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거리 위의 수많은 사람들은 행복할까, 이케부쿠로에서

콜드스톤 이야기 - 이케부쿠로 지원 / 도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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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3일
콜드스톤 이야기 - 이케부쿠로 지원 / 도쿄의 모습

  내가 일하는 콜드스톤 매장은 시부야점이다. 일본 전체에 37여 점포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이 짧은 기간 내에 이곳 저곳 콜드스톤이 무척 많이 생기고 있는 것에 비하면 무척 매장이 적은 편이다. 일본 사람들은 한국에도 콜드스톤이 있다고 말해주면 깜짝 놀라한다. 게다가 일본보다 매장 숫자가 더 많다고 하면 더 놀라워한다.
  어제는 이케부쿠로 매장으로 지원을(Help) 나갔다. 이케부쿠로 콜드스톤은 선샤인시티(일본에서 세번째로 높은 빌딩) 지하에 위치해 있다. 모든 매장에 많은 크루가 근무하고 있지만 매장에서 크루가 쉬는 날이 겹치는 경우 다른 매장의 크루가 지원을 나간다. 시부야점의 점장님이 이케부쿠로에 지원을 나가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나는 내가 아직 일한지 3주 밖에 안됐는데 괜찮겠냐고 했더니, 어차피 일은 똑같으니까 문제 없을 거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건대 매장에서 일할 때 압구정점이랑, 분당점으로 지원을 나간 적이 있다. 한국의 콜드스톤 매장도 매장마다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 일본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걸 느꼈다. 매장을 주로 찾는 손님의 연령대가 모두 다를 뿐더러, 무엇보다 매장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크루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케부쿠로점은 시부야점에 비해서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시부야점보다 크게 붐비지 않기 때문에 크루들도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일하는 것 같다. 시부야점은 사람이 워낙 많아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그래서 일을 마치고 나면 정말 대사를 치른 것 같은 느낌을 매일 받는다. 이케부쿠로 매장은 9시에 문을 닫아서 마감 업무도 훨씬 느긋했다. 시부야 점은 그날 그날 바쁜 정도에 따라 10시~10시반까 영업을 하고 청소를 하고 나면 11시반 정도가 된다.

  애초에 일본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먼저 아르바이트를 지원한 곳이 콜드스톤 이케부쿠로점 이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전화를 받았던 크루가 매장 쪽에서 연락을 줄테니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핸드폰을 개통하고 난 뒤에 지원한 곳이 지금 일하고 있는 시부야점이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 시부야점도 매우 좋지만, 이케부쿠로가 집에서 전차로 6분 거리여서 매우 가깝다는 것은 조금 아쉽다.

  도쿄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도 본인들이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명동, 강남, 압구정, 청담, 홍대, 신촌, 종로 등등 자신들이 주로 가는 곳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보기엔 서울도 각 상권마다 분위기와 느낌이 다르지만 도쿄는 그 차이가 훨씬 심하다. 신주쿠, 긴자, 에비스, 롯본기, 우에노, 오다이바,하라주쿠 등등 도쿄의 거의 모든 지역이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나도 아직까지 안가본 곳이 많지만 어디든 갈 때마다 전혀 다른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는 도쿄 최대의 번화가들이지만 그 사이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느낌이 다르다. 내 룸메이트 이나다군은 하라주쿠를 좋아한다. 나는 이케부쿠로가 좋다. 시부야와 신주쿠는 벅차다. 수많은 인파도 벅차고, 거리마다 빼곡차게 들어서있는 높은 빌딩의 상가들도 벅차다. 물론 이케부쿠로도 사람이 굉장히 많지만 이케부쿠로는 시원하게 뚫려있는 느낌이다. 건물들도 그렇게 높지도 않아서 밝은 느낌이다. 사람들도 길거리 패션도 다르다. 시부야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멋을 낸 사람들이 많지만 이케부쿠로는 그것보다 약간 가볍고 건강한 느낌의 패션이다.

  결국 도쿄의 이곳 저곳의 느낌이 모두 다르다는 것도 그 곳에서 이뤄지는 소비의 형태가 다르다는 것에 불과하다. 도쿄는 거대한 소비 집단체이다.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어느 도시든 마찬가지지만) 우에노는 저렴하고, 하라주쿠는 조금 저렴하고, 신주쿠는 비싸고, 긴자는 터무니없이 비싸다. 어떤식으로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끄집어낼 수 있을까 궁리만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서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길거리의 호객꾼들과, 빌딩을 쌓을 수 있는 정도의 수많은 찌라시(전단지), 화려한 간판과 초대박 세일 벽보로 도배한 창문, 호객용 녹음멘트와 음악(비꾸 비꾸카메라~)들이 길거리를 가득 메운다. 서울도 이와 크게 다를 건 없지만 도쿄가 더욱 더 기계적이다. 사람들이 얻는 즐거움도 소비를 통해 얻는 즐거움으로만 가득차 있는 느낌이다. 소비를 통해 한 인간의 모습이 결정될 수 있지만, 인간이 결코 소비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좀 더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도쿄를 비롯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마음을 굳게 먹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도시라는 거대한 소비의 숲에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비만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하루하루 유지해나가는 건 아닌가 염려를 하면서 말이다.

  이케부쿠로의 느낌이 좋다는 얘기를 하다가 이상한 쪽으로 이야기가 흘렀다. 저 생각은 언젠가부터 가졌던 생각인데, 글을 쓰다보니까 어떻게 연결이 된 것 같다. '저 거리 위의 수많은 사람들은 행복할까?' 라고 생각했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 뭐. 난 나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놀고 열심히 살면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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