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디즈니랜드 Tokyo Disney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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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3일

 드디어 도쿄 디즈니랜드에 다녀왔다. (도쿄디즈니랜드 위키백과) 콜드스톤 시부야점의 동료 K짱(시마노 케이), 오도리짱(카스가 아야카)과 함께 한달 전 부터 함께 가기로 계획을 세워뒀다. 주위의 여러 친구들로부터도 도쿄에서 디즈니랜드는 꼭 가봐야 한다고 몇번이고 들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났고, 도쿄 디즈니랜드에 도착한 시간은 8시. 코마고메에서 디즈니랜드까지는 45분 정도가 소요된다. 도쿄역에서 케이요선으로 환승하고서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일주일 내내 흐리고 종종 비가 오던 날씨가 신기하게도 오늘 아침부터 굉장히 맑아졌다. 정말 이런 순간마다 신이 우리를 돕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디즈니랜드에 도착하자마자 입장을 하기 위해 늘어선 수많은 인파가 보였다. 오기 전부터 주말이기 때문에 무척 붐빌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입장 전부터 엄청난 인파를 보고서는 그만 기만 죽고 말았다.

 입장하는데 30분정도가 걸린 뒤 드디어 디즈니에 입성하였다. 좋은 날씨 덕분에 우리들은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신나게 뛰어다녀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들 너무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으니까. 케이짱과 오도리 둘다 디즈니랜드를 열번 넘게 와 본 베테랑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어디에가서 패스트패스Fast Pass(기다리지 않고 빨리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끊은 다음 어디에 가서 뭘 타고, 그 다음은 뭘하고 뭘할지를 이미 다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디즈니랜드에 처음 와 본 나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가면서 놀이기구를 정했다.  하지만 뭐든지 재밌기 때문에 전적으로 둘에게 맡기고 나는 따라다기만 했다. 그렇게 해서 아침 8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디즈니랜드에서 하루를 보냈는데, 대충 우리의 코스는 이랬다.

  스플래쉬 마운틴 - 빅 썬더 마운틴 - 푸 기념품 상점 - 할로윈 퍼레이드 구경 - 카툰 스핀 - 신데렐라의성 - 점심식사 - 정글 크루즈 - 스타제트 - 가젯 고 코스터 - 야간 퍼레이드 구경 - 푸 허니 헌터 - 스페이스 마운틴

  이중에서 빅 썬더 마운틴, 푸 허니 헌터, 스페이스 마운틴은 패스트패스를 끊어서 탑승했기 때문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고, 나머지 놀이기구는 대체로 기본 50분~60분은 기다렸다. 기다림이 다리를 아프게 만들기도 했지만, 같이 갔던 케이짱과 아야카짱과 즐겁게 애기를 나누면서 기다렸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디즈니랜드에 혼자 와보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혼자 오면 타고 싶은 걸 탈 수는 있어도 이 기다림이 분명 너무도 지루하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루를 정말 정신없게 보낸 것 같다. 아침 일찍 왔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해가 지는 걸 보고는 '하루가 이렇게 짧았어나'라고 느꼈을 정도다. 정말 오랜만에 하루가 이렇게 짧다는 걸 실감했다.

  디즈니에 머물렀던 약 14시간의 시간이 정말 꿈처럼 느껴졌다. 환상의 세계 속에 들어 갔다온 느낌이다.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 8시면 항상 테레비 앞에 앉히게 만들었던 디즈니 만화동산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디즈니 만화동산에 등장했던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고, 신데렐라의 성이 눈 앞에 만들어져 있고, 구피가 늘 맛있게 뜯어먹던 소세지(한 입 먹으면 뼈만 앙상하게 남겨지는)를 팔고 있는 곳이다. 누구라도 이런 곳에 오면 그들과 함께 어울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주위를 어디를 둘러봐도 다들 즐겁게 웃고 있는 사람들 밖에 없으니 당연히 나도 싱글벙글 웃음이 나오는 곳이다.

  기다림에 조금 지쳤을 때 기다리는 것에 대해 오도리와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일본 사람들은 기다리는 걸 잘하는 것 같애. 한 두시간동안 기다려서 놀이기구를 타는 건 한국의 놀이동산도 마찬가지니까 이해하는데, 일본 사람들은 먹는 걸 사려고도 기다리고,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사람이 기다리는 곳에서 같이 기다리고. 한국에선 그렇게 긴 행렬은 거의 볼 수 없거든. 나라도 뭔가를 먹기 위해 두시간을 기다리라고 하면 절대 못기다릴거야. 시간이 아깝잖아."
"그런가. 확실히 내가 한국 여행을 갔을 때도 기다리는 줄은 거의 못 본 것 같기도 해. 그런데 난 기다리는 걸 좋아해."
옆에 있던 케이짱도 덩달아 "나도 나도"라고 말한다.

  오도리의 그 말을 듣고서 뭔가를 확 깨달았다. 늘 어딘가를 향해서 길게 늘어서있는 행렬을 볼 때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다리가 아플텐데도 저렇게 까지 기다리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눈초리를 보내곤 했는데. 이 둘은 기다리는 걸 좋아한단다. 그 둘의 말을 들은 다음부터는 나에게 있었던 기다리는 지루함이 거의 사라진 것 같다. 기다리는 걸 고통으로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만이 긴 행렬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나 보다. 주말의 디즈니랜드에서는 아무리 작은 거 하나를 사기 위해서도 무조건 기다려야만 했다. 케이짱과 오도리는 "우리도 같이 줄서자" 라고 몇 번이고 말했다. 

 디즈니랜드를 언제 다시 와 볼 수 있으려나,,,10시 폐장시간이 되어서 나갈 때,셋이서 함께 디즈니랜드를 향해 사요나라'라면서 손을 흔들었다. 케이짱은 일본에 여러 테마파크가 있지만 디즈니랜드는 정말 특별한 곳이라고 말했는데, 그걸 좀 알것 같았다. 여긴 정말 즐거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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