 호텔에서 출발시각이 10시였는데 그 전까지 지고쿠다니(지옥계곡)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노보리베쓰까지 왔는데 온천욕만 즐긴다음 지고쿠다니를 안가는 것은 정말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예전에 친구와 함께 왔을 때도 지고쿠다니는 정말 인상깊은 곳 중 하나였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서 지고쿠다니는 걸어서 10분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명소인데 왜 일정에 넣지 않은 것인지 궁금했다. 

2010년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눈이 많이 쌓여서 더욱 신비로워 보였다. 사실 이름이 지옥계곡이지 하얀 눈과 수증기가 어울어져 만들어내는 풍경은 절대 지옥이 아니었다. 작년에 왔을 때는 비가 내려서 우산을 쓰고 돌아다녔었다.

셋째날 일정 : 미츠이아울렛 - 삿포로돔 - 홈스테이 가정으로 출발

미츠이아울렛에 대한 소개 
미쓰이 아울렛 파크가 홋카이도에 첫 상륙. 해외 럭셔리 브래드를 시작으로, 레디스 ・맨즈・키즈 패션부터 스포츠&아웃 도어, 패션 잡화, 생활 잡화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의 인기 브랜드 128점포 중에 일본 첫 9점포를 포함 58점포가 홋카이도 첫 출점. 또 약 650석의 대형 푸드 코드나 명산품이나 그 고장의 농산물을 풍부하게 모두 갖춘 『홋카이도 로고 팜 빌리지』등 그 고장 분들부터 관광객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축일에는 아이들도 즐길수 있는 이벤트도 개최. 삿포로 중심부에서 차로 약30분, 도오자동차도「기타히로시마 인터체인지」에서 약300m에 위치하기 때문에, 자동차로도 지하철 후쿠즈미역에서도 버스편도 충실해서, 가볍게 외출할 수 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축일에만 삿포로역앞(도큐 뒤쪽)승차장에서 미쓰이 아울렛 파크 가는 직행편도 운행.

미츠이아울렛에서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아울렛은 쇼핑을 하는 곳인데 나는 이번에 일본에 쇼핑을 하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산 물건은 전혀 없었다. 이런 쇼핑 시간을 공식 일정으로 넣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일본 입장에서 보자면 외국인들인 우리가 돈을 많이 쓰는게 좋긴 할 것이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은 콜드스톤 홋카이도 점포의 하나인 키타히로시마점을 방문한 것이었다! 홋카이도에는 두개의 매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년 만에 먹는 일본의 콜드스톤 아이스크림!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구나. 매장의 스태프들에게 노래를 듣고 싶다고 하니 노래도 두 곡이나 불러줬다. 노래를 듣고 싶다고 했을 때 이제는 노래 안부른다면 딱 잘라 거절하던 한국의 매장을 생각하니 안타깝다. 

#삿포로돔 札幌ドーム 

삿포로 돔(일본어: 札幌ドームさっぽろドーム, Sapporo Dome)은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시에 있는 돔구장이다. 축구장 겸용으로 쓰이고 있는 이 구장은 1998년에 착공하여 2001년 6월 3일에 개장, 현재 J리그 축구팀인 콘사도레 삿포로는 개장당시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프로 야구 퍼시픽 리그 팀인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가 도쿄 돔에 홈구장으로 있다가 2004년에 삿포로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현재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한국어 홈페이지도 있다.
http://www.sapporo-dome.co.jp/foreign/index-kr.html

삿포로돔의 이해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블로거의 글 (삿포로돔의 상황)
http://yagoo.tistory.com/7707
http://yagoo.tistory.com/7708

관심 가는 정보
고정 객석수: 41,484석, 최대 수용인수: 53,796명
총 공비 422억엔 (약 5,000억원!!)

총공사비 422억엔은 삿포로시가 전액 부담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일하게 일본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고 알려진 이유이기도 하다. 회수할 공사비가 없기 때문이다. 즉 삿포로 돔은 시민들의 세금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오사카의 교세라돔 같은 경우엔 연간 15억엔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 굉장한 비용 때문에 돔구장의 건설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삿포로돔의 전망대에서 약 30분을 보냈는데 내부가 정말 더웠다. 난방시설보다는 유리안으로 강하게 들어오는 햇볕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매우 평화로워보였다. 눈이 쌓인 잠잠한 마을. 

홈스테이 첫째날
토요일과 일요일은 자기 파트너의 집에 가서 홈스테이를 하는 것이었다. 나의 파트너는 콘노 타카 군이다. 한국에서부터 이미 파트너는 정해져 있었다. 타카 집에 가서 정말 맛있는 저녁도 대접받고 밤 늦게까지 놀면서 매우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왔다. 
고마워 타카~!

삿포로 시내에서 자유일정
2012년 1월 15일 넷째 날
넷째 날은 삿포로 시내에서 자유시간을 보내는 일정이었다. 전날 늦은 새벽까지 타카, 다이스케, 타쿠야와 함께 신나게 놀고서 점심 시간이 다 되어서야 삿포로에 나와 먼저 나와있던 일행들과 합류했다. 삿포로의 번화가인 스스키노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테레비타워에 올라가 삿포로 풍경을 감상하고 저녁엔 모두 모여 노미카이飲み会를 하고, 마지막으로 가라오케에 가서 재미있게 놀았다

삿포로 테레비탑
어디를 가건 전망대를 가는 걸 정말 좋아한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그 도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도쿄타워를 비롯해 도쿄에 있는 수많은 빌딩들의 전망대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로이코이비토白い恋人 공장 견학
2012년 1월 16일 다섯째 날

공장을 견학하는 것이 이번 교류 프로그램에 있어서 가장 좋은 일정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혼자 혹은 친구와 함께 올 경우 어느 지역의 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왠만해선 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견학코스도 잘 마련되어 있고 가이드 분의 안내에 따라 재미있는 사실들을 들으면서 이동하는 것은 단체 관광의 좋은 점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난 단체관광은 정말 안좋아한다. 여행은 혼자 혹은 소수가 좋다. 단체 여행은 생각의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아간다)

홋카이도의 가장 유명한 명물과자는 바로 시로이코이비토(白い恋人)이다. 이번에 방문한 곳이 바로 시로이코이비토라는 명물 과자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말만 공장이지 정말 공장답지 않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다. 마치 과자 궁전이었다. 그리고 헨델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장난감들도 모아놓아서 장난감 박물관같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