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잠재우는 부드러운 눈의 모습을 새삼보았다

눈의 양면

2009년 12월 18일

미친 날씨라는 것은 오늘 같은 날씨를 두고 일컫는 것이다.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쏟아진 눈 덕분에 빙판길 제대로 만들어주고, 날씨가 좀 개는가 싶더니 갑자기 우박이 쏟아지고, 바람은 갈수록 드세지고. 눈 때문에 10시가 되어서야 모두 출근을 하고, 11시가 되어서야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제대로된 눈보라를 경험했다. 무서울 정도로 추웠다. 쏟아지는 눈 때문에 눈을 뜰수가 없었다. 바람과 눈이 힘겨루기를 하는 것 같았다. 푹풍이 지나간 느낌이다.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그러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선 상황이 바뀌었다. 내가 사랑하는 눈을 본 것이다. 고요함 속에서 내리던 눈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래 원래 눈의 속성은 고요함이다. 폭풍과 함께 내리는 눈과 고요함이 되어 내리는 눈은 이토록 다른 것이구나.  세상을 잠재우는 부드러운 눈의 모습을 새삼보았다. 아.. 정말 조용한 곳에서 눈을 흠뻑 맞아보고 싶다. 갑자기 러브레터와 철도원이 생각나네.  오늘의 날씨는 꼭 기억하고 싶다. 눈의 양면성을 본 날... 그래 생각해보면 눈에게 '미친'이란 단어를 쓴 것은 내가 너무한 것 같다. 눈은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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