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 즐기지 않는 게임은 더 이상 게임이 아니다
2008년 11월 1일
에구 너무 힘들다. 마라톤을 하고 온 저녁이다. 정말 오랜만에 마라톤을 하였다. 내 첫마라톤은 언제였더라. 초등학교 친구 상국이와 함께 뛰었으니까 아마 중1때였을 것이다. 글쎄 나에게 무슨 용기가 있어서 하프코스(21km)를 도전했던 것일까. 사실 그땐 21km라는 거리가 얼마나 먼 거리인지도 몰랐다. 왜 내가 마라톤을 신청했는지도 의문이다. 그 당시 나는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비록 마지막에 풀코스를 뛰는 선수들에게 방해가 된다고 해서 버스를 타고서 골인점에 들어왔지만 매우 먼 거리였음은 분명하다. 내가 나이를 먹고서 고등학교에 올라가자 조금 거리감각이 생겼던 것일까? 10km조차도 먼 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고등학교 3년 내내 개교기념 마라톤에 출전하였다. 심지어 수능이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도 출전을 하였으니. 마라톤에 대함 끌림.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때 친구 철민이와 함께 출전했던 전북일보 마라톤. 처음으로 내 힘으로 하프코스를 완주했던 때다. 철민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힘든 가운데도 하프코스가 뛸만한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프코스를 뛰고 나서 큰 후유증도 없었던 것이 다시 뛰고 싶게 만드는 그 무언가 중 하나였을듯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중 하나인 '말아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네번 봤는데 네번 모두 울었다. 초원이가 장애로 힘들어 하던 장면에서 운게 아니라 초원이가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 영화를 통해서 영화가 슬플때만 우는 것이 아니라 기쁨에 북 받쳐서 울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우린 커가면서 두려움을 알게된다. 중학교 때는 하프코스에 도전할 때 큰 걱정과 두려움이 없었지만 커갈수록 그에서 비롯되는 각종 두려움과 의문들이 나의 도전정신을 약하게 만든다. 만약 초등학생에게 하프코스를 뛰라고 한다면 더 잘 뛸 것이다. 두려움을 갖고서 그것을 부풀리는 것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라톤이고 등산이고, 어려운 시험이고, 어학공부고, 우린 먼저 도전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어야만 한다. 그것이야 말로 내 인생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지혜다. 그러다가 잘 안되면 자기합리화를 통해 그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면 되는 것이다. 그건 내가 상처받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오늘 뛰면서 내가 계속해서 생각했던 '즐기지 않는 게임은 더 이상 게임이 아니다' 라는 말처럼.....그런 생각은 날 골인지점까지 인도해주었다. 내 행동에 대한 정확한 의도파악과 솔직한 인정은 날 더욱 발전시켜준다. 모든 일에는 인생의 지혜가 담겨있다. 오늘 내가 완주했던 13.2km의 마라톤에서도 난 배울게 무척 많았다. 이 순간 힘들지만 기쁘다. 아.. 11월 첫날이구나.. 이 페이스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볍게 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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