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2009.7.19

우연히 접하게 된 책에서 큰 감동을 느끼는 순간. 뜻하지 않게 보게된 영화에서 발견하는 감동.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그건 분명 아름다움이니까. 이번에 읽은 책 '고슴도치의 우아함'이 그랬다. 정말 보석같이 빛나는 책이다.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 무엇을 하든지 움직이면 안된다.

#인생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우리는 하루하루 유령코미디 속에서 우리의 역할을 맡기 위해 악착같이 산다. 영장류로서 우리의 본질적인 활동은 영토를 확보하고 영토를 보전하여 그것이 우리를 보호하고 칭찬하고 부족의 위계적인 사닥다리를 기어오르거나 또는 내려가지 않고, 또한 쾌락을 위해, 보장된 후손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동원하여 설사 그것이 환영일지라도 간음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에너지들의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을 협박하거나 유혹하는데 애쓰며 이들 두 전략만으로도 우리의 욕망에 생기를 부여하는 영토적, 위계적, 성적 추구를 보장해준다. 우리는 사랑, 선, 악, 철학, 문명에 대해 말하고, 마치 진드기가 아주 따뜻하고 개의 피를 빨아먹기를 갈구하듯 이를 존경할만 한 아이콘들에 매달린다. 빨리 잊는 것 말이다. 진정 즐겨야만 할 시간이지만 권태로움과 쓴맛, 반복 속에서 보내는 마지막 이 시간들 속에서 즐거움은 없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육체가 소멸하고, 친구들이 죽고, 모든이가 여러분을 잊어버리고, 결국 마지막은 고통이라는 것이다. 이 노인들도 한때는 젊었었고, 인생의 시간은 눈물겹게 짧고, 언젠가는 스무살이었는데, 내일은 여든이라는 걸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만일 사람이 다음날은 걱정한다면, 그건 현재를 구축할 줄 모르기 때문이고, 우리는 그걸 내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러나 내일은 항상 오늘이 되기 때문에 그러면 끝장이다. 우리는 늙어가고 그건 아름답지도 좋지도 즐겁지도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지금 뭔가를 구축해야 한다. 매일 자기 스스로를 극복하고, 그 매일을 불멸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양로원을 항상 머릿 속에 떠올리고 있어야 한다. 자기만의 에베레스트를 한발짝 한발짝씩 기어오르고, 그래서 그 발걸음이 조금씩의 영원이 되게 해야한다. 미래, 그건 산 자들이 진정한 계획을 가지고 현재를 구축하는데 쓰인다. 나는 우리가 기분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의식에 여러개의 층을 갖고 있고, 그 층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갚은 사색을 쓰기 위해서는 난 아주 특별한 층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코를 긁거나 또는 뒤로 구르기를 할 때처럼, 우리가 작동시키거나 작동시키지 않는 장치 같은 것이다. 이 장치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약간의 음악보다 좋은 것은 없다.

여러분은 여름비가 무엇인지 아는가? 먼저, 여름하늘을 찢는 순수함, 가슴에 엄습하는 무시할 수 없는 두려움. 숭고함의 한가운데서 스스로 아주 하찮음을 느끼는 것. 스스로 너무 나약하고 사물들의 위엄이 너무 부풀어 올라, 세계의 너그러움에 경악하고, 덥석 물린채 매료되는 것. 그 다음 복도를 성큼성큼 걷는 것. 그리고 불현듯 빛의 방에 스며드는 것. 다른 차원, 방금 태어났다는 확신. 몸은 더 이상 껍질이 아니며, 정신은 구름 속에 살고, 물의 힘은 자신의 것이며, 행복한 날들이 새로운 탄생 속에서 예고되는 것이다. 이어 눈물 방울들은 때때로 그것이 둥글고 함께 뭉쳐 있을 때 자신의 뒤에 불화를 씻어낸 긴 해변을 남기는 것처럼 여름, 그리고 비가 움직이지 않는 먼지들을 쓸어내면서 영혼을 끝없는 숨결같은 존재로 만든다. 이렇게 어떤 여름 비들은 다른 몸속에서 박동하는 새 심장처럼 우리 속에 닻을 내린다.  이 모든 갈망, 이 모든 사람들...우리는 이토록 비슷하면서도 이토록 먼 세계에서 살 수 있을까? 같은 땅에서 산 것도 아니고, 같은 피를 가진 것도 아니고 같은 야망을 가진 것이 아닌데도 우리는 같은 열정을 나눌 수 있을까? 시선은 움직이는 물을 움켜잡으려는 손과 같다는 명백함 앞에서 엄청난 충격을 느꼈다. 눈은 지각하지만 유심히 보지않고, 믿긴 하지만 의문을 갖지 않고, 받긴하지만 찾지는 않는다.  죽기 전에 체험해봐야 하는 것. 그것은 빛으로 변하는 내리치는 비다. 이 저녁에, 속이 뒤죽박죽이 된채 그걸 생각하면서 나는 결국 그게 어쩌면 인생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즉, 생은 많은 절망이었지만, 또 다른 종류의 시간인 아름다움의 몇 순간들도 있다. 마치 음악의 한 소절이 시간 속에서 일종의 괄호와 정지를, 바로 여기 속의 다른 곳. '다시는' 속의 '언제나'를 만드는 것처럼. 이 세상 속의 아름다움을 추적할것이다.

- <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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