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살아숨쉬는 시를 읽고, 삶의 고뇌와 환희, 투쟁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소설을 읽으며



<김신일 교수의 교육생각>

일찍이 한 학생이 수학자가 되겠다면서도 되지 못한 일이 있었는데 그건 수학 교과서 뒤에 실린 답들을 맹목적으로 믿었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답들은 모두 정답이었지요.  마치 등산전문가가 되겠다는 사람이 산마다 헬리콥터를 타고 정상을 다녀오는 것이나 같다. 남이 만들어 놓은 정답 외우기가 공부가 아니듯, 남이 만들어 높은 인생길을 생각없이 따라만 가는 것도 진짜 인생은 아니다. 내가 직접 선택하고, 체험하고, 고통을 견디고,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 것이, 진짜 내 인생이다. 모든 동물이 그렇듯이 인간도 본격적인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하여 준비 기간이 훨씬 길다. 준비를 하되 껍데기 준비가 아니라 진짜 준비를 하여야 한다. 그것은 산을 오르되 헬리콥터 타고 정상에 오르는 바보짓이 아니라 비록 정상에 오르는데 실패하더라도 내 발로 직접 오르는 것을 의미하며, 비록 정답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수학문제를 처음부터 자신이 직접 풀어보는 노력을 의미한다.  그리고 온통 정답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교과서와 참고서에만 매달려있지 말고, 언어가 살아숨쉬는 시를 읽고, 삶의 고뇌와 환희, 투쟁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소설을 읽으며, 때때로 산과 강으로 나가 자연의 숨결을 직접 호흡하는 것이야 말로 의미있는 준비이자 삶 그자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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