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 이나다 카즈히코군 / 앞으로 살아갈 일을 걱정하는 것도 젊은이의 특권


2010년 4월 18일

  내 바로 옆 침대로 새 룸메이트가 들어왔다. 이나다 카즈히코군. 나와 나이도 같다.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지금은 일을 구하기 위해서 도쿄에 온거라고 했다. 대학교 얘기를 하다보니 이나다군이 다니는 대학이 나의 대학과 서로 교류협정을 맺은 대학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서로의 대학 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얘기를 하면서 정말 일본과 한국의 대학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 "일본도 그렇다" "한국도 그렇다" 맞장구를 쳐가면서 어찌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모른다. 내가 일본 대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냐고 물어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입시 때문에 정말 고생해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막상 대학에 들어가서는 모두 놀고 마신다고 한다. 내가 "그거 이나다군만의 이야기아니냐"고 하니까 "물론 자기도 놀기만 했지만 대부분 공부를 열심히 안한다"고 했다. 그리고 4학년 때는 모두 취직활동에 매진하느라 시간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요새 너무도 불경기라서 취직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그래서 나도 한국도 그렇다고, 취직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한국의 군대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들려줬다. 한국 남자는 군대가 의무라고 말해주니까, 이나다군이 그럼 군대를 안가면 어떻게 되냐고 했다. 설명을 해주고 싶었는데 자세히 몰라서 못해줬다. 군대를 안가면 어떻게 되지? 잘 몰라서, 군대를 안 갈 수 없다고 밖에 말을 못해줬다. 이나다군은 나에게 일본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도 꽤나 잘 설명해줬다. 고령화에 따른 연금문제와 같은 큰 사회문제가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해서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적응을 못하고 사직하는 비율이 30%나 된다는 말도 해줬다. 나도 거기에 덧붙여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문제들을 많이 안고 있다고 했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이나다군에게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세이유(마트)를 안내해 주었다. 마트에 가서는 일본과 한국의 물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오후 1시정도 부터 5시까지 4시간 넘게 계속 같이 있으면서 얘기를 나누다보니 처음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일본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할 때 일본에 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활동 계획서'를 작성하는게 있는데, 나는 그 계획서에 '일본의 대학생들의 생활은 어떻고, 한국의 대학생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궁금한데 교류를 통해 알고 싶다.' 라는 내용을 적었다. 그런데 이렇게 뜻밖에도 룸메이트로 나와 같은 학번의 대학생 친구를 만나 궁금한 점을 모두 해결할 길이 열렸다. 아직도 많이 알고 싶은게 많은데 계속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생각이다.
  이나다군과 얘기를 하다보니 정말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나와 이나다군이 다른 건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이나다군은 일본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뿐이었다. 같은 나이의 대학생으로서 공유하는 생각도 비슷하고 현재 서로가 안고 있는 진로문제와 같은 걱정거리도 매우 비슷했다. 이나다군은 한국인을 이렇게 가까이서 알게되고 대화를 하는 건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무척 즐겁다고 했다. 나도 정말 즐거웠다. 서로 친구가 되는데에는 나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나이가 비슷하면 더 빨리 친구가 되고 가까워질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이나다군은 앞으로 일본에서 살아갈 젊은이고, 난 한국에서 살아갈 젊은이다. 우린 각자 나라의 불경기에 대해서 걱정하는 한숨을 내쉬면서 서로 위로를 했다. 그리고 다 잘될거라는 말도 했다. 이나다군을 만나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갈 일을 걱정하는 것도 젊은이의 특권아닐까. がんばろうよ。(힘내자! 이나다군)

私たちは若いだから。우린 젊으니까
まあね、わかいかな 글쎄..젊은걸까 하하하


p.s.오늘 같은 인연을 만날 때마다  일본어를 공부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 재미로 시작한 일본어 때문에 이렇게 일본에도 오게되고 동갑내기 일본친구와 교감도 하는 일도 생기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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