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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나라는 존재로 인해서 내 주위의 사람이 더 행복해질지

駒込、渋谷、新宿、銀座、丸の内、新橋、上野、目黒 를 돌았던 이번 여행
5일간의 짦은 여행이었지만 지루하게 느껴지던 시간도 있었을 만큼 그렇게 짧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번 5일은 5년전 일본 워킹홀리데이의 축약판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살았던 코마고메. 아... 코마고메..일이 끝나고 나서 혼자서 밤늦게 까지 즐기던 노래방, 노래방을 나와 배가 고프면 찾아가서 먹던 마츠야의 규동. 내가 일했던 카페가 있던 긴자거리... 긴자에서 일이 끝나면 혼자서 산책했던 마루노우치 나카도리. 그리고 시부야. 그리고 시부야. 시부야의 가츠동, 시부야의 신호등, 시부야의 콜드스톤, 시부야의 하치코. 이 모든 걸 다시 한번 천천히 경험한 여행이었다.

5년 전 나의 일본 인생은 그렇게 흘러갔었다. 코마고메에 살며, 긴자와 마루노우치를 걷고, 시부야를 신나게 즐겼다. 그 때 나의 나이는 스물두살이었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스물일곱. 5년이나 흘렀다. 그렇게 훌쩍 지나가버린 시간의 모습에 잠깐 슬펐다. 

언제나 천천히 흘러가는 거리. 한국에서의 5년이라면 거리의 많은 가게들이 없어지고 새로 생기길 몇번이나 반복했을 시간이지만, 내가 이번에 다시 방문한 코마고메는 거의 모든게 그대로였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내가 좋아하던 규동가게 요시노야가 없어지고 피자가게가 생긴 것과 그 맞은편으로는 KFC가 들어온 것이었다. 그걸 제외하고는 모든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너무 고마웠다. 너무 고마웠다.

모든 것이 변해간다는 얘기는 어쩌면 내가 속한 사회에서만 더 와닿는 말인가 보다.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은 우리 삶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변해가는 모습보다 내 주위가 훨씬 빨리 변해가서 그 차이를 좁힐 수 없게 된다면 그건 좀 슬픈 얘기다. 어쩌면 나는 크게 변하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준 코마고메라는 마을이 너무 고마웠을 뿐이다.

내가 살았던 마을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준 것도 고마웠지만, 눈물이 날만큼 가장 고마웠던 건 역시 친구들이었다. 유헤이상, 스기야마상, 쿠사야나기상, 야마구치상, 마스미, 히메, 레이카, 모요카, 료코, 마루코, 아짱, 오구치, 케이짱, 오도리, 치히로, 유유,,, 이번에 만난 모든 사람들이 그냥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5년전 그대로,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멋진 모습 그대로였다. 매일 밤 다른 사람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모두를 만날 때마다 얼마나 행복하고 행복했는지 모르겠다. 그들과 함께 앉아서 얘기하는 것만으로  최고로 행복한 사람이 되는듯한 느낌이었다. 

5년전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했던 결심은, 그들에게서 받은 행복은 내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자는 것이었다.  5년 동안 그렇게 잘 살아왔는지 되돌아 볼 일이다. 아마 평생 내가 주위 사람에게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 노력해도 내가 그들에게서 1년 동안 받은 행복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나라는 존재로 인해서 내 주위의 사람이 더 행복해질지. 내가 어떻게 하면 그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 죽을 때까지 그 문제를 놓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감사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일본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3일 동안 한국에 머물다가 어제 돌아갔다. 이 친구는 내가 일본에 있었을 때 나의 롤 모델이었다. 물론 그것은 지금도 그렇다. 지금은 일본의 한 출판사에서 편집국의 일을 하고 있는 이 친구는 한국에서도 저명한 일본 작가들과도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영화화 되었던 소설들을 쓴 미야베 미유키도 이 친구가 담당하고 있다.

이 친구는 내가 도쿄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 이곳 저곳을 데리고 다니면서 친절하게 안내해줬다. 이 친구 덕분에 특히 오차노미즈, 아키하바라, 우에노 등 도쿄의 동쪽 지역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언젠가 한 번 초대받아서 놀러갔던 이 친구의 집은, 온 벽면이 책으로 둘러싸여져 있었는데 작은 도서관 같은 느낌이었다. 화장실은 만화책들로 벽면이 채워져 있었다. 직업의 특성상 책을 수시로 읽어야 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즐거워 하는 것 같았다. 나도 일본에 있을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1Q48을 읽었는데 그 친구도 그 책을 읽고서 서로의 감상평을 나누기도 했었다.

이 친구가 처음 한국에 놀러온다고 했을 때 너무도 기뻤다. 도쿄에서 정말 많은 신세를 졌기 때문에 나도 그것을 조금이나마 돌려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친구가 가보고 싶어했던 곳, 먹고 싶었던 것들, 등등 모두 경험시켜주려고 열심히 뛰어다녔다.
즐거운 한국여행이 되었길 바란다.

친구가 일본으로 떠나고서, 무사히 도착했냐는 메일을 보냈고 몇 분뒤 바로 답장이 왔다.

今回は何から何まで、どうも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이번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고마웠습니다.
おかげでとても快適に、ソウルで過ごすことができました。
덕분에 쾌적하게 서울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時間通り、羽田に着きました。今度行くときは、仁川空港を使ってみたいです。
시간에 맞게 하네다에 도착하였습니다. 다음에 갈때는 인천공항을 이용해 보고 싶습니다.
仕事でも観光でも、ぜひまた東京にいらっしゃい。歓待しますね。
일으로도, 관광으로도 꼭 다시 도쿄에 놀러오세요. 환대하겠습니다.
就活、頑張ってください。
취직활동 힘내시고요.
大企業に勤めることが、必ずしも幸せではない時代になりました。
대기업에 근무하는 것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以前に韓国でも金融危機で、大きな企業が外資に買収されたりしましたよね。
이전에 한국에서도 금융위기로, 많은 기업이 외부에 매수되거나 했죠.
近いところでは、日本でも日本航空が経営破綻して、多くの従業員が解雇されました。
얼마전에는 일본에서도 일본공항이 경영파탄으로 많은 종업원이 해고되었습니다.
ほんの数年前まで、大学生たちの人気企業で、一流大学を卒業しないと入れなかった会社です。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생에게 가장 인기있는 기업으로,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었던 회사입니다.
どんな会社に入るかよりも、どんな仕事をしたいか、10年後にどんな自分になりたいか、
어떤 회사에 들어갈지보다도, 어떤일을 하고 싶은지, 10년 후에는 어떤 자신이 되고 싶은지
それを考えて就活してください。
그것을 생각해서 구직활동을 하세요.
以上、人生の先輩からのアドバイスでした。笑
이상 인생의 선배로부터의 조언이었습니다. 
本当にありがとうね。
정말 감사합니다.

이 친구의 답장을 읽어 내려가는데 왜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들던지..
지난 2010년, 일본에서 보냈던 10개월의 시간이 나에게 주는 것이 너무도 많다.
나도 何から何まで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감사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한 사람의 깊은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진심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끼고 응원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평생 간직해야 겠다.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서, 나의 진심을 나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전달하고 싶다.

인생은 힘든 것이다. 하지만 그 쪽이 재밌고 좋다

카페에 함께 일했던 하나에 상이 오늘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입니다. 힘이 나는 글이네요.
번역은 할 수 있지만 부족한 실력으로 번역하면 원래의 느낌이 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대로 둡니다.

日々日々、頭はフル回転で。
今出来る一番ベストはどこなんだろう。
アインソフの向かうところ。
理想と現実。
「創造」していくこと。
「現実化」していくこと。

どうしたらいいんだろう。
誰も決めてはくれない。
自分で考えて、決めては、行動する。
決めて、真剣に取り組んで、
違ってたらやり直す。

本来の目的を忘れてしまうこともある。
私の仕事って何なんだろうって、見失うこともある。

原点に戻っては進み。
迷って、見失って、疲れ果てて。
でも、戻って、また進む。

今日は、ひとつ。
結果が出ました。
答えは現場にありました。私の中にありました。

自分が変わると周りが変わるね。
答えはいつもシンプルで。
やるっきゃない。
そう、決めたらゴール。なんだよね。

人生は大変だ。
だけど、そのくらいの方が面白くていいよ。
本当にやりたいことをやって生きていこうよ。
ワクワクして、魂の喜ぶことをやっていこうよ。
困難でも、最後は幸せだと感じられればいい。
なるようになるよ。
どんなことも自由に選べるよ。選びなおせるよ。
인생은 힘든 것이다. 하지만 그 쪽이 재밌고 좋다. 
정말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가자.

今日はそれを見せてくれた。
よし、次に進もう。
信じて進もう。

ゆきさんのBDパーティーの時に、奈良さんと山ちゃんが歌ってくれた、
ボブマーリーの「No Woman No Cry」の歌詞のように。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大丈夫。
すべてはうまくゆくさ。
って

한가하게 도쿄역에서부터 걸어가고 싶고 그랬다

기말고사 공부하는데 친구가 예전 내가 살았던 코마고메 얘기를 꺼내는 바람에 그 때 그시절이 너무 그리워져서 워킹홀리데이 일기를 한 시간동안이나 다시 읽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라고 읽으면서 너무 행복했다. 후지산도 다시 오르고 싶고. 긴자의 카페에 출근하기 전 카페까지 한가하게 도쿄역에서부터 걸어가고 싶고 그랬다. 무엇보다 친구들이 너무도 보고 싶다.

힘냅시다! 내가 바라는 인생을 위해서!

今までの人生の中で一番幸せな時間でした

일본의 싸이월드와 같은 MIXI라는 사이트에 남겨져 있는 나의 프로필
작년(2011년) 이맘 때쯤 작성했던 글이다.

