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에서 즐거운 시간, 어려운건 재미있는거야 쉬운건 재미없어

2010년 4월 15일

  오늘은 바깥이 너무 춥기도 해서 숙소에서 하루 종일 머물렀다. 티비를 보니깐 도쿄 윗 지방은 눈도 내렸다고 한다. 아니나다를까 집에 전화해보니 한국에도 눈이 왔단다. 요새 정말 날씨가 이상하다. 그래서 오늘은 어쨌든 비가 오고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집에 있었다.

  저녁시간에 한국인 룸메이트 형과 함께 맥주 한 캔을 마셨다. 낮에 마트에 가서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왔다. 그렇게 맥주를 마시고 있을때 쯤 같은 하우스에 살고 있는 한국인 여자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와서 자리에 함께 합류했다. 처음 인사를 나누고 나서 얘기를 해보니 나이가 서로 같아서 바로 친구가 되었다. 작년 7월에 일본에 워킹홀리데이로 와서 이제 4개월 후에 떠난다고 한다. 일본어로 유창하게 말하는데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그 친구의 우여곡절 얘기를 듣고 있으니까 이 모든게 남 일 같지 않다.

  그렇게 세명이서 거실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 중 요시다상이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다. 역시 처음뵙는 사람이라서 인사를 나눴다. 중국에 3년간 유학도 다녀온 무술감독이면서 배우라고 했다. 요시다상도 간단히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리 자리에 합류했다. 그 때부터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물론 일본어가 서툴렀지만 훨씬 재미있었다.

  네명이서 대화를 나누다가 이번엔 타이완 친구가 내려왔다. 일본 이름으로는 토시히로. 이 친구는 일본에 여행을 왔다고 한다. 여행을 온거라서 일본어는 많이 서투른데 일본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자기한테는 일본 음식이 너무 비싸단다. 나한테도 그렇다. 이 친구의 일본어가 서툴러서 이때부터는 5명이서 영어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물론 간단한 영어들이었지만 그렇게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요시다상은 토시히로와 중국어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5명이 거실에 있었는데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영어 4가지 언어가 사용됐다. 정말 너무도 재미있었다. 정확한 의사전달을 힘들어도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는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 후에 쿠리하라군도 내려와서 인사를 나눴다. 쿠리하라군은 오늘 일을 하러가서 우에노주리와 타마키히로시를 보았다고 자랑했다. 제일 마지막으로 나의 또다른 룸메이트인 유헤이상이 빨래를 하러 내려왔다. 10시정도 였던것 같다. 한국어도 잘 하는 유헤이상 덕분에 자리는 더욱 즐거워졌다. 나뿐만이 아니라 서로 초면인 사람들이 많았다.

  숙소를 게스트하우스로 선택하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이렇게 멋지고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줄이야. 룸메이트 형도 나에게 '넌 락키Lucky가이'라고 말해줬다. 나도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유헤이상은 나의 서툰 일본어를 고쳐주기도 하는데 그럴때마다 너무 감사하다. 일본어로 말할 기회를 많이 주기위해 일부러 말도 많이 시켜주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한국에서 혼자 공부한 일본어랑 현지에 와서 접하게 된 일본어랑 너무 달라서 정말 어렵다고 말하자, 유헤이상이 오늘 나에게 이런말을 해줬다.

   難しいことは面白い.
   易しいことはつまらない。
   어려운건 재미있는거야. 쉬운건 재미없어.

  유헤이상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누구든 잘할거라고 괜찮을거라고 말은 해주지만 쉬울거라는 얘기는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고맙게 생각된다.

 쉽게 가려고 하지 말자. 유헤이상 말마따나 쉬운건 재미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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