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함, 일본이란 나라를 이토록 탄탄하게 발전시키고 유지시키는 것

친절함, 일본이란 나라를 이토록 탄탄하게 발전시키고 유지시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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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친절함 2010년 5월 18일

일본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건 누구나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에 온 첫 날부터 일본 사람들의 친절함을 확인했고, 조금씩 이 나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 더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정말 이렇게까지 친절할 수 있을까'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물론 이들의 친절함은 대부분 종업원과 손님간의 관계에서 확인되는 게 보통이다.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일본에 와서 처음에는 종업원들의 지나친 친절함 때문에 부담스러웠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이것이 이들에겐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란 걸 깨달았다. 적어도 일본 사람들은 가게에 들어가서 '뭐 이런 불친절한 가게가 다 있어' 라는 말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최대한 친절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손님을 받든다. 정말 받든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렇게 계속 손님의 지위로서 소비 생활을 하다가 이젠 내가 일본나라의 종업원이 되었다. 받들어지는 역할에서 받들어야 하는 역할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한 곳은 카페, 한 곳은 아이스크림으로 모두 서비스직이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하루하루 정말 많은 걸 느끼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일본이란 나라의 서비스직에서의 정신노동 강도는 엄청나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친절함을 받아들이고 있던 내가, 지금까지 받았던 친절함을 손님에게 베풀어야 한다. 한국에서도 같은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한국의 매장과는 그 정도가 다르다. 평소와는 다른 최대한 친절한 목소리로 바꿔서, 최고의 존경을 담는 경어를 사용해서, 수차례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하고, 손님의 표정을 읽어가면서 손님을 받든다.
  오늘 있었던 일은 그런 친절함 중에 최고였다. 한 손님이 앉았던 자리를 정리하면서 지갑이 담긴 종이봉지까지 함께 쓰레기통에 버린 것 같다고 말을 했다. 그러자 매장의 종업원이 바로 뒤쪽의 쓰레기통으로 달려가더니 맨 손으로 더러운 음식물이 가득 담겨진 쓰레기통을 한참 뒤지더니 종이봉투를 찾아내었다. 손님은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우리 쪽 직원은 저희야말로 감사드린다고 찾으셔서 정말 다행이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이젠 더 이상 간단하게 편의점에 가더라도 종업원들이 하는 말을 대충 흘려들을 수가 없다. 이제 막 시작한 아르바이트 경험이지만 그들이 얼마나 수준 높은 정신 노동을 하고 있는지 전보다 훨씬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해주면 손님인 내 쪽에서도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해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또 깨달았다.

  내가 일하는 시부야 마크시티 건물엔 수십여 점포의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그런데 이 빌딩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끼리 서로 인사를 하는 것이다. 얼굴도 모르고, 어느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는데도,그저 이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인것 처럼 보이면 '오츠카레사마데스. 수고하십니다'라고 웃으며 인사하는 것이다. 처음엔 '가게가 한 두군데도 아니고, 수십여 곳이나 되는데 어떻게 일일이 인사를 하지. 이것도 또 다른 노동인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짧은 시간에 그 생각이 바뀌었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끼리의 고충을 서로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인사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정말 수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수고하십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다. 겉치레 인사가 절대 아니었다.

  일본이란 나라를 이토록 탄탄하게 발전시키고 유지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면, 너무도 많다. 하지만 요즘만큼은 그 원동력이 서비스직에서 종사하는 종업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님 앞에서의 웃음이 진심이든 가식이든 손님을 향한 미소와 친절함이, 또 그 미소와 친절함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는 손님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함께 이 나라의 하루를 유지시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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