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과 함께 숨쉴 수 있는 게 그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2008년 3월 19일 입소17일째
#아침 부터 비가 내리네.. 입소 바로 다음날 비가 내렸으니 그 이후론 처음 내리는 비군... 비가 내리니까 훈련 안 하겠지? 내 생각에 이곳의 훈련의 90%는 얼차려를 통해 이뤄진다. 이곳을 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9일이다..
#군대에서만 생활한다면 몸에 병이 생길 일은 없겠지. 술도 못마시고, 담배도 못 피고, 매일 운동하고, 정시에 일어나고.. 완벽하게 규칙적인 생활. 그런데 미쳐버리겠지... 쾌락이 없어. 살아도 재미가 없겠지. 삶을 지탱하는 것은 약간의 어긋남, 일탈의 즐거움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콱콱 막힌 일상에 자신을 집어 넣으면 마음의 병이 생길 거야. 규칙과 일탈의 조화. 그것이 즐거운 삶.
#바깥세상 소식이 너무 그립다. 이명박이 정치는 잘하고 있는지, 어떤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인지, 연예계에 뜨거운 이슈는 뭔지, 모든 소식이 궁금하다. 아... 내 전공공부도 그립다.
#옛날에 나를 무인도에 혼자 내려놓으면 나는 자신 있게 나 혼자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절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맛 보아온 음식들, 지금까지 만나온 나의 사람들, 절대 그들과 떨어질 수 없다. 너무 보고 싶다. 그들과 함께 숨쉴 수 있는 게 그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내 주위의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모두 소중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좀 더 잘하자. 부모님께도 친구들에게도 선배들에게도. 정말 다 사랑한다. 특히 식사 후의 아이스크림.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