今は韓国ですんでいます。
2010年4月から2011年2月まで
東京の豊島区で暮らしました。
その時銀座のカフェと渋谷のColdstone Creameryで働いたんですけど、
それが今までの人生の中で一番幸せな時間でした。

日本の友達から幸せをいっぱいもらったので
私も、その幸せを僕の周りの人に全部戻すために、
今頑張って生きています。

日本にまた戻って暮らすことが今の夢です。
日本と韓国がもっと近い国になって
日本人と韓国人が心から通じ合ったらいいです。

今は大学3年生で、
これから自分がやりたい事を決めて やり続けなきゃいけない時期でいますが。
でも、そうだとしても人生の幸せを失いたくないです.

모습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접점을 향하여

2012년 4월 24일

친구 마스미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가슴이 움직인다.

일단 지금 열심히 해서
언젠간 내가 원하는 그 접점을 꼭 찾아내고 말겠다.

내가 공부하고 있는 학문들과
내가 원하는 세상살이의 모습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접점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세상
잘 살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의 조화

그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서라도 달려가고 싶다

2012년 4월 23일

일본 시부야 콜드스톤에서 같이 일하던 때의 동료 수잔(미호)이 한국에 놀러왔다.
미호는 한국에 자주 오는 친구인데 이번엔 공연 난타도 보고, 동방신기의 뮤지컬도 봤단다.

일본의 게스트하우스 친구들, 콜드스톤 친구들, 카페 아인소프 친구들.
그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모든 일을 제쳐두고서라도 달려가고 싶다.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은 역시 사람을 만나는 일

2012년 3월 18일(일)
인연에 대한 예찬

특별한 만남을 가진 일요일이었다.
모든 만남이 특별하지만 이번 일요일의 만남을 정말 특별했다.

18일(일)에는 서울국제마라톤(동아마라톤)이 있었다. 서울마라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은 다름아닌 일본 친구들이었다. 도쿄에 살고있는 친구 이토우상이 한 달 전에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유헤이상과 함께 서울마라톤에 나가게 되었는데 괜찮으면 서울 마라톤이 끝나고 나서 만날 수 있겠냐고.

한 달 전에 그 소리를 들었을 때도 조금 충격을 받았다. 자국에도 마라톤이 꽤 많이 열릴텐데 이웃나라의 마라톤에 참가하려고 하다니..게다가 이토우상은 한국에 오는 것은 처음인데 처음 오는 것이 마라톤을 달리기 위해서 오는 것이다.  유헤이상이야 내가 일본에 살았을 때 워낙 많은 도움을 준 일본 친구고, 한국에서 만나는 것만 벌써 두번째다.

사실 내가 이루고 싶은 꿈(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세계 4대 마라톤대회로 불리는 뉴욕, 런던, 보스턴, 로테르담(혹은 베를린) 에 모두 참가해보는 것이다. 물론 도쿄마라톤에도 나가고 싶다. 물론 그전에 국내 3대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대회에 참가하는게 우선일 듯 싶다. 늘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과 직접 마라톤을 뛰는 사람들이 있다.

유헤이상은 마라톤이 있던 저녁에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모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모인 사람은 모두 16명이다. 크게 두 부류의 사람들이 모였다. 도쿄 에도야소우에 살았던 사람들과 이 날 마라톤에 참가했던 일본인들. 재밌는 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다들 재밌는 인연의 끈으로 얽히고 얽힌 사람들이었다.

이토우상이 4년 전에 태국 여행 할 때 알게된 나오미상의 남자친구의 친구 겐상.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믹시로 알게된 와타나베상.
또 그친구들의 친구. 타베다상, 스기모토상.
유헤이상의 친구 아베상.
에도야 소우에 살았던 나, 보람이, 미순이, 주영이. 그리고 우리가 나간 다음에 살았던 스미레상, 나짱.

유헤이상과 이토우상을 중심으로 엮이고 엮여진 사람들의 모임이긴 했지만 둘 조차도 이날 처음 본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의 인연은 이렇게 재밌게 이어나간다. 이 날 주영이와 이런 얘기를 나눴다. "우리는 여행에서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순간을 같이 즐거워하며 나중에 서로 연락하자고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서로의 존재를 금방 잊어버리잖아. 하지만 4년 전 태국에서 만난 사람의 남자친구의 친구와 함께 마라톤을 나와서 우리에게까지 그 인연의 끈이 닿는 게 너무 신기해.소방관이라고 했던 타베다상, 의학부에 재학 중인 스기모토상 ,, 일본에서도 쉽게 만나지 못했던 부류의 사람들을 한국에서 만나다니."

이렇게 신기한 인연의 끈으로 이어진 이날의 만남을 이어가는 건 나도 아니고 상대방도 아니고 바로 우리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인연이란 이름으로 만나 남은 시간동안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은 역시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인생을 듣고, 서로의 인생에 감탄하고, 감탄스러운 인생을 인연의 끈으로 엮는다.

이 날 모임의 주최자와 다름없었던 유헤이상과 이토우상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다시 한번 소중하고 즐거운 게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일생동안 계속 좋은 친구로 살아갑시다. 그래서 세상의 여러가지 즐거움을 함께 즐기지 않겠습니까

2012 JWP를 마치며
2012년 3월 10일

JWP가 끝난지 벌써 1주일이 지났다. 윗 기수와 함께 준비했던 작년의 JSP 때와는 달리 이번엔 일본어권 후배와 둘이서 프로그램을 짜고 문서를 만드는 일부터 모든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쏟다보니 더 많은 정이 든 것 같다. 지금은 모두가 한국을 떠나고 없지만 아직까지도 페이스북을 통해서 연락을 자주 하고 있다. 얼마 뒤에는 도쿄에 살고 있는 학생들끼리 만나는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2주동안 한국에서 즐겁게 보낸 것 같아 정말 기쁘다. 그래서 매우 뿌듯하다. 이렇게 해서 나의 겨울방학도 정말 알차게 채워졌다. 그리고 이제는 취직활동에 전념할 4학년이지만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답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즐거운 2주간의 추억을 함께 만들고 공유해준 모든 참가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친구로서 잘 살아갑시다.

(JWP가 끝나고 나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


JWP가 벌써 끝났습니다. 2월부터 여러가지 것들을 준비하고 기획하면서 드디어 여러분과 만난 걸 기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끝나버리고 말았네요. 참가자 중에서 한 사람이라도 한국에 와서 좋았다라고 생각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모두가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기뻤습니다.

이걸로 저는 올해 있을 힘든 취직활동을 잘 뛰어넘을 힘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 즐겁습니다.

2주간 정말 감사했습니다. 일생동안 계속 좋은 친구로 살아갑시다. 그래서 세상의 여러가지 즐거움을 함께 즐기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모든 소중한 관계는 그러한 길을 거쳤고

일 년 만에 다시 모인 Ainsoph아인소프 멤버들과 서울 나들이
2012년 2월 4일 (토)

바쁘게 진행했던 공모전을 끝내고 난 뒤, 조금 게으르게 지내다 싶었던 요즘이다. 어제 일본의 친구가 서울을 찾아왔다. 내가 긴자 카페 아인소프에서 일을 했을 적에 매니저로 계셨던 쿠사야나기상草柳さん이다. 업무 관계로 한국에 온 건데 하루 시간이 나서 예전에 함께 일했던 한국인 멤버들과 모여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그래서 이날 함께 한 멤버는 쿠사야나기상, 보라무, 유진군 그리고 나까지 모두 네 명

오전 10시에 보람이와 먼저 만나서 명동에서 쿠사야나기상에게 줄 선물로 예쁜 모자를 샀다. 타이가군에게 어울리는 귀여운 여름모자였다. 쿠사야나기상을 만난 건 12시 롯데호텔에서였다. 1년 만에 만나는 거라서 정말 반갑고 기뻤다. 사실 쿠사야나기상을 만나기 일주일 전부터 어떻게 하면 쿠사야나기상을 기쁘게 해드릴지 계속 고민했었다. 어디를 모시고 가면 좋을지, 무슨 구경을 시켜드리면 좋을지. 하지만 결국은 쿠사야나기상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쿠사야나기상이 가보고 싶은 곳을 들은 다음에 결정하기로 했다.

이 날 우리의 이동경로는 이러했다.

명동 롯데호텔 - 시청 광장 - 덕수궁 - 광화문 광장 - 인사동 - 인사동에서 점식식사로 찜닭
- 명동에서 쇼핑(Forever21, Zara, Mango, H&M 등등)  - 신사동 가로수길 -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 이태원 - 저녁으로 고기먹고 - 바 Bungalow에서 칵테일 마시고 - 호텔로 이동해서 다시 맥주마시며 밤새도록 이야기

같이 아인소프에서 일했을 때 이야기, 일본 대지진 이야기, 연애 이야기, 직업 이야기까지 아침 10시에 만나서 다음날 아침 7시에 헤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이야기들을 꺼내놓았다. 원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면 서로 각자의 삶을 살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자신을 비롯해 주위의 것들이 많이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날 함께 한 네 명은 지금까지 계속 같이 지내온 것처럼 즐겁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생각해보면 내가 그토록 머리를 쥐어짜가면서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해드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을지도 모른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고 어디를 가느냐보다는 누구와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 맛이없는 식당을 들어갔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는다면 더 맛있는 것이고, 시시한 구경거리도 더욱 즐거워지는 법이다. 우리가 이태원에 갔을 때도 그랬다. 나는 이태원에서 2달 정도 일해본 적도 있고, 가끔 친구들을 만나 그곳에서 술을 마시기도 하는데 이번에 갔을 때처럼 이태원이 그토록 즐겁게 느껴진 건 처음인 것 같다. 우리 넷은 이 곳은 뉴욕의 중심가라면서 분위기를 냈다. 같은 이태원에 머물더라도 그냥 외국인이 좀 많은 평범한 서울의 골목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수많은 만남이 이뤄지는 화려하고 로맨틱한 도시의 뒷골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짧은 하루의 만남이라 아쉽긴 했지만 하루 종일 웃음이 끊이지 않는 멋진 하루였다.

