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1일
학교의 '교류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내가 당분간 일본에 가는 것을 힘들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국제도우미를 맡게 되면서 좀 더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류프로그램들을 폭넓게 알게 되고 덕분에 1주 단기 프로그램을 통해서 약 1년 만에 다시 일본 땅을 밟게 된다.
가는 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어서 가는 것도 불투명해질 뻔하고, 지금 이 시기에 과연 일본에 가는 것이 옳은가라고 스스로 고민도 많이 했지만, 막상 출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니 일본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나의 인생을 바꿔놓은 일본의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일본에서 얼마나 많은 행복을 전해 받고서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잠시나마 잊고살았던 '소중한 삶의 방식'에 대해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이번 일본여행을 통해서 주위 사람들의 고마움을 잊고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있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싶다. 그리고 많은 기회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하는 선택이기 때문에 나의 정신을 제대로 재충전해서 올 한 해를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 올 해는 나의 대학생활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일본에 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쿵쾅쿵쾅 설렌다.모든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살아온 길이 있다. 그 길은 곧 그 사람의 인생을 의미한다.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본 여행에서, 사실 '일본'이라는 것은 그 또한 기표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1년 동안 살았던 나라의 이름이 '일본'일 뿐이다. 내가 맺은 관계는, 나라는 개인과 바다 건너 어떤 개인들과 관계였다.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사실 중요한 건 '어느 나라 사람' 이냐가 아니었다. 그 상대방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서 같은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을 온전한 진심으로 대하는게 중요했다. 그게 내가 일본에서 일년을 살면서 느낀 것이고, 그러한 생각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번 여행도 일본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그리고 잊고 살았던 중요한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이번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는 동기를 찾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라면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