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2011년 5월 1일

제 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꿈’이라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이루고 싶은 것입니다. 어떤 직업을 가지는 것이 꿈일 수도 있고, 무언가를 경험해 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그리고 우리들의 꿈은 나무처럼 한 자리에 서있기도 하고, 흐르는 물처럼 계속해서 그 모양새를 바꾸기도 합니다.

저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저의 꿈은 물처럼 자꾸 바뀌어 왔습니다. 초등학교 2때는 많은 친구들이 그러하듯 과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각자 존경하는 사람을 말하라고 하면 조선시대의 과학자와 장영실과 발명왕 에디슨을 말하는 사람이 반절이었던 걸로 생각납니다. 아마 1%의 영감과 99%노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학교의 영향이 컸을 겁니다. 그래서 생각해보면 과학자는 초등학생이었던 저의 꿈이 아니라 학교의 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저는 그림을 무척 잘 그리는 아이였습니다. 교내에서는 물론이고 교외 대회에서도 자주 출전하면서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가 그리는 그림을 보고서도 늘 잘 그리지 못했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주위의 선생님들은 모두 한결같이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을 해줬습니다. 그림에 상상력이 잘 드러나고, 시원하게 그릴 줄 안다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화가가 되면 좋은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고, 전 또 화가의 꿈을 품었습니다. 실제로도 화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국사를 배우면서 국사에 무척 흥미가 생겼습니다. 국사뿐만이 아니라 세계사도 무척 흥미로워서 모든 과목들 가운데 가장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가장 잘 알고 자신 있는 유일한 과목이었기 때문에 저는 그 후로 제 꿈을 국사 선생님으로 바꿨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저는 꼭 국사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직업을 꿈으로 삼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국사 선생님이 되고 싶은 생각은 무척 강렬했습니다.

그 후로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컴퓨터에 흥미가 생기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꿈을 가지고 빌게이츠 같은 사람이 되기로 마음 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는 우연히 TV다큐멘터리에서 다나카 고이치라는 사람이 노벨화학상을 타게 된 이야기를 본 뒤로 노벨상에 대한 환상을 키웠던 적도 있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반드시 노벨상을 타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지만 빌게이츠와 다나카고이치의 성공 스토리에 감탄해 막연히 그들이 멋있어 보이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꿈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에 서서히 영화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다니던 중학교 바로 옆에 비디오가게가 열었던 시점부터입니다. 그 비디오가게는 영화 한편을 200원에 8박 9일 동안 대여해주었습니다. 저는 그 뒤로 월요일마다 찾아가서 보고 싶은 영화를 6~7편씩 골라서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가서 매일 같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을 것 같은 영화 위주로 빌려다 보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영화들을 접하기 시작했고, 그리고는 점점 영화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서 비디오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던 시절이 생각해보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71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외국어 영화상을 시상하는 차례였습니다. 후보로는 <중앙역> <천국의 아이들> <인생은 아름다워> 등이 올라가 있었습니다.후보에 오른 영화들을 모두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결과가 궁금했습니다.

사회자는 <인생은 아름다워>가 수상했다고 발표합니다.

그 순간 저는 엄청난 희열을 느꼈습니다. ‘자기가 만든 영화가 수상했을 때 사람이 저렇게까지 행복해 할 수 있구나.’ 수상의 기쁨이 너무 커서 의자에 까지 올라가 손을 들어 환호하고 무대의 계단을 껑충껑충 뛰어 올라가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생생할 정도로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그의 기쁨이 그대로 표현되는 수상소감과 그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표정을 하고 있던 시상식장의 모든 사람들도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수상장면은 자기가 만든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라는 제목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건 정말 환희에 가득 찬 영화 같은 인생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전 느꼈습니다. 우리 인생도 영화같이 될 수 있구나 라는 걸.

그 뒤로 전 영화감독이 되어 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영화를 많이 보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여러 감정을 느끼면서 수험 공부로 인해 메마를 수 있는 감성을 조금씩 채워주었습니다. 하지만 고3이 되어 대학의 진로를 고민할 때쯤 부모님과 주위 선생님을 상담을 하면서 저는 경영학과로 진로를 전향했습니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영화를 많이 보는 걸로 되지 않느냐’ ‘네 자신을 위해선 영화 쪽보다는 경영이 더 좋을 것이다’ 라는 조언들도 있었고, 저 또한 고등학교 때 경제과목을 가장 좋아했기 때문에 적절히 부모님과 선생님의 기대를 받아들였습니다.

대학교에서 경영학과에 진학한 이후로도 여전히 영화를 많이 보고, 영화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영화와는 관련이 먼 전공을 택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영화라는 대상에 다가가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대학생활을 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지금은 학교에 복학하여 다시 전공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3학년이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된 직업 분야를 탐색하는데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의 마음 한 켠에는 ‘꿈’이 하나 자리잡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스스로 영화를 직접 만들고 싶은 꿈입니다. 그게 언제가 됐든, 50이 됐든, 70이 됐든 죽기 전까지 꼭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그 영화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처럼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습니다. 지구상 어딘가의 누군가가 제 영화를 보고서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고, 삶의 희망을 느끼고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려는 시도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는 사람을 바꿀 수 있고 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생 때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넓은 세상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더욱 가까이서 보고 싶고, 그들과 인간으로서 감정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