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긴자 보행자 천국 / 와타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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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30일
도쿄 긴자의 보행자 천국
오후 5시부터 카페의 일이 시작이라 여유롭게 긴자를 둘러볼 생각으로 4시 정도에 긴자에 도착하였다. 지하철역 출구를 빠져나와 바깥으로 나왔는데 도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무슨 행사를 하고 있나보다. 잘됐다. 시간도 여유로운데 구경이나 하고 가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둘러봤는데 별다른게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긴자의 츄우도리(中央通り)는 공휴일 마다 오후 일정시간 동안 '보행자 천국' 이라고 해서 차도를 사람들이 마음껏 걸어다니는 때가 있다고 한다. 참으로 괜찮은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살던 전주에서도 '차없는 거리'라는 것이 있었고, 서울에서도 '차없는 거리'를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도로를 모두 보행자가 자유롭게 걸어다니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보행자천국은 무척 활기가 넘쳤다. 마치 공원으로 산책을 나온 사람들 마냥 도로 위를 산보하듯 걸어다니고 있었다. 나무도 없고, 물가도 없는 곳이지만, 단지 차가 사라진 도로 위는 공원과 다를게 없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카페에서 저녁 시간에 일을 해보았다. 점심 시간 때와는 여러가지로 다른 점이 많았다. 일요일 저녁이라 무척 한가로웠다. 같이 일한 후지와라상과 와타베상과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냈을 뿐이다.
와타베상은 저녁엔 카페에서 요리를 하고, 낮엔 음악을 만드는 음악가다. 유럽으로도 여행을 많이 다녔고, 세상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일들에 다방면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한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한국에 무척이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 등 유명한 사람들을 술술 이야기했다.
그런데 갑자기 와타베상이
[다케시마(독도)는 어느 나라의 땅이라고 생각해?]
[네? 다케시마요?.. 전 한국인이라 한국 땅이라고 말할 수 밖에는...]
[역시 그런가. 그럼 다케시마가 있는 바다는 일본해야, 동해야?]
무척 당황스러웠다.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독도는 한국 땅이고, 동해가 올바른 표기라고 말했을테지만, 지금은 일본에 있기 때문에 말을 쉽게하지 못했다.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니고, 동해가 올바른 표기라는 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함께 일할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와타베상과 나의 동료 관계가 한일 양국간의 문제 때문에 불편해지는 건 말이 안된다.
와타베상은 한국은 좋은 나라이고, 꼭 가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리고 한국의 소주가 정말 맛있단다. 와타베상은 일부러 나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그런 질문을 한게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질문은 한국인과 일본인, 양국인 간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불편한 진실과도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와타베상도 자신의 생각을 나에게 확실히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와타베상에게서 그런 질문을 받아서 내가 새까맣게 잊고 있던 사실들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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