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덤에서 춤을 춰라 Dance on my grave

이번에 읽은 책이 정말 마음에 든다.

자신의 진로에 고민하고 있는 헨리(주인공)가 배리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고, 그 둘은 (헨리가 말하길)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한다. 그 둘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7주 동안 여러가지 모험을 하고 헨리는 이제껏 어느 순간보다도 행복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배리가 죽음을 맞이 하게 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진다.

죽음을 알아가고,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에서 그들의 사색은 날 소설 속에 몰입하도록 한다. '나도 이런 생각 한번 했었는데' 라며 공감을 하기도 하고 말이다. 아래는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들.

<내 무덤에서 춤을 춰라 Dance on my grave> - 에이단 체임버스 지음


이 영원한 시간은 분과 시와 날과 해로 채워져 있지 않고, 사람과 그들의 인생으로 채워져서 사방으로 뻗어 간다. 수백 명, 수천 명, 수백만 명의 인생으로. 사람들은 시간을 거슬러서도 뻗어 있지만, 시간을 가로질러서도 뻗어 있고, 미래를 향해서도 뻗어 있다. 모든 방향으로, 세상 모든 곳에, 영원히 영원히 뻗어 있는 시간. 인간으로 측정되는 시간.
---------------------------------------------------------------------- p77

죽는다는 건 그런 의미인가? 더 이상 자기 몸 안에 있지 못하는 것? '64세로 영면' '80세로 영면.' 어느 비석에는 '2세 3개월로 영면.'이라고 쓰여 있었다. 개월 수가 적힌 것은 아기들뿐이었다. 개월 수는 그만 때는 중요하지만 자라고 난 뒤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렇게 몇가지 일을 안다고 해도 우리는 그 사람들을 알지 못한다.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 현실적인 의미가 없다. 전에도 나는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날 나는 처음으로 나도 언젠가는 내 몸 안에 있을 수 없게 되고, 그런 일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불현듯이 깨달았다.
 이런 생각이 들자 현기증이 일었다. 그래서 어느 비석에 걸터앉아 스웨터 안에 손을 넣고 심장을 더듬어 보았다. 심장이 계속 뛴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심장이 뛸 때마다 안심이 되었지만 그런 뒤 금세 다시 불안해져서 심장이 다시 뛰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매번 쉬는 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안심하고 불안해하고 안심하고 불안해하기를 1분에 70번씩 할 수는 없다. 그러다가는 지쳐서 죽을 것이다. 나는 그저 2분 동안 그랬을 뿐인데도 그 시간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p79

 "네가 행복해지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좋단다. 중요한 건 그것뿐이야."
 "어머니는 늘 그렇게 말씀하시죠. 하지만 나는 무얼 해야 행복해질지 모르겠어요. 해 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 아닌가요?"
 어머니는 흥, 하고 코로 바람을 들이켰다.
 "그래 하지만 너만 그런건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대체로 잘 몰라. 끝까지 못 찾기도 하고. 그걸 찾는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지. 원하는 걸 알고 그걸 손에 넣는 사람은 더 운이 좋고."
----------------------------------p149

인생의 기이한 점 하나는 한 번 경험했다고 다은번에 더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완전히 똑같은 경험이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변화한다. 하지만 매번의 새로운 경험은 예전의 일들만큼이나 대처하기 어렵다.
---------------------------------p162

내 사랑이여, 그대의 잠든 머리를
내 신뢰 없는 팔 위에 뉘어라.
시간과 열병은
생각 깊은 아이들이 지닌
독특한 아름다움을
태워 버리고,
무덤은
그 덧없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동이 틀 때까지 내 품에
살아 있는 생명을 뉘어 놓으라.
유한하고 죄 많지만, 내게는
더 없이 아름다운 생명을.
--------------------------------p235 오든의 시

언어는 적당한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적당하지 않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표현해 주지 않는다. 언어는 거짓말을 한다. 진실을 감춘다. 단어들을 읽으면, 그것이 말해야 하는데 말하지 않는 것이 느껴진다. 느껴진다! 의미는 그 뒤에 감추어져 있다. 단어들은 벽돌이다. 그것은 벽을 만든다. 시선을 가로 막는 벽. 벽 뒤에서 무언가 어렴풋한 소리가 들리지만 그게 무언지 제대로, 제대로 알아낼 수가 없다. 누군가 살해당하는 소리일 수도 있고, 아이가 노는 소리일 수도 있고, 두 사람이 섹스를 하는 소리일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군가 사람들을 속이려고 거짓으로 내는 소리일 수도 있다.
---------------------------------p244

방에 틀어박혀 귀에 헤드폰을 쓰고 아무 테이프나 손에 잡히는 대로 들었다. 쿵쾅거리는 입체 음향이 대뇌의 부드러운 중추를 파괴했고, 눈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면서도 모든 것을 응시했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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