그래서 다시 한번 사람의 만남에 대해 생각한다.
쿠사야나기상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우리 모두가 그냥 카페에서 일하는 사이로만 남았더라면 이렇게 양국을 오가며 만나는 일도 없을거야. 사실 선일군하고도 내가 가까워진 계기는 선일군이 카페 일에 대한 고민을 나에게 말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였어. 그때서야 좀 더 선일군이 진지한 사람이란 걸 알게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면서 가까워진거지. 아마 그때 선일군이 나에게 그런 고민을 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더라면 이자리에서 다시 선일군을 만나는 일이 없었을지도 모르지."

한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고민을 말하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보다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고서 다가가려고 한다면 관계의 진전은 급속도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모든 소중한 관계는 그러한 길을 거쳤고, 그러면서 진심으로 서로를 위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넷이 만나는 것은 다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장소는 도쿄로 정하였다. 우리들이 도쿄를 찾아가서 쿠사야나기상을 보는 것이다. 그렇게 인연은 바다를 넘어서 길고 길게 이어져간다.

누가 어느 곳에 있어도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행기를 마치며
2012년 1월 12일 ~ 21일

여행은 열흘로 매우 짧았지만 여행기를 쓰다 보니 40개가 넘는 긴 글이 되었다.
그만큼 남기고 싶은 사진도, 적어두고 싶은 생각들이 많았던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1월 21일,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여행에 대한 소감을 글로 남겼다.
여행을 다녀온 지 열흘이 지난 지금 여행에 대한 소감을 쓰는 것보다는 그 때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 내 생각을 더 잘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

애초 많은 기회비용을 들어간 이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작은 결심을 했었다.

2012년 1월 11일의 일기
막상 출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니 일본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나의 인생을 바꿔놓은 일본의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일본에서 얼마나 많은 행복을 전해 받고서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잠시나마 잊고 살았던 '소중한 삶의 방식'에 대해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이번 일본여행을 통해서 주위 사람들의 고마움을 잊고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있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고 싶다. 많은 기회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하는 선택이기 때문에 나의 정신을 제대로 재충전해서 올 한 해를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 올 해는 나의 대학생활 마지막 해이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일본에 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쿵쾅쿵쾅 설렌다.

모든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살아온 길이 있다. 그 길은 곧 그 사람의 인생을 의미한다.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본 여행에서, 사실 '일본'이라는 것은 그 또한 기표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1년 동안 살았던 나라의 이름이 '일본'일 뿐이다.  내가 관계를 맺은 건, 나라는 개인과 바다 건너 어떤 개인들과 관계였다.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사실 중요한 건 '어느 나라 사람' 이냐가 아니었다. 그 상대방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서 같은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을 온전한 진심으로 대하는 게 중요했다. 그게 내가 일본에서 일년을 살면서 느낀 것이고, 그러한 생각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줬다고 생각한다.그러니 이번 여행도 일본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그리고 잊고 살았던 중요한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이번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는 동기를 찾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라면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렇게 일본 여행을 다녀온 지금은 내가 목표로 했던 것보다 그 이상의 것들을 모두 이루고 왔다고 생각한다. 취업이라는 관문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 4학년으로서 1년을 잘 버텨낼 용기와 동기도 얻었고, 그럼에도 내가 잊고 살아가지 말아야 할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내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페이스북에 올린 생각이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길었던 여행기를 마친다.

昨日韓国に着きました。2012年の一月を日本で過ごすことができて本当に嬉しかったです。やっぱり日本はいい国だなーとまた思いました。たまに自分が向かっていく道を失うこともあるんですけど、今回皆と久しぶりに会って私も皆さんのようにがんばって生きて行かなきゃとおもいました。忙しいところ会ってくれた皆さんに本当にありがたいです。
この世界って広いからしばらく会えないかも知らないけど、私たちの心は海を越えてつながってるから、だれがどこにいても同じ世界を生きていることを感じられます。本当に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次会う日まで皆元気にいてください。


저는 어제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2012년의 1월을 일본에서 보낼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답니다. 역시 일본은 좋은 나라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가끔 제 스스로가 향해 가고 있는 길을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만, 이번에 모두와 오랜만에 만나서 저도 여러분처럼 열심히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느꼈습니다. 바쁜 와중에 만나주신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 세상은 넓기 때문에 당분간은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은 바다를 넘어서 모두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누가 어느 곳에 있어도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만나는 그 날까지 건강하세요.

그리고 그 모든걸 함께한 친구들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

도쿄 마지막 날
2012년 1월 20일 도쿄에서 둘째 날

시부야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숙소에 돌아온 시간은 거의 11시였다. 바로 그 날 오후 2시에 JSP(Japanese summer program) 때 만난 친구 앙리와 리카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딱 2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바로 다시 이케부쿠로역으로 향했다.

미리 연락을 했더라면 JSP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을텐데, 늦게서야 연락이 된 앙리와 리카와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셋은 선샤인 시티를 돌아다니며, 이케부쿠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프리쿠라를 찍으며 재밌게 놀았다. 저녁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돈까스집, 와코에서 먹었다.

앙리와 리카는 같은 대학, 같은 학과의 절친.
다음달엔 둘이서 3주 동안 유럽여행을 간다고 한다.

한국에 꼭 다시 놀러오세요, 앙리와 리카~!

스티커사진을 두번이나 찍었다.

맛있는 와코, 돈까스가 정말 맛있다. 양배추와 밥은 무한 제공도 좋다. ㅋㅋ

오후 시간을 셋이서 함께 보내고 저녁엔 다시 친구와 만나 밤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한 4시까지 같이 있었는데 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놓칠까봐 아예 잠자는 걸 포기했다.

도쿄에서의 일정이 너무 타이트해서 천천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도쿄에 머무른 삼일동안 모두 합쳐 10시간 정도 잤다. 그래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잠만 잤다. 조금 여유롭게 약속을 잡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렇게  '열흘 간의 홋카이도와 도쿄' 여행은 마무리 되었다. 눈이 많이 내렸던 오타루,  야경이 아름다웠던 삿포로, 1년 만에 찾은 도쿄, 그리고 그 모든걸 함께한 친구들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스토리가 모이고 모여 멋진 영화가 된다

다함께 맞이한 도쿄의 첫눈
2012년 1월 19일 도쿄에서 둘째 날

맛있는 야키토리, 시원한 생맥주 그리고 끊이지 않는 이야기를 안주 삼아 시부야에서 밤을 지샌 우리들이 가게를 나선 건 아침 6시 정도였다. 그날 밤, 밤새도록 내리던 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었다.

료코는 출근이 8시였고, 류타군은 10시 출근이었기 때문에 먼저 가야했던 둘을 배웅해주기 위해 도겐자카도리를 내려와 센타가이의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 때 마침 프리쿠라(스티커사진) 샵을 지나가다가 내가 모두에게 프리쿠라를 찍자고 제안했다. 어떻게 해서든 모두와 즐겁게 밤을 지샜던 그 날을 조금이라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나보다.

참! 이날 밤 류타군과 모자를 교환했다. 내가 류타군에게 작은 선물을 주었을 때 류타군도 나에게 뭔가를 주고 싶다며 자신이 쓰고있는 중절모를 주었고 나도 나의 헌팅캡을 류타군에게 주었다.

그리고 영화 같은 일은 지금부터!

한 10분동안 프리쿠라를 찍고 나오니, 아까까지만해도 비였던 것이 어느새 눈으로 바뀌어 내리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눈과 비와 섞여서 내리고 있었는데 비가 많아지기도 하고, 조금 기다리면 눈이 많아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도쿄에서 처음 맞이하는 눈이기도 했다! 일주일간 홋카이도에서 눈 속에서 파묻혀 지내다보니 눈은 이제 질렸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도쿄에서 맞이하는 눈은 또 달랐다. 10개월간 일본에 머물 때도 도쿄에서 눈을 본 적이 없었다.  (2010년 2월 7일에 한국에 돌아왔었는데, 바로 다음날 도쿄에 폭설이 내렸다.)

게다가 이날 아침에 내린 눈은 올 겨울에 도쿄에 처음으로 내리는 눈이라고 했다. 나에겐 도쿄의 첫 눈이었고, 친구들에겐 올 겨울 첫 눈이었다.  마스미는 눈을 맞으며 계속 행복하다는 소리를 했다. 그리고 그건 기적キセキ이라고 했다. 또 한 번의 기적이다.

료코와 류타군은 출근을 위해서 빨리 전차를 타야했지만, 우리들은 계속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을 쳐다보았다. 아마 20분 넘게 쳐다본 것 같다. 한국에서 눈이 내릴 때도 그렇게 오랫동안 눈을 보기 위해 위를 쳐다본 적은 없는데 말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맞이하는 첫눈은 이렇게도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비기도 했고, 눈이기도 했고, 진눈깨비이기도 했다.
눈을 감상하는 일이 그렇게 신났던 적은 처음이다.

그 날 아침 첫눈을 즐겁게 감상하고, 류타군과 료코는 먼저 들어갔다. 둘 덕분에 정말 즐거운 밤이었다. 너무 고맙다. 그리고 남은 우리 네명은 아쉬움을 달래기위해 가라오케에 갔다. 우리들이 자주갔던 歌広場(우타히로바)에 가서 두시간을 부르고 나오니 아침 해가 완전히 밝아 있었다. 어느새 눈은 완전히 그치고 비만 내리고 있었다.

시부야의 명물! 충견 하치코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1년 전 그때처럼

시부야는 서울의 신촌 혹은 홍대 같은 곳이어서 늘 젊은이들로 붐비고 시끄러운 동네다. 시끄러운 동네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시부야가 정말 좋다. 가장 많은 추억이 담겨진 장소이기 때문이다. 시부야의 하치코 동상 앞은 만남의 메카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라서 복잡한데도 불구하고 언제나 약속은 '하치코 동삼 앞'이었다.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동상이 되어서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는 하치코처럼,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나게 될 지 모르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우리가 헤어진 장소는 시부야渋谷역이었다. 우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화이팅을 했다.

