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하는 캔커피보다야 저렴하게 150원 하는, 흔히 말하는 자판기커피에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겨울엔 다르다.
캔커피의 계절이 돌아왔다.
캔음료를 파는 자판기의 메뉴가 차가운 음료와 뜨거운 음료, 두 갈래로 나눠지는 계절.
바깥으로만 나가면 쌀쌀한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손을 거칠게 만드는 날씨. 주머니에 손을 넣어도 손이 녹지는 않는다. 아침에 차가운 공기를 헤치고 강의가 있는 건물 앞의 자판기로 다가가 500원짜리 동전을 넣고 뜨거운 캔커피를 누를 때의 느낌. 속으로 '앗 뜨거워' 하면서, 캔커피를 얼른 집어들고, 차가운 바람으로 얼어버린 손등을 녹일 때의 느낌. 뜨끈하게 달궈진 캔은 내 손, 내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녹인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뚜겅이 열리고, 처음보다는 약간 덜 뜨겁지만, 커피에서 희미한 김과 함께 올라오는 달콤한 커피향에 난 어쩔줄 몰라한다.
눈이 내린 겨울에 약속이 있는 날이면, 약속장소에 일찍 나가서 캔커피를 양쪽 두 주머니에 넣고 만날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도 즐겁다. 책을 빌린 친구에게 책을 돌려줄 때, 뜨거운 캔커피와 함께 전달하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나의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다. 여름에 건네주는 차가운 캔커피보다 겨울에 건네주는 뜨거운 캔커피가 더 좋은 이유는 서로를 위하는 뜨거운 캔커피같은 우리의 마음이 표현되기 때문이 아닐까.
바람이 더 차가워지고, 눈발이 날리는 차가운 겨울이 되면, 희미했던 캔커피의 김은 모락모락 올라올거고..
그러면 동전 500원으로 얻을 수 있는 나의 행복은 더 커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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