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잃어버렸던 날의 이야기
아침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느긋하게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어. 집에서 외출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항상 소지품을 모두 챙겼는지 확인을 하거든. 그런데 늘 지갑을 넣어두던 가방의 주머니에 지갑이 없던거야. 어? 왜 지갑이 없지? 처음엔 가볍게 생각하고, 어딘가에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방 안 이곳저곳을 찾아봤어. 어제 입었던 바지의 주머니 안도 살펴보고, 다른 가방 안도 살펴보고. 그런데 지갑이 안보이더라고. 혹시 거실에 놔뒀나라는 생각으로 거실을 찾아보기 시작했어. 그런데 거실에서도 지갑은 보이지 않았지. 집 안에서 내가 주로 물건을 놔둘만한 곳을 모두 찾아보았는데도 지갑이 보이지 않으니까 슬슬 식은땀이 나더라고. 하지만 그 순간에도 그렇게 걱정은 되지 않았어. '아냐, 어딘가에 있을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 그래서 어제 밤에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이콜드스톤이었으니까 콜드스톤을 가보기로 했어. 가게에 가는 동안은 꽤나 마음이 놓이더라고. 자주 락커룸의 락커 안에 물건을 놓고 오는 일이 있었으니까. 분명히 있을거라고 생각을 하고 전철안에서 천천히 음악을 들으면서 갔지. 가게에 도착해서 찾아보기로 생각했던 곳을 찾아보았지만 지갑은 없었어. 잠시나마 평온했었던 마음이 다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지. 어제의 기억을 되살려서 어제 가게에서 있었던 장소들을 모두 찾아보았지만 역시 보이지 않았어. 분명히 아이스크림 가게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혹시 어제 락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나서 화장실에 들렸었는데 화장실에 놓고 온게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화장실에도 가봤어. 만약 내가 어제 화장실에 두고 갔더라도 있을리가 없는걸 알면서도 화장실 안을 열심히 찾아보았지. 역시 보이지 않았어. 혹시 어제 화장실을 청소했던 착한 직원이 이 건물의 분실문센터에 물건을 맡겨두지는 않았을까? 꼭 착한 직원이어야만 했어. 혹심을 가진 직원이라면 분실문 센터에 맡기지 않을테니까. 그래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건물의 분실문센터에 갔어. "혹시 어제 분실된 지갑 들어온 거 있나요?" "잠시만요. 찾아보겠습니다." 심장이 막 두근거렸어. 제발 있어야 할텐데. "아뇨 없습니다." "아...네.." 일단 이 곳엔 없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어. 너무 열심히 찾아다닌 나머지 머리가 조금씩 아파오더라고. '참, 어제 요시노야에서 저녁밥을 먹었지? 혹시 거기에 놔두고 온건가? 하지만 어제 저녁을 먹고나서 바지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동전으로 지불했었으니까 지갑을 안꺼냈었잖아.' 하지만 그래도 아주 작은 희망을 가지고 요시노야에 가보았어. '어제 분실물 중에 지갑이 있나요?" 직원은 물 한잔을 건네주면서 잠시만 기다려보라며, 아주 정성스레 서류를 살펴보더라고.하지만 역시 지갑은 들어오지 않았다는 대답을 들었지. 이제서야 상황이 조금씩 심각해지는걸 느꼈어. 모든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고, 나의 필수품들이 담긴 지갑을 잃어버렸으니 앞으로 얼마나 골치아프고 번거로운 일들이 많을지 생각하자 머리가 너무 복잡해졌어. 그런데 그 마음을 내가 유지하고 싶지 않았던거지. 빨리 잃어버린 상황을 받아들이는게 마음이 편할거라고 생각했어. 나의 부주의로 인해 잃어버린거니까 빨리 잊어버리자. 빨리 사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상황에 대비하자. 그제서야 정말 조금씩 마음이 놓이더라. 휴.... 그게 아마 10분정도 사이에 내마음에서 폭풍같이 일었던 모든 생각들이야. 내가 이렇게 마인드컨트롤에 강한 사람이구나라는 걸 스스로 느끼면서 대견스럽기까지 하더라.
그런데 결국 지갑은 찾았어. 락커룸안에서 락커 위에 놓았던 거지. 하하. 그리고 그 때의 그 마음.이 경험을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