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1일
아까 TV를 보니 오늘 도쿄의 기온은 25도 였다고 한다. 도쿄 인근은 27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그렇게 더웠던 거구나. 정말 초여름 날씨였다. 하지만 내일은 비가 오고 9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이렇게 더웠던 오늘도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왔다. 맑은 하늘이 날 자꾸 부르는데 집에 있을 수가 없다. 이것도 아마 지금 뿐일 것이다. 날씨가 조금만 더 더워지면 하늘이 아무리 맑아도 나가고 싶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우리집에서 동쪽(우에도,아키하바라), 서쪽(이케부쿠로,시부야), 남쪽(도쿄타워,롯본기)으로는 모두 가봤지만 북쪽만 안가봐서 오늘은 북쪽으로 향하기로 했다. 사실상 내가 사는 코마고메 지역이 도쿄23구의 거의 끝자락이기도 하고, 그 위쪽으로는 유명한 관광 명소도 없어서 별로 가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4/21 자전거여행 경로 (오전 9시 반 ~ 오후 4시)
코마고메 - 아수카야마 -> 키타구 구청 -> 츄오코엔(중앙공원) - 국립스포츠과학센터 - 아카바네자연관제공원 - 신가시가와(강) - 우키마공원 - 아카바네역 - 히가시쥬죠역 - 스가모역 - 코마고메
주로 머물렀던 곳은 키타구의 중앙공원과 우키마공원이었다. 키타구청에 들러서 관광지도를 받았는데 관광지도에도 공원 외에는 특별한 관광명소는 보이지 않았다. 관광지도 중에 워킹가이드맵이 있었는데 일본도 도보여행이 인기인가 보다. 처음 가본 키타구는 굉장히 깨끗한 도시였다. 매우 조용했고, 스포츠시설이 정말 많은 점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 훌륭한 축구장, 야구장, 테니스장이 있었고, 키타구 내에 있는 공원들에도 꼭 운동장이 있었다. 아마도 키타구가 서울의 태릉선수촌이나 한국체대 부근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 같다. 도시가 너무도 깨끗하고 쾌적해서 이런 곳에서 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도쿄의 어느 동네를 가야 환경이 좋지 않고 쾌적하지 않아서 별로 이곳에선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아직까지 그런 동네는 한 곳도 없었다. 한국인이 보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청결하지만 어쩌면 일본 사람들은 이런 환경이 너무도 당연한 건가 보다. 일본의 환경이 무조건 좋다기 보다는 한국사람이더라도 한국보다 일본이 자기에게 맞을 수 있고, 일본사람들 중에서도 일본보다는 한국의 환경이 더 맞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을 대충 겉에서 보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지만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정말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시간이 지나서 한국이 일본처럼 선진국(1인당소득액 기준으로의)이 된다고 해도 한국인이 일본인의 생활모습과 닮아가거나 겹치는 부분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한 국가의 '문화'라는 것이 그 국가의 국민을 그토록 강하게 지배하기 때문이지 싶다. 지금 나는 문화충격 까지는 아니지만 한국과는 많이 다른 일본의 생활 문화에 감탄을 하며 지낸다. 특히 대형마트를 가면 한국의 마트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 때문에 오히려 재미있기도 하다. 한국 사람에겐 너무도 작을 장바구니 부터 가장 커봐야 1KG 정도인 세탁세제들 까지 하나같이 모두 재미있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매일 똑같은 것은 재미없다. 학교를 가더라도 내일은 다른 길로 가봐야 하는 것처럼. 늘 똑같기만 했던 한국 생활을 하다가 일본 생활을 하니 모두가 다르다. 다르다는 것에 불평을 하면 절대 안된다. '왜 일본에는 커피믹스(1회용스틱같은)가 흔치 않은거야.' 라는 식의 생각보다는 '일본은 커피믹스가 흔치않구나'라는 식으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다르다는 것은 재미있는 것이니까. 새삼 중학교 때 배운 '문화의 다양성'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오늘은 사진을 굉장히 많이 찍었다. 가장 좋았던 곳은 바로 우키마공원! 키타구의 가장 끝에 위치한 공원이고 그 공원을 지나면 도쿄23구를 넘어서 다른 '시市'가 나온다. 너무 평화롭고 아름답던 곳이라 자주 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자전거로 가기엔 좀 먼 곳이다. 2시간 넘게 걸린 것 같다. 그래서 두고두고 감상하려고 사진을 많이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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