시부야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시작된 작은 인연이 이토록 멋지고 아름다운 영화가 되었다. 그리고 영화는 진행 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새로 만나고 혹은 연락이 뜸해지다가 서먹해지기도 하는 세상에서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해야하는 이유는 어떤 관계라도 멋진 스토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시작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스토리가 모이고 모여 멋진 영화가 된다. 길고 길었던 행복한 하루가 끝이 났다. 

어쩌면 그 순간이, 나 자신 밖에 써내려가지 못하는 인생 스토리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시부야에서 밤을 지새며
2012년 1월 19일 도쿄에서 둘째 날

아키라군의 바는 자정이 넘어가면서 점점 신나는 클럽으로 바뀌어갔다. 같이 있던 친구들끼리 계속 여기있을지 다른 데로 장소를 옮길지 얘기를 하다가 몇몇 친구가 배가 고파하는 것 같아서 야키토리焼き鳥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당연히 우리가 가기로 한 장소는 2010년 망년회 장소였던 키조크(귀족)토리貴族다. 모든 종류의 술과 안주가 280엔으로 저렴하면서 맛있는 야키토리가게다.  맨날 친구들을 따라서 가기만 했는데 친구들이 알아서 맛있는 야키토리로 잘 시켜주기 때문에 항상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이다.

같이 가기로 한 멤버는 료코りょうこ,레이카れいか,마스미ますみ 그리고 나까지 네 명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내일 출근도 있고해서 일찍이 헤어졌다. 우리는 아침까지 술을 마실 생각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에 밤을 새도 시간이 부족한 우리다. 주문은 입맛이 까다로운 레이카가 맡았다. 역시 레이카는 맛있는 메뉴들로 샤샤삭 주문을 해주었다. 그리고 얼마있은 뒤 레이카에게 문자가 왔는데, 아키라군과 류타군이 합류한다는 것이었다! 아키라군과 류타군이 오다니!!!!! 아키라는 아까도 계속 가게에서 일을 했고, 내일도 분명 일찍 일어나서 여러가지 준비를 해야할텐데,,그리고 아까 마크시티에서 류타군(류짱)을 만났을 때도 내일 출근이 있다고 했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못볼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 시간 정도가 흐르고나서 류타군이 왔다! 아.. 류짱..
류짱에 대해선 할 얘기가 너무 많다. 이 친구와는 정말 정말 영원토록 우정을 쌓으며 친하게 지내고 싶다.  류짱에 관한 이야기는 블로그에도 몇 번 한 적이 있다. (미도리스시 류타군의 선물) 나는 콜드스톤에서 일을 했고, 류타군은 우리 매장 옆옆옆에서 미도리스시라는 스시가게에서 일을 했다. 그러니 결코 같은 일을 한 적은 전혀 없다. 그저 같은 건물에서 일을 하다보니 통로를 지나다니면서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하며 지낸게 전부였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오기 며칠 전날에 류타군의 가게에 갔다가 정말 정성이 가득 담긴 진수성찬을 대접받았고, 심지어 내가 귀국하는 날 꽃꽂이 교실이 끝나자마자 급하게 공항으로 배웅을 와주기까지 했다.

류타군 : "저스틴이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우리 가게에 와줘서, 고마운 마음에 준비한 선물이야. 내가 주는 선물이니까 맛있게 먹어"
나 : 이..... 이렇게 큰 걸 받아도 돼?
류타군 : 응. 점장님에게도 저스틴이 온다고 3일 전부터 말하고서 허락받고 만든거야. 돈은 안내도 되니까 많이 먹어. 하하
나 : 고마워, 류짱 ! 맛있게 먹을게. 
류타군 : 한국에 돌아가고 나서도 다시 놀러오도록 해.
나 : 응. 일본에 올 때 반드시 미도리스시에 들를게.
류타군의 그 말을 듣고서 몸에 전기가 찌릿하고 흘러갔다. 서로에 대해 아는 건 거의 아무것도 없는 사이인데 상대방에 대해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엄청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진심이었다. 내가 언제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찾아헤매고 갈망하는 '진심'.
순간 내가 작아졌다. 내가 류타군에 대해 아는 건 스물세살로 나와 동갑이라는 것과, 이 일을 시작한지는 약 5년 정도 됐고 나중에는 자신의 친형과 함께  스시 다이닝바를 차리고 싶어한다는 것. 류타군도 나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고 있었다. 
이 친구와 인사만 하는 것 외에도 가끔 짧은 대화라도 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드는 이 시점은 이미 한국에 돌아갈 날을 9일 남겨둔 시점이다.

일본에서 여러 가지의 인간관계를 쌓으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고, 지금도 여전히 느끼고 있다.미도리스시의 류타군으로부터 멋진 선물을 받은 오늘같이 행복한 날, 나도 상대방에게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달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 류타군의 고향은 작년 대지진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이다. 류타군의 부모님이 사시던 집도 피해 영향권에 들어가서 지금은 부모님께서도 도쿄에 와서 생활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여러모로 많이 힘들었을 시간을 보냈을텐데 1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언제나 밝은 웃음을 잃지 않고 상대방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콜드스톤과 미도리스시에서의 서로의 일에 대한 고충을 이야기하던 중 류타군이 이런 말을 했다.

 "나도 물론 일을 하다보면 사장님이나 윗사람들과 갈등을 겪기도 하고 혼나는 일이 많아. 그럴 때마다 자기의 기분을 숨겨가면서까지 손님을 웃는 얼굴로 대한다는 게 정말 힘든 일이지. 그런데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하면 훨씬 쉬워져. '만약 내 앞에 앉아있는 손님이 오늘 특별한 날을 맞이한건 아닐까? 혹시 딸아이의 생일이라서 우리 가게에 찾아와 준 건 아닐까.  아니면 소문을 듣고 먼 지방에서 찾아와 준 손님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 그 손님을 기쁨으로 맞이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어. 직원들간의 사소한 갈등으로 인해서 특별한 날을 맞이한 손님에게 그러한 기분을 조금이라도 드러낸다면 손님이 얼마나 실망하겠어. 손님에겐 최고의 날일 수 있잖아."

나와 동갑내기인 친구가 하는 생각이라곤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 정도로 접객에 대한 마인드가 충실하다니..사실 그건 단순히 접객에 대한 마인드로만 생각할 수 있는게 아니다. 류타군은 주위의 모든 사람을 대할 때도 그러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며, 그 모든게 류타군의 행동에 베어있었다. 내일도 일찍 출근을 하는데도 1년 만에 일본에 찾아온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기 위해 일이 끝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달려와 준 류타군이 아닌가. 과연 나라도 그럴 수 있을까.

그 날 오갔던 대화를 한가지 더 얘기하자면/
류타군은 나중에 자기의 가게를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가지고 있다.(아키라군처럼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일하고 있는 미도리스시에서 앞으로 5년간은 정말 열심히 일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5년을 일했다.) 자기의 가게를 가지게 되면 자기가 모든 걸 알아서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실력을 가지는게 필수라고 했다. 스시를 만드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도를 잘 사용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손의 감각을 익히고 다스리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현재 류타군은 꽃꽂이와 서예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손의 감각을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면서 갖춰야 할 자질이 세가지 자질이 꽃꽂이, 서예, 다도라고 한다. 바쁜시간을 쪼개가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꽃꽂이 교실에 꾸준히 나가고 있다. 정말 멋진 청년아닌가. 사실 스시가게에서 하는 일과 꽃꽂이, 서예, 다도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져서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것일텐데.늘 영어 잘하는 방법, 학점 잘 받는 방법, 스펙 쌓는 방법 등 최대한 쉽고 빠르게 가는 방법을 찾는데만 몰두하고 있는 내 자신은 한 번이라도 무언가를 갈고 닦기위해 천천히 돌아가려고 해 본 적이 있나 싶다. 사람의 마음과 몸은 순간을 기억하기 때문에 한 번 경험한 것은 잊혀지지않는다는 말만 할 뿐이었는데, 류타는 긴 시간동안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정말 본받아야할 모습이었다.

류타군 밑에는 조수가 한 명 밑에 있는데, 아까 그 조수와도 마주쳐서 인사를 나눴다.
나: 아까 그 친구를 봤었는데,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더라고. 그 친구보면 항상 열심히 하고 있어서 굉장히 좋아. 멋있기도 하고.
류타군: 정말? 저스틴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정말 기쁘다. 사실 내 밑에서 일하면서 내가 모든 걸 하나하나 가르쳤었는데 초반에는 윗사람들한테 많이 혼나기도 했었어. 그럴때마다 역시 내가 혼나는 것은 아니더라도 내가 가르친 후배이기 때문에 마음이 무겁거든. 그런데 최근에 저스틴처럼 그 친구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어. 진짜 그럴때는 내 일이 아니더라도 너무 기뻐. 이제 좀 한 숨 놓인다고 할까. 

나는 아직까지 대학생이고, 사회생활을 경험해본 것이라고 해봤자 약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전부다. 그러기 때문에 류타군과 내가 느껴왔던게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사회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류타군이 말한 것처럼 자신의 후배를 진심으로 아끼고 생각해 줄 줄 아는 선배가 되고 싶다. 혹여 내가 그런 걸 느끼긴 할 수 있을까.

