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9일 도쿄에서 둘째 날
스카이트리를 원없이 보고 난 후, 아사쿠사역으로 걸어가서 긴자센을 탄다음 긴자로 왔다.
도쿄에서 생활할 때 일을 했던 카페 아인소프 사람들도 만나고 점심도 먹기 위해서였다.
내가 찾아간 이 날은 정말 운이 좋았다! 정말이다.
카페에 찾아가기 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꽤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내가 가는 날에 혹시 모르는 사람들만 있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딱! 카페에 가니까 모두 내가 아는 사람들만 있었던 것이다. 보통 키친 1명, 홀 2명이 일을 하는데 키친에 야마구치상이 있었고, 홀에서는 나카무라상과 와타나베상이 들어가 있었다. 나카무라상에게 혹시 시라이상(카페와 게스트하우스 오너)도 계시냐고 물으시니까 4층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서는 하나에상도 왔다. 하나에상은 오늘 출근하는 날이 아닌데, 일이 있어서 잠깐 들른 것이라고 하셨다. 우와... 결국 내가 아인소프 카페에서 알고 있는 모든 스태프들을 다 만난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운이 좋아야 이런 만남이 가능할까. 덕분에 내가 일했었던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이건 정말 기적이었다. 기적이라고 볼 수 밖에.
키친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야마구치상에게 오늘의 추천메뉴가 무엇인지 묻자 파스타라고 하셨다.じゃ、それでお願いします。(그럼 그걸로 부탁할게요) 라고 말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야마구치상이 자기가 사주겠다고 하셨다. 昨日誕生日だったしね(어제 생일이었잖아) 라고 말씀하시면서 축하한다는 말도 건네주었다.
야마구치상이 만들어 준 파스타는 정말 맛있었다! 내가 야마구치상과 함께 긴자에서 일할 때도 야마구치상은 스가모의 파스타가게에서 일일을 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 밴드 활동도 하고 있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그래서 난 야마구치상의 팬이다. 한동안 밴드 활동을 쉬었는데, 다음 달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꼭 한국에도 공연을 하러 갈 것이라는 약속을 해주셨다.
맛있는 파스타를 먹고 잠시 친구들에게 줄 엽서를 적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라이상白井さん과 모든 스태프들이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서 바라보니 시라이상이 어느샌가 4층에서 내려오셔서 나를 위해 만든 작은 케익을 들고 서 계신 것이다. 케익에는 작은 불꽃놀이 장식이 예쁘게 빛을 냈다. 모두가 "키무상 생일 축하해"라고 말해주었다. 아..정말 너무도 감동이었다. 이렇게 생일 축하를 받게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혼자 보내서 조금 외로웠던 어제 생일의 기분까지도 모두 행복함으로 바뀌었다.
멋진 일이다. 도쿄 긴자에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카페가 있다니. 정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아인소프 사람들에게 홋카이도에서 사온 작은 선물과 한국의 과자를 선물로 건네드렸다. 내가 받은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어서 미안했다.
사람들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근황이라던지 그 동안의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러고보니 지금은 카페에 없는 카와다상도, 이나다군도, 쿠리하라상도 보고 싶다.
시라이상에게 짧은 엽서를 건네고 카페를 나섰다.
시라이상에게,
시라이상에게는 지금까지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싶습니다.
도쿄에서 사는 동안 정말 여러가지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시라이상은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행복하게 하는 분입니다.
저도 꼭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도쿄에 오면 들를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올 한해도 좋은 한 해가 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