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좋은 팀(팀플레이)은 무엇일까

2011년 가을학기 수강 후기
인적자원개발론(HRD: Human Resource Development) – 어재영 교수님

이번 학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어재영 교수님의 인적자원개발론 수업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토론이 일정 부분 차지하는 대학 강의는 많이 들어왔지만, 수업의 전 일정이 토론과 발표로 이루어지는 강의는 처음이었다. 모든 강의가 토론과 발표로 이루어지다 보니 함께했던 조원들과 정말 깊은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인적자원개발(HRD)은 기업의 인사관리의 한 분야로서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조직 구성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나 학습을 지원하는 활동 및 시스템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사람(조직의 구성원)을 성장시키는 방법에 대한 것을 배우는 학문이다. 강의에서는 사람을 학습시키고 성장시키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 논하기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질문에 접근하였다.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사람은 어떻게 학습되는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교수님들 중에서 이처럼 강의에 대한 근본적인 부분으로부터 논의에 접근하는 분은 많이 안 계신다. (사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거의 그래왔다. 어떻게 곱셈을 하고 나눗셈을 하는지를 배우지만 그걸 왜 배우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늘 제외된다.) 그렇게 강의의 근본적인 부분을 놓치게 되면 우리들은 어느새 교과서를 달달 외우거나 계산기를 신나게 두드리고만 있는 것이다. HRD가 인사관리의 한 분야인 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과목이지만 사실 모든 경영학의 학문을 사람과는 떼어놓을 수 없다. 경영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HRD강의를 들으면서 지금까지 들어온 경영학 수업들에서 근본적인 물음을 놓치고서 경영학 수업을 이해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느꼈다.

경영학의 Human Resource 분야는 사람에 대한 근본 전제 2가지에서 출발한다. 바로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것과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전제는 사실 매우 보편 타당한 진실이지만 우리는 그 점을 쉽게 잊곤 하기 때문에 수많은 갈등을 빚는다. 각자의 다른 가치관, 다른 성격, 다른 태도, 다른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간극들을 잘 조절해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잘 조화시켜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HRD강의에서 우리가 했던 2회의 팀 프로젝트는 그러한 점을 몸소 깨닫고 어떻게 조직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었다.

 HRD강의의 핵심은 팀플레이였다. 팀플레이는 곧 협업이다. 어떻게 하면 그룹의 역량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가. 나는 보통 팀플레이를 하면 그룹의 리더가 되어 각자의 역량을 확인한 다음 팀의 성과를 최대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한다. 사실 그렇게 하다 보면 역량이 뛰어난 어느 개인에게로 일의 분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한 역량의 차이를 무시하고 모두에게 똑같은 분량의 일을 요구한다면 팀의 성과는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내가 국제도우미 활동을 하면서도 직면했던 문제였다.

 결론을 말하자면 하반기 프로젝트에서 우리 팀(5조)은 교수평가에서 최우수 평가(1등)을 받았다. 즉 우리의 팀플레이(협업)가 잘 이루어졌다는 걸 교수님께서도 인정해주신 것이고, 사실 그 부분을 가장 잘 느낀 것은 바로 우리 팀 멤버들이었다고 생각한다. 팀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간 동안 정말 즐거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등록금 100% 활용하기’라는 주제의 프로젝트에 ‘즐거움’을 컨셉으로 잡아 강의실 플래시몹 뮤지컬을 기획하였으며, 수십 번의 연습과 한차례의 실패 끝에 좋은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등록금 100% 활용하기 = 대학생활을 즐겁게 하기 = 우리가 지금하고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되면서 우린 스스로 우리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자가 되고 있던 것이었다.

과연 좋은 팀(팀플레이)은 무엇일까?
2011년 봄학기와 가을학기 각각 한차례씩 대학생활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팀 활동을 겪었다. 1학기는 조직설계론 수업이 그러했고, 2학기에는 바로 HRD 수업이 그러했다. 먼저 조직설계론 수업의 팀플을 생각하면 모두가 매우 적극적으로 자기의 역량을 인식하고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그리고 어느 한 사람이 특정 부분에 관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서로가 고생했다는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건 정말 상상 이상의 좋은 효과를 만들어내었다. 발표자료 디자인을 맡은 나도 조원들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져서 최대한 세심한 부분까지 수정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번 HRD 팀플을 생각해보면 팀원들 모두의 역할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기업에 가서도 이러한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정말 이상적인 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조장의 부드러운 리더십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조원, 그 아이디어에 비판적인 사고로 평가해주는 조원, 그 아이디어를 가공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조원, 기술적으로 지원해주는 조원, 팀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조원 등. 대학생 팀플에서 유행하고 있는 ‘무임승차 조원’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정말 완벽에 가까운 팀플레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좋은 성과가 나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이번 팀 활동 덕분에 어떻게 하면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팀 활동을 하면서 남겼던 기록들에도 ‘즐거웠던 협업’의 순간이 녹아있다

맞아요. Human Resource Development의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우리들 자신일지도 모르겠네요.

제대로 Human Resource Development 하는 중이야!! 

훈훈하고 가족같은 우리 5조 ㅋㅋㅋ 
우리 5조 가족관계도 만들어서 공유하고싶어요 ㅋㅋㅋ 

드디어 대망의 발표가 끝났네요. 다른 조도 너무 잘해서 프로세스와 컨텐츠를 다 기분좋게 봤습니다.  정말로 하반기 동안 어떤 팀플보다도 열심히 하고 많이 모였네요.~ 사무적인게 아니라 정말로 가족적인 분위기로 프로세스를 진행하면서 어느 새 보니 정말 여덟 사람의 한걸음의 목표가 실천되었네요!  제 개인적인 목표 - 친밀감형성을 통한 성과창출이 정말로 실현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잘될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 보면 정말로 성과물도 뛰어나고 과정에 있어서도 여러 관점에서 보게 되고 열정적인 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제 시련을 통하여 이제는 우리 팀이아닌 우리 가족처럼 보이더라구. 대학생활 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것 같아 

다시 HRD의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 사람은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인가?’ 에 대한 답을 해보자면, 이번 수업을 수강하는 동안 그렇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 무엇보다 사람의 행동 변화의 동기를 이끌어내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고 사람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우리가 사람과 부대끼며 대학을 다니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 아닐까?

참신한 수업 방식으로 대학 강의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알려준 교수님과 한 학기 동안 함께 협업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여러모로 나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해준 상반기 8조와 하반기 5조의 팀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