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도 시작했고,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어제 1년 넘게 쓰고 있는 학교 사물함을 청소했다.
방학 내내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사물함을 의외로 깨끗했고 별로 정리할 것이 없었다.
사물함에는 내가 지금까지 들어 온 수업의 교재들과 페이퍼들로 가득찼다.
빽빽히 적힌 노트들도 버리기에 아까워서 계속 모아두고 있었다.
거의 다 정리가 끝나 갈 때 쯤, 우연히 노트 한 권을 펼쳐보게 됐다.
노트를 펼쳤을 때 순간, 정신이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노트에는 나의 노트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열의가 담겨진 필기가 가득했다.
여백에는 교수님의 말씀 하나 하나 빼놓지 않고 적혀 있었고,
빽빽히 적힌 까만색 글씨 위로는, 빨간색 볼펜의 시험 공부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었다.
노트만 봐도 수업에 대한 열의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바로 전 학기(2학년 1학기)만 하더라도 이렇게 열심히 필기를 한 강의가 없었는데..
그래서 잠시 작년을 회상해 봤다.
내가 본 노트는 작년, 대학교에 처음 들어와서 처음으로 들어간 수업의 노트였다.
그 수업은 강론식 수업이었고, 대학에서의 첫 강론식 수업을 듣는 나에겐 무척 설레는 수업이었다.
그래서 나는 교수님의 말씀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모두 받아 적기로 했었다.
매 수업 시간 마다 새로운 내용이 날 기다리고 있었고, 그 두 시간 동안 난 모든 정신을 수업에 집중했다.
한 학기가 끝날 때까지 처음의 자세를 잃지 않고, 열정을 다해 필기를 했고 덕분에 노트 한권을 모두 채우게 된 것이었다.
바로 전 학기는 어땠는가.
필기를 열심히 한 흔적은 찾아 볼 수도 없을 뿐더러, 수업 자료도 잘 모아놓지 못했다.
대학수업에 적응을 하게 되면서 교수님의 모든 말씀이 시험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리저리 예전 시험지를 얻어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하려는 요령만 피우고 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성적은 더 잘 나오거나 유지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작년 1학년처럼 수업에 대한 열정을 찾을 수는 없었다.
교수님의 말씀이 시험에 나오든 나오지 않든 어느 하나 잊지 않기 위해서 노트의 여백 빽빽히 적었던...
2학년 2학기를 시작하는 이 순간에,
그 노트를 펼쳐보게 된 것은 충고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처음처럼' 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실행하기에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계기가 자꾸 주어진다면, 주어지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서 언제나 '대학교 첫 수업의 마음가짐' 을 유지하려 한다면 스스로 보람차고 기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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