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정리하면서 중학교 2학년 때 했던 인성검사표를 발견했다.
그 때 당시 결과를 봤을 때는 나와는 별로 맞지 않게 나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약 10년이 흐른뒤 그걸 본 지금은 너무나도 놀랍도록 나란 사람과 일치하는 걸 알았다.
또 너무도 신기한 것은 검사날짜가 2001년 4월 11일이란 것.
오늘이 2010년 4월 11일이니까, 햇수로 딱 10년 째 되는 날 꺼내봤다는 것이다.
참 놀라운 세상이고 재밌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나의 10년 전 인성검사 결과는 어땠나.
먼저 사고력.. (두뇌가 명석하고 이해력이 높고 추상적 사고를 하는 척도)
이건 충격이다. "사고력이 아주 낮은 편입니다."라니.. 백분위 4%라.... 나의 머리가 이렇게 안 좋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조금은 공부하는 머리가 뒷받쳐준다고 생각했었지만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난 학창시절 부단히도 노력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사고력이 저렇게 안좋았으니 더 열심히 해야하긴 했었다.
지금이라도 현실을 더더욱 직시하고 남들 보다 백배 천배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쓰러져 죽을 때까지 열심히 해야한다.
그 다음으로 낮은 것이 신중성과 민감성이다.
신중성 : 신중하고 내성적이며 말이 적고 소극적이다.
음.. 나에겐 신중성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민감성 : 예민하고 직감력이 강하며 유연하며 감성에 빠지기 쉽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난 직감에 의해 의사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
외향성은 보통이다. 63%면 만족한다.
그 다음 가장 높은 것은
대담성99% > 성실성96.3% > 지배성88% > 안정성81% 순이다.
이 결과표를 같이 보시던 어머니도 "맞다 맞어" 하시면서 크게 공감하셨다.
대담성 : 겁이 없으며 모험적이고 배짱이 두둑하고 쾌활하다.
나의 과거를 둘러봐도, 나의 지금을 봐도 난 정말 겁이 없고 모험적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언제나 모험가가 되고 싶었고, 지금도 모험가가 되고 싶다. 이게 나에게 주어진 talent 라면, 이걸 정말 적극 활용하고 싶다.
모험으로 가득찬 인생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나의 이 대담성이 이번에 일본에 가서도 제발 발휘 되어 줬으면 한다.
성실성 : 정확성을 추구하고 양심적이며 책임감이 강하다.
설문 조사 당시 좋은 답만 골라서 이런 높은 수치가 나오는 경우도 있을 테지만 일단은 좋은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결과 앞에 당당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성실성을 가지고 살아가면 된다.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해군의 다짐도 수백 수천번 외우지 않았던가. 책임을 완수하는 해군이 되자.
리더십 자질을 가리키는 지배성도 88%로 높다. 난 조직을 이끄는 걸 좋아한다. 어디까지나 내가 좋아하는 조직에 한해서.
초등학교 반장, 중고등학교 실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대학교 때는 이렇다 할 리더 역할을 못해본 것 같다.
일본에 다녀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겠다.
사고력에 이어 신뢰성이 두번째로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신뢰성이 아주 낮은 편입니다. 7%
신뢰성 : 남을 신뢰하며 믿고 의심하지 않으며 관대하다.
내가 의심은 많은 사람 같다. 어느 한 사람에게 믿음을 쌓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의심이 많기 때문에 종교도 쉽게 가지지 못하나 보다. 끊임없이 의심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의심이 많은 성격이 나에게 특정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무리들을 쉽게 간파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도 12%는 너무 낮다. 내가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상대방 또한 결코 나를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너무 의심 많은 시선을 거두고 세상을 조금 관대하게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불안성은 12%로 낮다.
불안성 : 잘 참지 못하고 화를 잘 내는 편이며 긴장을 한다.
난 특정한 일이 아니면 화는 거의 내지 않는다. 특정한 일이라는 것은 피해를 주는 행동들이다. 그리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화가 난다.
진보성 : 진보적 자유주의적이며 분석적이고 개혁적이다.
난 굉장히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낮은 편'이라는 결과를 보고 놀랐다.
난 누구보다도 자유주의적이고 개혁적인 사람인데 말이다. 지금까지 아니었다면 그렇게 되고 싶다.
모든 대상은 진보한다. 그리고 모든 진보는 행동 뒤에 따른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다 높은 수치를 보인다.
실리성95% > 편안감86% > 자립성86% > 상상성84% > 자제력79%
누구나 이 조사를 하면 이렇게 평균적으로 대부분 높은 수치가 나오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각 특성을 읽어보면 모두 나의 성격에 부합된다.
실리성 : 재치있고 기민하며 타산적이고 융통성이 많다.
재치있고 기민한건 모르겠고 타산적인 건 맞다. 융통성은 두말할 필요없이 어느 상황에서나 발휘된다.
편안감 : 확신감이 있고 쾌활하며 성숙되고 매사를 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나의 현재와 미래를 낙관적이고 확신감을 가지고 바라보는 이유도 편안감이 높았기 때문일까.
난 긍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미래가 긍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다만 확신감을 가지고 살기 위해선 현재의 충분한 준비가 따라야 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유비무환이다.
현재의 꾸준한 노력만이 내일을 만든다.
자립성 : 자기 중심적이고 남의 구애를 받지 않으며 자신의 결정에 따른다.
자립성이 대담성과 실리성에 비하면 낮게 나왔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자립성이 그 둘에 비해 더 높은 것 같다.
대담성이란 것이 원래 자립성과 함께 움직이는 수치일 것이다.
뭔가를 겁없이 모험해 보기 위해서는 그 과정동안 자기 중심적인 합리화 과정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출국을 하루 앞두고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자신감을 얻기 위한 과정, 즉 자기 중심적인 합리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일본에 가게 되면 엄청난 고생이 기다릴 줄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격려해주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다.
10년 전 인성결과표대로 일본에서의 생활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높은 대담성으로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걸 배우기 위해 선뜻 나서고, 높은 성실성으로 나의 목적을 잊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며
높은 실리성이 내가 원하는 모든 걸 다 얻어낼수 있도록 도와주고, 높은 자립성이 위기의 상황에서 나를 구해줬으면 한다.
'나'로 살아가는 것이다. 일본에서 '나'를 잃지 않도록 해야한다.
꼭 성공해서 돌아오고 싶다. 여기에서 성공이란 건 후회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귀중한 젊은 날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자기 합리화가 특기인 나는 일본에 다녀와서 어차피 좋은 기억들만 남겨서 시간을 후회없이 보냈다고 합리화를 하긴 하겠지만 그건 재미없다. 미화하지 않고도 아름답게 기억될 시간을 보내고 싶다.
10년 전 인성검사 결과표에서 자신감을 얻고 난 내일 출국을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