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선일이에게
잘 지내고 있냐. 어디 아픈데는 없고. 니가 입대한 지도 벌써 3주가 지났구나. 진작에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주말 저녁이 되어서야 몇 자 끄적인다. 형도 휴학을 하고나서 복학을 해서 그런지 은근 바쁘더구나. 그 덕에 미루고 미루다가 쓰기는 하지만. 오늘이 23일인데, 주말이라 훈련은 없겠지. 주말에 머하고 지내려나. 하루 종일 부대 안에 있었을 텐데. 여기는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래서 낮에 잠깐 학교에 갔다온 뒤로 계속 집에 있었어. 책도 좀 보고, 컴퓨터도 좀 하고. 이제는 형 방에서 밥도 해먹잖냐. 큰 요리는 못해 먹어도 그냥 간단히 밥이랑 계란 후라이 정도는 해먹어. 가끔 라면도 끓여먹고. 밑반찬 같은건 엄마가 가져다주고. 이 편지 받을 때쯤이면 부대 배정 받았으려나. 군에서 재미있는 일이나 힘든 일 그런거 있으면 편지 자주써. 부탁할 일 같은 것 있어도 쓰고. 부모님한테도 편지 자주 써드리고. 통화할 수 있으면 통화도 자주 하자. 건강해야 돼 임마. 이왕 훈련받는거 멋지게 몸도 한번 만들어보고. 그럼 또 편지하자.
2008년 3월 23일. 형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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