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변했는데도 바다만은 그대로다

2008/09/21

  9월 21일. 이제 8시가 되면 기차를 타고 다시 부대로 들어간다.
이번이 세번째 외박이었는데 이전의 외박 때는 모두 서울에 올라갔다오면서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 외박 때는 계속 집에만 붙어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길게 느껴진 것 같다. 아무래도 특별한 계획이 없었던 게 이유인 듯.

  19일엔 아빠와 함께 밤을 주우러 갔었다. 중학교 다닐 적에 가족 모두 함께 밤을 주우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생각이 떠오르더라. 주워온 밤을 까는 것도 일이었다. 그래도 아빠와 함께 땀을 흘리며 밤을 까니 좋았다.

  어제 20일엔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갔다. 전주 남부시장. 엄마는 국민학교 때부터 시장에 갈 때면 꼭 나를 데리고 가셨다. 물론 나도 너무 즐거웠었다. 엄마와 내가 자주 들르던 남부시장의 수선집 아저씨는 주름이 많이 늘었지만, 웃음은 그 배로 늘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자꾸자꾸 깨어나 날 간지럽히려는 내 어린시절 추억들. 언제든 환영이야.

  그리고 오늘은 대천 앞 바다에 다녀왔다. 대천 해수욕장. 초등학교 6학년 때('99) 이 곳으로 소풍을 온 뒤로는 온 적이 없으니까 거의 10년만에 다시 찾은 대천 앞 바다이다. 역시 시간이 흘러도 바다만은 변하지 않았다. 10년동안 날 비롯해서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변했는데도 바다만은 그대로다. 시원했다. 햇살 또한 매우 알맞게 따뜻했다. 바닷 바람이 내 손가락을 자연스레 카메라 셔터위에 얹어놓았다. 다음에 언제 다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의 행복을 담기 위해 사진을 찍어뒀다. (오늘 사진을 인화하지 못한게 아쉽다)

  서울에 올라가 이리저리 학교 친구들을 만나고, 선배들을 만나고, 아르바이트 동료들을 만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번처럼 집에 머물며 가족과 함께 맛있는 요리를 해먹고, 드라이브를 떠나는 것도 좋다. 중요한건 뭘 하든 재밌게, 어떻게 하든 즐겁게. 그렇게 따지면 이번 외박은 훌륭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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