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일
6월의 첫 날, 자신감을 잃고서 쓰는 글
어제는 밤 1시에 자서 3시에 일어났다. 3시에 일어나 바로 도서관으로 가서 레포트를 작성하였다. 내일까지 마무리 지어야할 팀 프로젝트가 두 개고 같은 날 기말고사 첫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는 또 레포트 레포트다. 지금까지 이런 학기는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누군가 날 시험하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엄청난 과제를 소화해내고 있다. 나는 간단한 에세이를 쓸 때도 단순히 제출에 의의를 두고 작성하지 않는다. 이번 과제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쓴다. 그냥 대충 써서 내는 건 너무도 싫다. 가끔 내가 밤새 쓴 레포트와 대충 어디서 베껴온 친구의 레포트가 똑같은 점수를 받는 걸 보면 조금 서운하기는 하지만, 정성들여 과제 하나를 끝내고 나면 기분이 좋기 때문에 괜찮다. 그런데 그걸 시험받고 있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도저히 그런식으로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여 쓰다간 마감기한을 지킬 수도 없는 상황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기말고사에까지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아무튼 지금은 지금까지의 대학 생활 중 가장 힘든 한 주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어떻게 1학년 때는 학교가 끝나면 매일같이 서울을 여행다니고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다녔는지 모르겠다. 1학년 때 극장에서 본 영화만 200편이 넘는데 말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2학년 때는 어떻게 평일 저녁 오후 7시부터 밤 12시까지 콜드스톤 아르바이트를 1년 동안 계속 했었을까... 지금은 도저히 엄두도 못낼 것이다. 그냥 갑자기 그 때가 그리워 지는 것이다. 학기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 , 학교가 끝나고서 마음 편히 영화 보러 간 적이 한 번도 없다. 옛날엔 개봉 영화도 다 챙겨보고, 심지어는 공강시간을 이용해서도 보고 조조영화도 꼬박 챙겨봤었는데...
스스로는 안변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학교가 끝난 후 영화 한편 볼 여유를 못 가지는 모습을 보면 변했나보다. 얼마전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3도 본다고 본다고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다. 1,2학년 때는 보고 싶은 영화도 다보고 아르바이트도 해가면서 학업성적도 좋았었다. 뭐 아직 이번 학기 성적이 발표되려면 멀었지만....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느낌이랄까...
이번엔 놀고 싶어도 안 놀고, 쉬고 싶어도 안쉬면서 (본인 생각에는) 정말 충실히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였는데, 예전보다 안 좋은 성적이 나오면 정말 힘이 빠질 것 같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학교가 끝나면 조용한 영화관에 찾아가서 영화를 감상하고 싶은 거다.아니면 저녁 날씨도 선선해졌으니까 음악들으며 한강에서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싶다.
정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간다는 건 의미가 있는 걸까.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6월의 첫 날엔 조금 확신이 안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