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워킹홀리데에 인연이 닿기까지

2011년 2월 27일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에 온지 20일이 되었다. 대학 복학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예정보다 조금 일찍 한국에 돌아왔지만 그 동안 계속 일본 앓이를 해서 뭐하나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결국 개강 시기가 닥쳐서야 어서 정신차리고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학 개강을 맞이하기에 앞서 지금의 나의 마음을 붙잡고 있는 무언가를 정리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워킹홀리데이로 보냈던 지난 10개월의 시간이다. 이번 글을 쓰는 걸 끝으로 지난 시간을 추억으로 고이 묻어둬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일본 워킹홀리데에 인연이 닿기까지

나의 일본 워킹홀리데이는 정말 뜬금없이 계획된 것이다. 나는 군생활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틈틈이 일본어 공부를 하였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일본어를 대학교 때는 손도 대지 않고 있다가 군대에 온 이후로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공부하다가 병장 말년이 되어서는 일본어 시험을 보게 되었고 2급 자격증을 따게 되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일본에 간다는 생각같은 것은 없었다. 일본에 가게 된 결정적 이유는 나의 애매한 전역 날짜였다. 나의 전역일은 3월 22일이었는데, 학교에 복학이 가능한 날짜가 3월 21일까지였던 것이다. 그래서 학교 행정실에까지 전화를 해서 겨우 하루 차이인데 어떻게 안되겠냐고 사정까지 했었다. 학교 행정실은 정부의 방침이라는 말까지 하면서 나의 복학을 불허하였다. 결국 이번 학기는 휴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휴학을 한다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아르바이트해서 돈 벌기, 학원다니며 공부하기, 자격증따기 등등 여러가지 대안이 나왔다. 그리고 그 중 한가지 대안이 일본 워킹홀리데이였다. 그 때가 1월 중순이었는데 조사해보니 2월 초에 2010년 1분기 워킹홀리데이 비자 접수를 한다고 했다. 일단은 여러가지 대안 중 한가지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준비를 하다보니 이것저것 필요한 서류들이 많아서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점점 더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부대 안에 있었기 때문에 모든 서류들을 가족과 친구들이 준비해주었다. 나는 수시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지시를 내리기에만 바빴다. 가족과 친구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절대 얻을 수 없는 기회였던 것이다. 결국 나는 모두의 덕택으로 일본 워킹홀리데이에 합격을 했다. 정말 기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고, 합격을 한 뒤로는 다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혼자 공부한 일본어가 전부인데 생활이 가능할 지, 부모님에게 너무 불효를 하는게 아닌지, 만약에 간다면 잘 할 수 있을지 등. 나는 3월 22일 전역을 했고 이미 전역을 한 때에는 이미 마음을 확실히 굳힌 상태였다. 가서 열심히 한번 해보기로.  전역을 한 후 약 20일 동안 급하게 준비한 뒤 나는 바로 일본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어떤 일이 생기기까지의 과정들을 지켜보면 정말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었는데 그많은 장애물을 거치고 그런 일이 생기니 말이다. 만약 내가 군대에서 남들과 같이 일본어 공부가 아닌 영어 공부를 했더라면, 일본어 시험을 보고서 자신감을 가지지 못했다면, 전역일이 3월 22일 아니라 3월 21일이어서 바로 학교에 복학할 수 있었다고 한다면, 해군이 아니라 육군이나 공군에 갔었다고 한다면, 가족과 친구들이 서류 접수를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안됐더라면....이 중 어느 한가지만 틀어졌다면 일본에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아예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분명 한국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하지만, 일본에서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을 쌓은 지금은 가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를 쉽게 비켜갈 수 있었던 기회였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