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도 계획
2012년 1월 1일
휴학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이번 해는 나의 마지막 대학생활을 보내는 해이다.아.. 내가 벌써 4학년이 된다니... 아.. 시간 정말 빠르다.. 2006년 처음 서울로 대학을 와서 모든 지하철 역사마다 꽉꽉 차있는 사람들, 거리의 높은 빌딩들을 신기하게 쳐다봤었는데 이젠 더 이상 '서울'이란 도시가 보여주는 그 어떤 모습에도 나의 감각이 무뎌진 것 같다. 이번 한 해가 중요한 이유는 내가 앞으로 어느 곳에서 생활을 이어나갈지 정해질 수 있는 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울이란 곳에 계속 머물지, 고향으로 내려가게 될지, 아님 다른 지방으로 가게 될지, 아니면 다른 나라로 가게 될지..사람이 어느 곳에서 사는가 하는 것은 '삶의 모습'을 좌우하는 아주 커다란 것이다.
새해가 되면 늘 꺼내보는 시가 있다. 2학년 때 수강했던 <교육과 인간>이란 교양강의에서 교수님께서 알려주신 시다.
첫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1월 1일의 나는 어떤 첫 마음을 가지고서 2012년을 시작하는가. 2012년은 내가 평생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갈지 결정될 수도 있는 해다. 평균수명의 길어진 시대에 한 사람이 평생 단 하나의 직업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어려워서 두세가지 직업을 가지게 된다고 할지라도 나의 첫 번째 직업이 무엇이 되는가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나는 직업을 선택하며 2012년을 살아가게 되는 것일까. 직업을 선택한다라...정말 그처럼 어려운 일도 있을까...아직 내가 무슨 일을 해본 것도 아닌데 만약에 내가 선택한 직업이 그게 나에게 안맞는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된다면..내가 선택한 직업이 나에게 맞는다고 해도 문제다. 나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나의 만족감이란 부분이 일정정도 채워지는 상황에서 생기는 마음이며 내가 그만한 만족에서 그칠경우 다른 직업에서 얻을 수 있는 더 큰 만족감을 평생 놓치게 된다..
이주연 아나운서가 자신의 사회 초년생일 때를 회상하면서, 정말 처음에는 아나운서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고 자기한테 맞는 일인지 몰랐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하는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만족한다라고 했는데,, 사실 그건 정말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닐까..
어쩌면 어떤 사람에게 맞는 직업, 맞지 않는 직업 같은 것은 정해져있지 않은 것이다. 결국은 그 또한 마음먹기에 달린 일 아니겠는가. 공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모두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정말 (운이 좋게)공부라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어려운 공부를 즐겁게 하는 사람이 있고, 자신과 공부는 맞지 않다며 생각해버리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즉,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결국은 그 또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어떠한 일을 하든 간에, 맡든 간에 즐겁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 아닐까. 개인에겐 일의 즐거움이 중요한 것이고, 그러한 즐거움이 성과로 이어진다면 회사에게도 좋은 일이다.
오늘 저녁에 같은 과의 형과 식사를 하고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가 배우는 학문에 대한 얘기를 조금 했었다. 삼성과 애플의 마케팅에 대한 얘기부터 카페 문화의 거품에 대한 얘기까지. 그리고 우리가 한 학기 동안 배웠던 내용들이 무엇인지. 내가 4년 동안 배운 학문이 경영학이라면 나는 그 학문을 실생활에 적절하게 응용하여 실제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소비자행동, 운영관리, 국제경영, 마케팅, 재무관리, 인적자원관리, 인적자원개발 등등 내가 각 학문에서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내용은 아주 소수에 불과한데도 그걸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그건 차치하더라도 경영학에 대한 학문적 정의를 제대로 내릴 수는 있을까.
내가 올해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면 이러한 의문들까지도 폭넓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대학에서 배운 학문들을 어떻게 실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을지. 나라는 사람은 어떤 가치를 창출해내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을지까지
그래서 2012년의 나의 계획은 이렇다.
영어, 일본어, 한자(가능하다면 한문도) 열심히 공부하기
정기적으로 봉사활동하기
운전면허 따기
악기 하나 배우기 (YB와의 밴드프로젝트 달성하기!)
공모전 4개 이상 도전하기!
졸업 논문 쓰기
전세계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기 (하루에 두사람에게 안부 메일 보내기!)
4년동안의 대학 생활 정리하기 (4년간 내가 배운 과목을 정리하기)
국제도우미 활동 열심히 하기 (여름방학 International Summer Program, Japan Summer Program 멋지게 준비하기)
영화 일주일에 두 편 보기!
책 일주일에 세 권 읽기!
헌혈하기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배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