위에 적은 이야기말고도 류타군과는 길고 긴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우린 약속했다. 언젠가 꼭 둘이서 후지산 등산을 하자고! 나는 2010년 여름에 등산에 도전했다가 약 200미터를 남겨두고 실패했고, 류타군은 작년 2011년 여름 등정에 성공했다. 게다가 씨도 정말 좋았다. 언젠가 반드시 류타군과 후지산을 등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은 친구는 아키라군이다. 아키라군과는 콜드스톤에서 일했을 적에도 수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그러면서 아키라군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내가 정말 존경하는 친구 중 한명이다. 아키라군의 가게는 작년 7월 시부야에서 오픈을 했고 지금 계속 입소문이 퍼지면서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다. 아키라군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책을 쓰고 있는 중이야. 나는 이 가게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돼. 내 꿈을 위해서 말이지. 이 가게가 성공하게 되어 안정세에 접어들게 되면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날거야. 세계 여러나라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시중에는 여러가지 책들이 많잖아. 그 많은 책 중에는 잘 팔리는 책도 읽고 안 팔리는 책도 있고 말이지. 나는 책을 쓴다면 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 밖에 쓸 수 없는 이야기를 담아야 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누구나 쓸 수 있는 이야기들로 흔한 내용의 책을 쓴다면 누가 사서 보겠어. 저스틴도 저스틴밖에 쓸 수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듯이 나도 그런 스토리를 만들어가려고 해. 또 이야기가 완성되기 위해선 반드시 지금하고 있는 가게를 성공시켜야 하는거지."

인생의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누구나 흔히 살아가는 인생 스토리가 아니라, 나 자신밖에 써내려가지 못하는 인생 스토리. 만감이 교차하는 말이었다. 나는 나밖에 쓸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을까, 과연.

제 딴에는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나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했고, 지금은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남들하는 자격증, 공모전, 영어, 학점 등을 (혹시 뒤쳐지질지도 모른다는 조급한 마음에) 만들어가기 위해 부단히도 진부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나는 혹은 우리들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건 한국 사회의 문제라며 보이지 않는 그것들을 향해 비판을 해댄다. 결국 남들과 똑같게 사려고 하는 건 나 자신이 선택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내 나이가 올해로 25이고, 한창 사회에 나갈 준비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는 나이이다 보니 한국의 친구들을 만나도 주로 그런 얘기들이 오간다. 하지만 한국 친구들과 나누는 얘기는 보통 '어떤 선배는 어느 기업에 어떻게 해서 들어갔다더라, 영어가 중요하다더라, 봉사활동 점수가 중요하다더라' 등의 이야기들이다. 어떻게 보면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다니고 있는 경영학과 학생으로서 가장 중요한 얘기이면서 도움이 되는 얘기일 수 있다. 그리고 시부야에서 밤을 새며 얘기했던 그날 밤은 달랐다. 마스미, 료코, 레이카, 아키라, 류타. 그 소수가 일본 젊은이들을 대표하리라는 것은 만무하지만 나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생 스토리에 매료되었다.

미용사를 꿈꾸기도 하고,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자신의 모든 걸 바치는 마스미, 뮤지컬 배우를 꿈꿨지만 지금은 잠시 그보다 더 재미를 느끼고 있는 파티플래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료코, 마사지사를 하고 싶어하고, 새로 태어난 조카가 너무 귀여워서 30분동안 조카 사진을 보여준 레이카, 자신의 BAR를 성공시킨 뒤 세계일주를 하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고 싶어하는 아키라, 서예, 다도, 꽃꽂이를 통해 마음으로부터 실력을 갈고 닦아 최고의 실력으로 자신의 스시집을 내고 싶어하는 류타군 그리고 그들의 각자 다른 이야기에 매료되어 계속 듣고만 있었던 나.

우리 모두의 앞날은 불확실하기 그지 없었지만 우린 그 순간을 진심으로 즐기며 기쁨을 나누었다. 시부야에서의 밤을 그렇게 흘러갔다.

모두에게 감사의 의미로 선물을 주었다. 모두와 이렇게 만날수 있을 줄 알았다면 한국에서 좀 더 정성스런 선물을 준비해갔어야 하는데 작은 것 밖에 주지 못해 미안했다. 아키라와 류타군에겐 스카이트리의 기념품을 주었고, 료코에는 한복입은 곰인형 키홀더를, 레이카에게는 고양이 캐릭터의 펜을 주었다.

그리고 마스미에겐 내가 오타루의 오르골 공방에서 만들었던 오르골을 주었다.
 감바레 ガンバレ! (힘내!)

나: 마스미, 이거 내가 오타루에서 직접 만든 오르골이야. 처음엔 나 자신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모양을 만든건데, 도쿄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걸 마스미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괜찮다면 받아줘. 오르골을 돌리면 내가 직접 고른 음악이 나오는데 한번 들어볼래?

마스미가 오르골을 귀에 가까이 대고 몇 초간 들어보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고 울기 시작하였다.

마스미: 이 음악은... 설마.. 아까...

나: 응 맞아! 아까 우리 같이 로프트로 선물 사러 갔을 때 나온 음악이잖아. 나도 그 때 그 음악이 흘러나와서 깜짝 놀랐어. 마스미에게 이 오르골을 주기로 마음먹고서 챙겨왔는데, 딱 그 음악이 나오는거야. 그래서 슬쩍 아까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말하면서 마스미가 이 곡을 마음에 들어하는지 알아보고 싶었지. 마음에 들어?
오르골에 적혀진 말은 마스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야. 힘내 마스미. ガンバレ, ますみ!

그 음악은 キセキ(기적)이었다. 그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사실 이번 도쿄 여행 자체가 나에겐 기적의 연속이었다. 1년만의 내 생일에 도쿄타워를 오른것 부터가. 오타루에서 오르골을 만들기 시작할 때 '기적'이란 곡을 고르게 되고, 시부야의 쇼핑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같이 듣게 되고, 마침내 그 오르골이 마스미에게 전해지기까지의 호흡 한숨 한숨이 기적이었다.

어쩌면 그 순간이, 나 자신 밖에 써내려가지 못하는 인생 스토리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10년 뒤에도 이렇게 모일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것 같은데

재회 파티 再会パーティ
2012년 1월 19일 도쿄에서 둘째 날

아키라군의 가게  EN-SOF TOKYO 들어갔더니 미리 와있던 친구들이 파티 장식을 해놓았다. 나와의 재회를 축하하는 파티라고 했다. 수공예 전문 마스미가  파티에 쓰이는 장식품들을 손수 모두 만들어왔다. 정말 예뻤다. 마스미는 내가 귀국할 때도 손수 플래카드를 만들어와서 감동시켰다.

진짜 행복했다.

곧 있으면 사람들이 더 올 것이라고 했다. 누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기대되었다.
일단 모인 사람들끼리 재회를 축하하며 가볍게 건배를 하였다. 나는 물론 맛있는 생맥주를 마셨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생맥주 같았다.

간빠이!!! 이예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함께 쏟아내느라 무척 신났다. 나뿐만 아니라 서로 정말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나에겐 모두와 함께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는 영광을 안겨주었다. ㅎㅎ

세키마이상せきまい
시부야점에서 정말 오래 일한 분이다. 내가 신입일 때 여러가지를 잘 알려주셨다. 그리고 세키마이상 덕분에 내가 시부야에서 일하는 것이 가능했다. 내가 시부야로 면접 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를 받은 분이 세키마이상이기 때문이다. 세키마이상이 아니었더라면 내가 콜드스톤과 연을 쌓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세키마이상은 올 7월에 결혼을 하게 되면서 콜드스톤을 그만 둘 것 같다고 하셨다. 결혼 축하드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미사미사みさみさ
정말 존경하는 친구 미사미사! 미사미사에 관한 이야기는 그동안의 블로그에도 몇번 포스팅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친구다. 이제 스무살이 되었을 뿐인데 생각하는 것이 나보다 훨씬 어른스럽고 좀 더 넓게 생각한다. 미사미사의 꿈은 국제연합에 들어가서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그래서 난 이 친구의 삶을 진심을 다해 응원한다. 작년에 6개월동안 아프리카 케냐에 봉사활동도 무사히 다녀왔다. 이번에 미사미사가 그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아프리카의 청년들한테 몇번씩이나 프로포즈를 받았다고 한다. 하하하. 국경을 초월하는 인기다. 앞으로의 힘든 여정이 많아서 지치기도 하겠지만 끝까지 힘내서 원하는 세상으로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레이카 れーにゃん! 
레이카와는 항상 진지한 얘기들을 많이 했었다. 밤 늦도록 아침이 될 때까지 술도 몇번 마셨는데, 그럴 때마다 우린 서로이 세계에 대해 흥미를 가졌다. 레이카가 사용하는 일본어는 어려운 말들이 많아서 일본어 학습에 도움도 된다! 지금은 열심히 콜드스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레이카가 이날 내게 장문의 편지를 건네줬다. 그 편지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는데  진솔한 레이카의 이야기들이 감동적이었다. 새로운 스태프가 들어오면 그 사람과 친해지는게 오래걸려서 고민을 하곤 한다. 하하

마루코まるこ!
바쁜 유치원선생님 마루코! 마루코랑 치로는 작년 여름에 한국에 놀러왔었다. 그 때 좀 더 잘 대접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마루코는 정말 좋은 유치원 선생님일 것 같다. 마루코에게 나중에 내 자식을 낳게 되면 마루코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생일선물로 맛있는 생크림 케익까지 받았다. 진짜 맛있었다.

유우유우ゆうゆう
조금 느즈막하게 참석해 준 유유! 현재 콜드스톤에서 일하고 있지는 않다. 원래 츠타야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얼마전에 신주쿠역의 루미네 에스트(백화점)의 화장품 매장에서 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유는 늘 트위터에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정도로 코스메틱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다. 항상 화장품 가게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도 하였다. 유유가 원하는대로 된 것이다. 정말 축하한다고 말해주었다.

