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6일
오늘 자전거로 요코하마에 다녀왔다. 내가 사는 코마고메에서 요코하마까지만 37km, 왕복 74km, 요코하마에서 돌아다닌 것 까지 하면 80~90km를 달린 것 같다. 아, 너무 피곤하다. 아침 6시반에서 출발했다. 너무 무리했다.
한숨 푹 자고 났더니 이제 좀 기운이 나네. 오래 걸리겠지만 그래도 요코하마 기행을 정리해야지.
왜 요코하마를 갔을까. 특별히 요코하마 이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단지 자전거를 타고 좀 더 멀리 가고 싶었다. 어제 나의 철저한 조사에 의하면 내가 사는 코마고메에서 요코하마 까지의 거리는 36km. 자전거가 평균 시속10~15km를 내니까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쉽게 비교하자면 서울에서 인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다.
갈 때는 너무 좋았다. 아침 6시 반에 집에서 출발해서 9시 20분 정도에 도착했다. 2시간 50분이 걸린 것이다.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거의 딱 맞게 도착해서 놀랐다. 덕분에 요코하마를 천천히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 3시 10분에 다시 도쿄로 출발했으니 거의 6시간 정도를 요코하마에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내가 어제 계획을 세우면서 딱 한가지 간과했던 사실은, 출발할 때랑 돌아올 때의 몸 상태가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3시간 정도를 자전거 타고 요코하마에 도착해서, 요코하마에서도 4~5시간 정도를 쉬지 않고 이동하면서 여기저기 구경한 다음, 돌아오는 길이 당연히 쉬울리가 없다는 걸! 정말 너무도 쉽게 생각했다. 돌아오는 길은 정말 너무나도 지옥 같았다. 체력의 바닥을 경험한 하루였다. 무작정 앞만 보고 페달만 계속 굴러댔던 것 같다. 요코하마에 갈 때는 처음 가는 장소라서 신기한 나머지 눈을 돌리기 바빴는데, 돌아올 때는 제발 무사히 집까지만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었는데, 몸에 너무 힘이 없고 피곤해서 눈을 지긋이 감았는데 그 짧은 순간 잠에 빠질뻔 했을 정도다. 제주도자전거 여행을 할 때도 보통 하루 주행거리를 50km 정도를 잡는데, 오늘 내가 달린 거리만 80km가 족히 넘는다. 무모했다. 돌아올 때 무모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쭉 들었다. 숙소의 일본 친구들에게 나의 이 계획을 말했을 때도 모두 만류했었다. 먼거리라고 하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무사히 돌아오기는 했다. 정말 다행이다.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면 도중에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밥을 해먹었다. 그 다음 사진을 정리하면서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고 싶었는데 침대 앉자마자 픽 쓰러졌다. 다른 때라면 나의 이런 무모한 도전들이 금새 추억이 되어버리지만, 오늘 만큼은 정말 지친다.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돌아오는 길이 분명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1박 2일 일정으로 해서 요코하마에서 하룻밤을 자고 내일 천천히 돌아오는게 좋았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서 페달을 구르면서 한 생각들. 이렇게 무턱대고 에너지를 써버리면 내 젊음의 소진되지는 않을까. 나중엔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안생기는거 아닐까. 젊음이란 것도 소진될 수 있을까. 젊음은 소진 될 수 없는 거 아닐까. 젊음은 실체가 아니라 추상적인 것이니까. 그렇다면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젊음'이란 건 무엇일까. 내가 언제까지 나의 형상에 '젊음'이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그래서 결론에 이르길..오늘과 같은 나의 무모한 행동들이 곧 '젊음'이구나. 내가 '젊음'이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애시당초 이런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을거고 도전도 하지 않았을 거니까. 젊음은 생각과 행동을 같게 만드는 것이구나. 내가 무슨 생각(계획)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행동(실천)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내 나이가 아무리 젊더라도, 그건 젊음이 아닌거라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한 젊음은 유지되는 거라고. 그래서 나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겨가면서 살거라고.
힘든 여정이었지만, 힘든 만큼 생각할 시간도 많은 하루였다.
일본에 와서 최대한 많은 곳에 가서 구경하고, 많은 것을 먹어보고, 많은 것을 체험하는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많은 걸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느끼기 위해선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느낌이 없는 경험은 시체와 다름없다. 우린 느낌으로 살아가니까.
왜 이렇게 오늘밤은 일기를 쓰는데 눈물이 나려고 할까. 돌아오는 길이 힘들긴 했나보다. 확실히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야. 아니 그런데 이렇게 힘들어하면 나중에 일본 전국 일주는 어떻게 하고, 미국대륙 횡단은 어떻게 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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