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넘어서는 우정을 다시 그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시부야에서의 재회
2012년 1월 19일 도쿄에서 둘째 날

이제부터 시부야에 갔던 일을 쓰려고 한다. 아,,, 가슴이 설렌다. 과연 형편없는 글솜씨로 '내 생애 최고의 멋진 날'을 옮겨적을 수 있을까. 시부야 콜드스톤은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소중한 곳이다. 도쿄를 아름답게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콜드스톤이다. 일본 워킹홀리데이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한다면, 전환점의 기둥이 된 것이 콜드스톤 시부야점이다.

그럼 지금부터 그 날 오후 3시 마스미ますみ를 만나고부터 그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이어진 '재회再会'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시부야에서의 재회

마스미를 만나기로 한 것은 오후 3시였다. 긴자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 뒤 긴자센을 타고 종점인 시부야까지 가려고 했지만, 조금 더 걸어서 유라쿠쵸역까지 걸어갔다. 유라쿠초역은 내가 매일 출퇴근 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었다. 유라쿠초역 앞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시부야에 도착한 시각은 약 2시 40분. 이제 20분 뒤면 마스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처음엔 두근두근 거렸지만 3시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쿵쾅쿵쾅 거리는 바람에  숨이 턱턱 막힐 정도였다. 마스미는 콜드스톤에서 함께 즐겁게 일했던 친구로 밤새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정말 친한 친구 중 한명이다. 우리의 대화 주제는 거의 90%가 사람의 행복에 관한 것이다. 자신 주위의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 그건 정말 흥미로운 주제다. 

마스미를 만나면 뭘 하며 놀지에 대한 온갖 즐거운 상상을 하다보니 어느덧 3시가 되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 때 역의 출구 쪽에서 걸어나오는 마스미를 발견하고. 폴짝 폴짝 뛰며 마스미의 이름을 크게 외치면서 마스미에게 뛰어갔다. 아... 1년 만에 만났던 그 순간의 감동이란...재회의 기쁨이 이렇게 크고 감격스러운 것이구나라는 것을 처음 느껴보았다. 元気?겡끼? 잘지냈어? 라는 말만 수없이 반복했다. 잘 지내왔는지, 그동안 무슨 일 없었는지 몇 번이고 확인하고 싶었다. 우리 둘의 얼굴에는 웃음이 지워지질 않았다. 바다를 넘어서는 우정을 다시 그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오늘 마스미하고만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마스미의 선물을 준비했었는데, 마스미가 곧 있으면 레이카도 온다는 말을 했다. 그 소리를 듣고 정말 기뻤다! 레이카가 온다니! 나, 마스미, 레이카 셋이는 셋이서 망년회를 했을 정도로 매우 친한 사이다. 다들 바쁘게 지내는 친구들이라서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급하게 레이카에게 자그만한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마스미에게 괜찮으면 같이 레이카에게 줄 선물을 사러 가자고 했다. 우리가 간 곳은 시부야의 로프트 였다.

무슨 선물을 주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며 1층에서 5층까지 쭉 둘러보았다.
마침 5층에 갔는데 입구의 스피커에서 Greeeen의 キシキ (기적)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나: 어! 이거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キセキ
마스미: 그래? 맞어. 좋은 노래야 ♬
레이카에게 줄 선물로 귀여운 고양이가 달린 펜을 골랐다. 레이카는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다 다.

시부야의 하치코 동상 앞에서 우리 셋은 다시 만났다. 레이카와 마스미도 오랜만에 만난 듯 했다. 그렇게 2010년 망년회 멤버가 모두 모였다. (우리들만의 망년회) 사람의 연이라는 것은 그렇게 가볍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나타났다. 잇짱(이츠키)라고 하는 시부야점의 새로운 스태프인데 내가 나가고 나서 바로 들어왔다고 한다. 내가 나간 뒤에도 사람들이 계속 내 얘기를 하니까 어떤 사람인지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온 것이다. 잇짱은 나보다 훨씬 더 능력있는 멋진 친구였다.

시부야의 광장에 모인 4명이 갈 곳은 어디일까? 바로 콜드스톤 아니겠는가?
자 콜드스톤으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