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전야, 이왕이면 웃고가는게 좋을 것 같다

입대전야 D-1 (3/2)
내일 아침이면 진해 훈련소에 입소한다.
오늘은 점심에 고모댁에 방문해서 고모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고
중학교 때 가장 친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버스와 도보로 이동하는 내내 전화기를 붙들고 미처 찾아뵙지 못한 친척들과 선배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저녁엔 그동안 활동했던 동호회와 카페에도 인사글을 남겼고,
방금까지는 내일 엄마에게 전해드릴 편지를 썼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고,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내일 입대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좀 착찹하다.
당분간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도 못보고,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과도 연락할 수 없다.

지금 내 머릿 속은 몸이 편찮으신 엄마에 대한 걱정과
군대에 잘 다녀오라며 격려를 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

남들은 새로운 학기를 맞이할 때 나는 군대에 들어가니까 기분이 참 이상하다.
새학기에 대한 부담이 없어 마음이 가볍기도 한 반면, 남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고
복잡했던 문제들에서 잠시 떠날 수 있어 가슴이 시원하기도 한 반면, 문제를 회피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무겁기도 하고.
2년 동안 사회에 있는 남들보다 뒤쳐질 것 같아 조급하기도 한 반면, 당분간은 국방의 의무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에 여유로운 기분이 든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른 상황이지만. 이왕이면 웃고가는게 좋을 것 같다. 나답게

2년! 짧지만 긴 시간을 멋지게 주물러보자.

입대전야 마음가짐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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