료코 りょうちゃん
료코는 콜드스톤에서는 정말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특히 나에게 있어선 매우 고마운 사람이다. 내가 처음 일하기 시작할 때 내가 잘못하는 것들을 바로 잡아주곤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콜드스톤의 분위기 특성상 다른사람에게 충고를 해주기 어려운데, 료코는 나에게 그 역할을 잘 해주었다. 료코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고 있다. 예전에도 료코가 했던 연극을 보러 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당분간 연극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현재는 콜드스톤을 그만 둔 상태는 아닌데 다른 회사에 사원으로 들어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료코에게 배우가 되길 원했는데, 계속하지 않아도 되겠냐고 물어보니, 지금은 또 다른 꿈이 생겼다고 했다. 최고의 파티플래너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무슨 일을 하든 그걸로 즐겁고 자신이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여주었다. 나로서는 언젠가 료코가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걸 간절히 보고 싶었는데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은 언제든지 변하는 법이니 나 또한 어떤 분야에서 그 일을 즐기고 있는 료코를 본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 같다.

키라 きらさん
키라상은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다. 얘기할 때는 늘 웃으면서 얘기하고 자신의 세계를 확실히 가지고 있다. 가끔 그 세계를 이해하지 못해서 따라가는데 힘들 때도 있긴 하다. 그래도 정말 친한 형처럼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게 있다. 가끔 내게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히메 ひめ
디즈니랜드의 댄서가 되는 걸 꿈꾸고 있는 세키아야카. 콜드스톤에서 일할 때 정말 절친이었다. 히메의 접객은 그야말로 최고다. 콜드스톤에서도 인정하여 몇번씩이나 서비스 관련한 상을 받은 적도 있고, 마크시티(콜드스톤이 있는 시부야의 쇼핑몰)의 접객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적도 있다. 어떤 손님이든 히메의 서비스를 받는다면 정말 기분좋아질 것이다. 그런 히메에게는 디즈니랜드가 정말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콜드스톤말고도 BAR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는데 그쪽 아르바이트도 정말 재미있나 보다. 히메를 처음 만났을 때는 히메의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는게 정말 힘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오랜만에 만난 이 날도 히메의 말을 다 알아들은게 신기했다 ㅎㅎ

모두 돌아가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영광을 받아서 정말이지 감사했다. 돌아와서 보니 아쉽게도 마스미와 둘이서 찍은 사진이 없었다. 하지만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거니까. 나 뿐만이 아니라 일본 친구들 서로간에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이라고 했다.  유유는 나처럼 아키라군의 가게에 처음와보는 것이라고 했다. 누구는 일을 하고 와서 피곤하고, 누구는 시험기간이라 정말 바쁠텐데 이렇게 만나러 와 준게 정말 너무도 고마웠다. 오랜만에 모두와 함께 모여 앉아서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도 행복하고 행복했다. 마치 1년 전 그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술을 마시는 중간에 사람들에게 문득 이런 말을 던졌다.

"우리 10년 뒤에도 이렇게 모일 수 있을까? 10년 뒤에도 이렇게 모일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것 같은데. 다들 결혼을 하고 자녀들이 있겠지? 하하 물론 나는 예외지만. 진짜 10년 뒤에도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이렇게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아키라군을 멀리서 아주 멀리서 응원한다

아키라군의 가게 방문
2012년 1월 19일 도쿄에서 둘째 날

어떻게 해서든 내가 도쿄에 와야했던 이유는 아키라군이 오픈한 자신의 BAR에 가기위해서였다. 이것은 기나긴 스토리를 지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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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6일 http://ksi8084.blog.me/40109945178
 하루하루를 배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공부를 통해서라기 보단 여러가지 모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카페에서, 콜드스톤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멋진 사람들 뿐이다.
하기와라 아키라萩原光라고 하는, 콜드스톤에서 가장 사이가 좋은 동료가 있다. 나이는 스물다섯살이고 어제는 이런 대화를 나눴다.
[저스틴은 하고 싶은게 있어?]
[하고 싶은거? 꿈?]
[응]
[원래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는데, 갈수록 멀어져가는것 같아. 아키라는 꿈이 뭐야?]
[나의 꿈은.. 나의 가게를 갖는거야. 뮤직바 같은.]
[정말? 언제쯤 계획하고 있는데?]
[아마 내년 여름 정도가 될 것 같아]
[내년 여름? 이런, 나는 내년 2월에 한국에 돌아가니까 못 가겠군. 좀 더 노력해서 빨리 오픈하면 안돼? 나도 꼭 가보고 싶어.]
[하하 알았어. 저스틴을 위해서라도 노력할게. 내년에 저스틴이 돌아갈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슬퍼지는걸.]
 일본에 온 이후로 일본 사람들로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든가 '나의 꿈'에 대해 꽤나 여러번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가끔씩 생각을 해 볼 기회를 많이 갖는다.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이 곳에 있는 동안 그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그리고, 어제 새벽에 메일이 왔다. (2011/05/28의 일기) 
ジャスティン、元気してるかな??
저스틴, 잘 지내?
じゅりぴょんだよ(*^◯^*)
쥬리야! (아키라군!)
日本は震災の傷もだんだん晴れてきて、東京はもう前と同じ生活が戻ってきたよ!
일본은 지진으로 타격도 점점 괜찮아지고 있어서 도쿄는 벌써 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왔어.
だからまた夢を見ることも出来るようになった!!
그래서 다시 꿈을 꾸는 것도 할 수 있게 됐어!

ジャスティン、ついにお店Openが決まったよ!!!
저스틴,  드디어 나의 가게의 오픈이 정해졌어!
場所はなんと渋谷!!
장소는 물론 시부야!
7/1からSTARTするんだぁ☆
7월 1일부터 스타트!
だからね、COLDSTONEはもうやめるんだ!
그래서 콜드스톤은 이제 그만두게 됐어.
30日月曜日が最後の勤務!
30일 월요일이 마지막 출근!
さみしいけど、渋谷にいるから、みんなすぐ会えるからそんなにさみしくないよ(^_-)-☆
서운하지만 가게가 시부야에 있어서 모두 금방 만날 수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아쉽진않아.
ジャスティンも日本に来たら是非ウチのお店来てもらいたいなぁ☆
저스틴도 일본에 오면 꼭 우리가게에 와줘!
いよいよ じゅりーの冒険が始まるよ!!!
마침내, 쥬리의 모험이 시작된다고!!
お店成功させて、世界一周するんだ!!
성공시켜서 세계일주를 할거야!
ジャスティン、応援していてね♪
저스틴도 응원해줘
親愛なるジャスティンへ、친애하는 저스틴에게
じゅりーよ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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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하기와라 아키라군이 만든 가게에 가는 것이다! 나보다 두살 많은 아키라군의 그러한 꿈을 들었을 때는 단순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아직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아키라군은 힘차게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는 듯 하다!

도겐자카에 위치한 아키라군의 가게에 가는 길에 가슴이 정말 설렜다. 나에게 이런 멋진 친구가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6시 부터 11시까지는 저녁을 먹을 수도 있고, 그 이후부터는 클럽 분위기로 바뀐다.

세키마이는 오는 7월 결혼한다고 한다!!

아키라군의 가게는 정말 멋진 곳이었다. 무엇보다도 인테리어와 음악이 무척 마음에 들어있었다. 그야말로 도쿄Feel, 시부야Feel 이었다. 가게 안은 많이 어두워서 사진을 찍기 힘들었다. 가게에는 아키라군의 정성어린 손길이 들어가 있었다. 자신의 꿈 실현에 한 발 더 나아간 아키라 군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좀 더 내 꿈을 향해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키라군은 이 가게를 정말 유명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시부야 하면 바로 En-sof Tokyo 가 떠오르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아키라군을 멀리서 아주 멀리서 응원한다!

이런 기적과 같은 우연을 계속 만들어주는 신께 감사드리고 싶었다

 1년 만에 돌아간 시부야 콜드스톤
2012년 1월 19일 도쿄에서 둘째 날

1년 만에 찾아가는 내 마음 속 영원한 일터, 콜드스톤 시부야점. 아까 긴자를 찾아갔을 때도 내가 알고 지내던 스태프들이 모두 만나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부야 매장에 찾아가니 일하고 있던 3명 모두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하루토상, 세키마이상, 치히로짱!!! 새로운 스태프가 많이 들어왔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새로운 스태프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다 내가 아는 사람들 뿐이었다. 이런 기적과 같은 우연을 계속 만들어주는 신께 감사드리고 싶었다.

그 때 레이카가 나에게 하는 말이
레이카: 오랜만에 시부야에 왔는데 아이스크림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 혹시 모를까 해서 저스틴 유니폼도 가져왔어
나: 뭐?! 진심이야? 난 그만둔지 오래됐는데 들어가서 일해도 돼/
레이카: 뭐 어때 ㅎㅎ 이시켄상(점장)님도 안계신데
나: 정말????!!!
레이카: 마스미, 저스틴, 잇짱 모두 함께 들어가자~

그렇게 해서 너무 감격스럽게도 1년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매장으로 출발 ! !  1년 만에 출근을 하고 조례도 하였다. 하루토상이 조례를 해주셨다.
하루토상: 오카에리나사이(おかえりなさい, 잘 다녀오셨어요?),저스틴 
아..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멀리 떠나있었던 곳에 다시 돌아온 느낌이었다.
하루토상이 2012년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등등 여려가지 인터뷰 식의 질문을 해주었다. 하하하하. 정말이지 하하하 기뻤다

마스미와 레이카! 쉬프트가 들어있는 날이 아닌데도 나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자신들의 유니폼도 챙겨왔다 ㅠㅠ
1년 만에 시부야 매장의 스톤 앞에서는 감격스러움이란

마침 도쿄로 수학여행을 온 중학생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와서 신나게 노래 부르며 춤추면서 일을 했다. 물론 1년 동안 노래를 부르지 않아서  가사를 거의 다 까먹었지만 어쨌든 너무나 행복한 경험이었다. 일과 놀이는 일치할 수 있다는 걸 새삼 생각해본다.

