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영화같다. 이렇게 한밤중에 도쿄를 달리고 있다니

달밤의 체조 “참 영화같다. 이렇게 한밤중에 도쿄를 달리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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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4월 30일
4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4월 12일에 일본에 와서 약 20일의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안정을 찾아가는 시간이지만 나 스스로서는 매우 안정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이 방학을 했는데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쉬고 있는 시간과 다를 게 없다. 초반 일주일은 너무나도 신기한 도쿄를 자전거로 여행하기에 바빴고, 둘째 주는 여행 하루, 도서관 하루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셋째 주였던 이번 주는 월요일에 요코하마를 다녀온 것 빼고는 계속 도서관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요코하마에 다녀온 이후로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피하고 싶었나 보다.
룸메이트인 이나다군과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도 하고, 오늘 밤에는 함께 조깅을 했다. 코마고메역 – 타바타 – 니시닛뽀리 – 시노바쥬도리 – 홍고도리 – 코마고메로 돌아오는 코스를 뛰었다. 약 40분 달린 것 같다. 대학생 때도 운동을 안 했던 내가 일본 도쿄를 달리고 있다는 게 너무 감격스러웠다. 이게 모두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이나다군 덕분이다. 이나다군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함께 동참하기 위해 일부러 운동화까지 구입했다.
달리는 도중 어느 공원에 들러서 스트레칭을 했다.
[이나다군은 유도할 줄 알아?]
[응, 중학교 때 잠깐 배웠었어.]
[ 좀 보여줄 수 있어?]
[태권도 먼저 보여줘!]
[태권도를 알고있네?]
군대에서 태권도를 배웠던게 정말 다행이었다. 그렇게 해서 도쿄의 한 공원에서 일본 친구 앞에서 태권도를 보여줬다. 군대에서 태극 7장과 8장을 익혀둔 게 이렇게 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나다군에게 대한민국 군인은 의무적으로 태권도를 배운다고 말해주니까 놀랐다.
스트레칭을 마치고 또 다시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영화 같았다.
“참 영화같다. 이렇게 한밤중에 도쿄를 달리고 있다니”
“영화 같구나… 음..”
아직은 일이나 식사 같은 문제가 안정돼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빨리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어쩌면 안정된 생활이란 없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안정되지 않은 하루를 매일 살아가는 모습이 결국 안정적인 삶이 아닐까. 안정된 삶은 안정된 하루의 연속이 아니라 불안정한 하루들의 연속이다. 재미없고 딱딱한 안정된 하루를 사는 것 보다는 늘 에피소드가 있고 걱정거리가 끊이질 않는 하루를 살아가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물론 어느 누구의 인생에 걱정이 없을 것이냐마는.
참 운이 좋게도 멋지고 재밌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 덕분에 더불어 나의 생활까지도 재미있다. 이 만남이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할 때면 가슴이 벅차 오른다. 군대에서 제한된 자유의 틀 안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고 최대한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지혜를 쌓았다면, 군대와는 너무도 다른 이 곳에서는, 넘치고 넘치는 자유를 적절히 조절해서 나에게 맞는 가장 이상적인 하루를 보내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해야 한다. 인간에게 ‘자유’는 위험하고 벅찬 것이라서 어떻게 컨트롤하느냐에 따라서 한 인간의 삶이 좌우될 수 있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또 다시 주어질 ‘자유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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