마스미, 레이카, 치히로, 아키라가 내가 만들어 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며 계속 부탁했다 냐하하하하

그리고!!!!!!!!!! 아키라를 다시 만났다!
잠깐 쉬고나서 매장에 오니 아키라군이 매장에 와있는 것이었다!  내가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고 사랑하고 동경하는 친구, 아키라군을!!  아키라군은 나에게 장미꽃 한송이를 주었다. 재회를 축하하는 꽃이었다. 아키라군은 일을 시작하려면 아직 멀었는데 나를 만나기 위해 시부야 매장까지 일찍 찾아와주었다.  아키라군에 대해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도쿄 긴자에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카페가 있다니

2012년 1월 19일 도쿄에서 둘째 날

스카이트리를 원없이 보고 난 후, 아사쿠사역으로 걸어가서 긴자센을 탄다음 긴자로 왔다.
도쿄에서 생활할 때 일을 했던 카페 아인소프 사람들도 만나고 점심도 먹기 위해서였다.
내가 찾아간 이 날은 정말 운이 좋았다! 정말이다.

카페에 찾아가기 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꽤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내가 가는 날에 혹시 모르는 사람들만 있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딱! 카페에 가니까 모두 내가 아는 사람들만 있었던 것이다. 보통 키친 1명, 홀 2명이 일을 하는데 키친에 야마구치상이 있었고, 홀에서는 나카무라상과 와타나베상이 들어가 있었다. 나카무라상에게 혹시 시라이상(카페와 게스트하우스 오너)도 계시냐고 물으시니까 4층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서는 하나에상도 왔다. 하나에상은 오늘 출근하는 날이 아닌데, 일이 있어서 잠깐 들른 것이라고 하셨다. 우와... 결국 내가 아인소프 카페에서 알고 있는 모든 스태프들을 다 만난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운이 좋아야 이런 만남이 가능할까. 덕분에 내가 일했었던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이건 정말 기적이었다. 기적이라고 볼 수 밖에.

키친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야마구치상에게 오늘의 추천메뉴가 무엇인지 묻자 파스타라고 하셨다.じゃ、それでお願いします。(그럼 그걸로 부탁할게요) 라고 말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야마구치상이 자기가 사주겠다고 하셨다. 昨日誕生日だったしね(어제 생일이었잖아) 라고 말씀하시면서 축하한다는 말도 건네주었다.

야마구치상이 만들어 준 파스타는 정말 맛있었다! 내가 야마구치상과 함께 긴자에서 일할 때도 야마구치상은 스가모의 파스타가게에서 일일을 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 밴드 활동도 하고 있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그래서 난 야마구치상의 팬이다. 한동안 밴드 활동을 쉬었는데, 다음 달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꼭 한국에도 공연을 하러 갈 것이라는 약속을 해주셨다.

맛있는 파스타를 먹고 잠시 친구들에게 줄 엽서를 적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라이상白井さん과 모든 스태프들이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서 바라보니 시라이상이 어느샌가 4층에서 내려오셔서 나를 위해 만든 작은 케익을 들고 서 계신 것이다. 케익에는 작은 불꽃놀이 장식이 예쁘게 빛을 냈다. 모두가 "키무상 생일 축하해"라고 말해주었다. 아..정말 너무도 감동이었다. 이렇게 생일 축하를 받게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혼자 보내서 조금 외로웠던 어제 생일의 기분까지도 모두 행복함으로 바뀌었다.

멋진 일이다. 도쿄 긴자에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카페가 있다니. 정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아인소프 사람들에게 홋카이도에서 사온 작은 선물과 한국의 과자를 선물로 건네드렸다. 내가 받은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어서 미안했다.

사람들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근황이라던지 그 동안의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러고보니 지금은 카페에 없는 카와다상도, 이나다군도, 쿠리하라상도 보고 싶다.

시라이상에게 짧은 엽서를 건네고 카페를 나섰다.

시라이상에게,
시라이상에게는 지금까지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싶습니다.
도쿄에서 사는 동안 정말 여러가지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시라이상은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행복하게 하는 분입니다. 
저도 꼭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도쿄에 오면 들를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올 한해도 좋은 한 해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홋카이도 여행 (1)

열흘 간의 홋카이도와 도쿄 (1) 출발
2012년 1월 12일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후로 당분간 일본에 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 학교의 국제처에서 협정을 맺은 일본 학교와 교류 프로그램을 참가하는 것이었다. 국제도우미로 일했던 덕분에 그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에 좀 더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기회를 발견한 것이다.

교류의 시작은 삿포로학원대학에서 10월에 우리 학교를 먼저 방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우리 학교 학생 14명과 상대 학교 14명이 서로 파트너를 맺어 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작년 10월에 헤어질 때 모두 이별을 아쉬워하였다. 그러면서도 두달 뒤에 다시 만나는 걸 기약하면서 헤어졌었다.

이제는 우리가 삿포로에 찾아갈 차례였다. 사실 학기 중에는 너무도 바빠서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할 틈도 없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부터 조금씩 일본에 간다는 걸 실감했고 여행 일정을 세우기 시작했다. 1년 만에 가는 일본이기 때문에 내가 생활했던 도쿄에도 반드시 들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1주일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도쿄에 머무를 계획도 세우기 시작했다. 도쿄에 있는 친구들을 다시 만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멈출 수 없었다.

인천공항에서 아침  8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11시 정도에 도착했다. 내가 삿포로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공항에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들이 공항으로 오는 동안에 신치토세 공항을 돌아보면서 오랜만에 일본 땅을 밝은 것을 실감하였다. 공항의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건을 살 때 게산을 해주는 점원의 모습만 보더라도 이 곳이 일본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삿포로로 더욱 가까이 갈수록 더욱 많은 눈이 쌓여있었다. 길 양 옆으로는 1~2미터 정도 되는 눈담을 만들어놓았다. 내 생애 이렇게 많은 눈을 본 건 처음이었다. 기온이 낮았기 때문에 눈이 녹질 않는 것이다. 한 번 오면 계속 계속 쌓이는 것이다. 보통 걸어다니는 인도도 제설이 되어있지 않고 얼음처럼 딱딱한 눈으로 덮혀있었다.

홋카이도는 약 1년 전 쯤에 친구와 함께 온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이렇게 많은 눈이 오지는 않고 눈이 막 내리기 시작하는 때였다. 눈을 보고서는 신나게 뛰어다녔다.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곳에서 살면 얼마나 겨울이 즐거울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곳은 정말 설국雪國이다.

눈이 쌓인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눈이 주는 순수함이라는 이미지가 좋다. 한국에서 눈이 이정도로 쌓인다면 도로 교통에 있어 꽤 위험한 수준일텐데 여기에서는 의외로 자동차들이 빨리 달리는 것 같았다. 눈길위에서 이렇게 빨리 달려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오랜만에 보는 일본의 차들, 그리고 차와 함께 달리는 일본의 전차들이 너무도 반가웠다. 무엇보다 일본의 생활 풍경이 몹시 그리웠었다. 한국과는 다르게 소박한 느낌의 집들과 거기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환영회
환영회 장소는 기린비루엔(キリンビール園) 일본식 양고기 요리인 징기스칸과 기린맥주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타베호다이(食べ放題)와 노미호다이(飲み放題) 얼마나 그리웠던가! 양고기 요리는 일본에서 살았을 때도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다만 먹고 난 후 양고기 냄새가 오래도록 옷에 남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옷을 덮어서 보관하는 특별한 옷걸이도 준비가 되어있긴 했다.)

두달 만에 만나게  된 우리들은 재미있게 얘기를 나누었다 취직이 결정된 친구들도 있고, 이성친구가 생긴 친구들도 있었다. 모두가 흥미를 갖는 대화 주제에 관해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고기를 주문했고, 맥주도 계속 리필하였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일본의 생맥주였다. 

일본의 생맥주는 맛있다? 나는 맥주의 맛 차이는 잘 모르겠다. 맛의 차이를 조금 느낄수는 있지만 그 맛의 차이가 맛있다고 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언제까지나 맥주를 마시는 것은 맥주를 마시는 분위기를 마시는 것이고, 맛있다고 생각하면서 마시기 때문에 맥주를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일본의 생맥주는 한국의 생맥주에 비해서 톡 쏘는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마실 수 있는 것이 좋다.

#삿포로 맥주 공장 견학

교류 프로그램 둘째날의 아침이 밝았다. 둘째날의 첫 일정은 삿포로 맥주 공장을 견학하는 것이었다. 맥주 공장 견학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한국에서 하이트맥주 공장을 두 번 견학 간 적이 있다. 역시 한국의 맥주 공장 견학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이드해주셨던 분이 조금 더 친절했던 것 같긴하다. 

둘째날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삿포로 맥주 공장 견학 - 아이누 민족 박물관 - 쇼와신잔 - 노보리베쓰 온천에서 숙박

다음으로 간 곳은 #아이누 민족 박물관이다. 

아이누 민족(일본어: アイヌ民族あいぬみんぞく아이누민조쿠[*], [ʔainu])은 오늘날의 일본 홋카이도, 혼슈의 도호쿠 지방에 정착해 살던 소수 민족이다. '아이누'는 신성한 존재인 ‘카무이’와 대비되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홋카이도 지방의 아이누어에서 비롯되었다. 일본어로는 '에미시', '에조(蝦夷)'로 불리는데, 이는 사할린 아이누의 '인간'을 뜻하는 '엔츄' 또는 '엔주'의원형으로 여겨진다. '아이누'란 단어가 일본내에서 차별적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생각에서 스스로를 우타리(ウタリ: 친척, 동포라는 뜻)라고 부르는 일부 아이누 사람들도 있다.일부는 러시아의 사할린, 쿠릴열도, 아무르, 캄차카 반도(5만 명 정도)등지에 살고 있다. 일본 민족과는 다른 북방 몽골리안의 한 민족이다. 개별적인 부족 국가 형태를 지녔으며 아이누족 언어, 즉 아이누어를 가지고 있었다. (출처: 위키피디아) 

아이누 민족 박물관에선 실제 아이누족들이 나와 자신들의 전통 춤과  노래를 보여주기도 했다. 일본 쪽 담당 선생님께서는 공연을 한 사람 모두가 아이누족이라고 말씀하셨지만 평범한 일본 사람들처럼 생겨서 실제 아이누민족일까 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위키피디아에서도 읽어보니 아이누족은 자신들의 실제로 아이누족인가 하는 것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으며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인종 차별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 아이누족의 인구는 약 20만명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공식 인정은 약 2만 5천명)

#쇼와신잔은 1943~1945년에 밀밭이었던 이 곳이 융기를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현재까지도 여전히 유황가스를 방출하고 있다. 
쇼와신잔을 찾아간 것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작년 겨울에 친구랑 왔을 때도 이곳에 찾아왔었다. 쇼와신잔에 도착한 시간이 네 시반 정도 됐는데도 정말 어두워져 있었다. 일주일동안 홋카이도의 겨울 밤은 길고 길다는 것을 제대로 알았다.

#노보리베쓰온천 登別温泉
첫 날의 일정을 모두 끝내고 간 곳은 노보리베쓰 온천에 있는 호텔이다. 노보리베쓰 온천도 옛날에 온 적이 있다. 그때는 온천욕만 즐기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일본식 호텔에서 묵으면서 유카타도 입어보고 온천을 즐기면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호텔의 온천에서 기분좋게 온천욕을 즐기고서 푹 잔 다음날 아침, 후배와 함께 둘이서 호텔을 나섰다. 호텔에서 출발시각이 10시였는데 그 전까지 지고쿠다니(지옥계곡)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노보리베쓰까지 왔는데 온천욕만 즐긴다음 지고쿠다니를 안가는 것은 정말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예전에 친구와 함께 왔을 때도 지고쿠다니는 정말 인상깊은 곳 중 하나였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서 지고쿠다니는 걸어서 10분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명소인데 왜 일정에 넣지 않은 것인지 궁금했다. 

2010년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눈이 많이 쌓여서 더욱 신비로워 보였다. 사실 이름이 지옥계곡이지 하얀 눈과 수증기가 어울어져 만들어내는 풍경은 절대 지옥이 아니었다. 작년에 왔을 때는 비가 내려서 우산을 쓰고 돌아다녔었다.

셋째날 일정 : 미츠이아울렛 - 삿포로돔 - 홈스테이 가정으로 출발

미츠이아울렛에 대한 소개 
미쓰이 아울렛 파크가 홋카이도에 첫 상륙. 해외 럭셔리 브래드를 시작으로, 레디스 ・맨즈・키즈 패션부터 스포츠&아웃 도어, 패션 잡화, 생활 잡화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의 인기 브랜드 128점포 중에 일본 첫 9점포를 포함 58점포가 홋카이도 첫 출점. 또 약 650석의 대형 푸드 코드나 명산품이나 그 고장의 농산물을 풍부하게 모두 갖춘 『홋카이도 로고 팜 빌리지』등 그 고장 분들부터 관광객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축일에는 아이들도 즐길수 있는 이벤트도 개최. 삿포로 중심부에서 차로 약30분, 도오자동차도「기타히로시마 인터체인지」에서 약300m에 위치하기 때문에, 자동차로도 지하철 후쿠즈미역에서도 버스편도 충실해서, 가볍게 외출할 수 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축일에만 삿포로역앞(도큐 뒤쪽)승차장에서 미쓰이 아울렛 파크 가는 직행편도 운행.

미츠이아울렛에서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아울렛은 쇼핑을 하는 곳인데 나는 이번에 일본에 쇼핑을 하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산 물건은 전혀 없었다. 이런 쇼핑 시간을 공식 일정으로 넣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일본 입장에서 보자면 외국인들인 우리가 돈을 많이 쓰는게 좋긴 할 것이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은 콜드스톤 홋카이도 점포의 하나인 키타히로시마점을 방문한 것이었다! 홋카이도에는 두개의 매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년 만에 먹는 일본의 콜드스톤 아이스크림!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구나. 매장의 스태프들에게 노래를 듣고 싶다고 하니 노래도 두 곡이나 불러줬다. 노래를 듣고 싶다고 했을 때 이제는 노래 안부른다면 딱 잘라 거절하던 한국의 매장을 생각하니 안타깝다. 

#삿포로돔 札幌ドーム 

삿포로 돔(일본어: 札幌ドームさっぽろドーム, Sapporo Dome)은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시에 있는 돔구장이다. 축구장 겸용으로 쓰이고 있는 이 구장은 1998년에 착공하여 2001년 6월 3일에 개장, 현재 J리그 축구팀인 콘사도레 삿포로는 개장당시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프로 야구 퍼시픽 리그 팀인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스가 도쿄 돔에 홈구장으로 있다가 2004년에 삿포로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현재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한국어 홈페이지도 있다.
http://www.sapporo-dome.co.jp/foreign/index-kr.html

삿포로돔의 이해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블로거의 글 (삿포로돔의 상황)
http://yagoo.tistory.com/7707
http://yagoo.tistory.com/7708

관심 가는 정보
고정 객석수: 41,484석, 최대 수용인수: 53,796명
총 공비 422억엔 (약 5,000억원!!)

총공사비 422억엔은 삿포로시가 전액 부담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일하게 일본에서 흑자를 내고 있다고 알려진 이유이기도 하다. 회수할 공사비가 없기 때문이다. 즉 삿포로 돔은 시민들의 세금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오사카의 교세라돔 같은 경우엔 연간 15억엔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 굉장한 비용 때문에 돔구장의 건설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삿포로돔의 전망대에서 약 30분을 보냈는데 내부가 정말 더웠다. 난방시설보다는 유리안으로 강하게 들어오는 햇볕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매우 평화로워보였다. 눈이 쌓인 잠잠한 마을. 

홈스테이 첫째날
토요일과 일요일은 자기 파트너의 집에 가서 홈스테이를 하는 것이었다. 나의 파트너는 콘노 타카 군이다. 한국에서부터 이미 파트너는 정해져 있었다. 타카 집에 가서 정말 맛있는 저녁도 대접받고 밤 늦게까지 놀면서 매우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왔다. 
고마워 타카~!

삿포로 시내에서 자유일정
2012년 1월 15일 넷째 날
넷째 날은 삿포로 시내에서 자유시간을 보내는 일정이었다. 전날 늦은 새벽까지 타카, 다이스케, 타쿠야와 함께 신나게 놀고서 점심 시간이 다 되어서야 삿포로에 나와 먼저 나와있던 일행들과 합류했다. 삿포로의 번화가인 스스키노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테레비타워에 올라가 삿포로 풍경을 감상하고 저녁엔 모두 모여 노미카이飲み会를 하고, 마지막으로 가라오케에 가서 재미있게 놀았다

삿포로 테레비탑
어디를 가건 전망대를 가는 걸 정말 좋아한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그 도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도쿄타워를 비롯해 도쿄에 있는 수많은 빌딩들의 전망대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로이코이비토白い恋人 공장 견학
2012년 1월 16일 다섯째 날

공장을 견학하는 것이 이번 교류 프로그램에 있어서 가장 좋은 일정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혼자 혹은 친구와 함께 올 경우 어느 지역의 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왠만해선 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견학코스도 잘 마련되어 있고 가이드 분의 안내에 따라 재미있는 사실들을 들으면서 이동하는 것은 단체 관광의 좋은 점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난 단체관광은 정말 안좋아한다. 여행은 혼자 혹은 소수가 좋다. 단체 여행은 생각의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아간다)

홋카이도의 가장 유명한 명물과자는 바로 시로이코이비토(白い恋人)이다. 이번에 방문한 곳이 바로 시로이코이비토라는 명물 과자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말만 공장이지 정말 공장답지 않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았다. 마치 과자 궁전이었다. 그리고 헨델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장난감들도 모아놓아서 장난감 박물관같기도 했다. 

삿포로학원대학 프로그램 1박2일 전주투어

삿포로학원대학 프로그램 1박2일 전주투어

1박 2일 전주투어는 1주일 교류프로그램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 살았던 도시로 간다는 것 자체가 몹시 흥분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도 컸다. 그리고 이번 1박 2일 전주투어는 나에겐 전주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이틀동안 날씨는 매우 좋았다. 물론 아침저녁으 춥기는 했지만 낮 동안의 날씨는 정말 따사로웠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날씨가 아니라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날씨 같았다.

우리 투어는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한옥 마을의 곳곳에서 여러가지 전통문화체험을 했고, 한옥집에서 한옥 생활을 체험하고, 모든 식사를 한식으로 했다. 한옥마을은 올 때마다 달라지는 게 눈에 확연히 뜨인다. 처음 전주가 한옥마을을 개발하여 관광자원으로 만들다고 했을 때 나는 탐탁치 않은 생각을 가졌다. 옛것을 보존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옥을 새로이 지어서 인공적인 느낌의 한옥마을을 만드는 것은 의미없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옥마을이 갈수록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그 정도로 한국에는 한국의 옛 멋을 잘 살린 관광지가 많이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옥마을에서 여러가지 전통문화 체험을 하는 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한국인인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도 전통공예를 배우고, 풍물놀이도 여러번 배웠기 때문에 신기한 체험이 아니지만 외국인에겐 정말 색다른 경험일 것이다.
학교의 국제도우미로 활동하면서, 부산, 경주, 안동, 이천 등 여러 곳을 외국인들과 함께 전국을 여행다녔지만 전주처럼 이렇게 체험활동이 많이 들어있는 투어는 처음이었다. 전주는 한국의 문화를 보러 온 외국인들에게 가장 좋은 여행 장소이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전주의 아름다운 멋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는 여행이었다. 음식은 맛있었고, 거리의 풍경은 아름다웠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일본친구들도 음식을 먹을 때마다 너무 맛있다면서 좋아했다. 그걸 보는 나는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