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상대방에게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 미도리스시 류타군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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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30일
이웃집 가게 미도리스시는 늘 붐비는 유명한 스시집이다. 한국인 사이에서도 유명해서 미도리스시에 가기 위해 시부야를 찾는 사람도 많다. 오늘 미도리스시에서 스시를 먹기 위해 콜드스톤의 친구들과 함께 방문했다.
미도리스시와 콜드스톤은 매장의 뒤쪽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늘 직원들끼리 마주치게 된다. 항상 お疲れ様です 라고 인사를 하면서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그 중 한명이 류타군(류짱이라고 부른다)인데, 이 친구는 성격이 정말 밝아서 언제나 이 친구와 인사를 나누기만 해도 힘이 솟는 기분이다. 저번에 류타군과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꼭 스시를 먹으러 가겠다고 말했더니, 류타군이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스시집이지만 한번도 스시를 먹으러 간적이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생각해보니 미도리스시 말고도 돈카츠가게, 함바그가게들도 안 가봤다. 내가 일하고 있는 쇼핑몰에는 정말 맛있기로 소문난 가게들만 있어서 늘 사람들이 줄을 서는데, 아마 바로 옆에 있으니까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까지 안 간 것일지도 모른다.
약 1시간 정도를 기다려서 미도리스시의 하마군의 안내를 받아 테이블석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 들어와보는 미도리스시의 풍경은 무척 쾌활했다.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계속 미소를 짓고 있는 직원들의 얼굴이 가게를 밝게 만들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평소 인사를 하고 지내던 미도리스시의 점장님도 우리를 알아봐주셨고, 다른 직원들도 모두 인사를 해주었다. 그래서 조금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초특선니기리超特選にぎり(2,100엔)를 주문했고, 히메는 토크죠우니기리特上にぎり(1,680엔), 레냥은 세트가 아니라 단품으로 각자 주문을 했다. 히메가 나흘전에 류타군에게 내가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미도리스시에서 한번 스시를 먹어보고 싶어서 같이 갈거라고 말을 했다고 했다. 그 때 류타군이 기다리고 있겠다면서 기대하고 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히메는 아마 샐러드 같은 걸 서비스로 갖다 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 소리를 듣고 괜시리 기대가 됐다.
일본에 와서 회전스시집에도 몇번 가보고, 슈퍼에서 파는 스시도 많이 먹어봤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스시집에 와서 먹는 것은 처음이었다. 제일 먼저 레냥이 주문한 스시가 나왔다. 정말 맛있어 보였다. 레냥에게 먼저 먹으라고 했지만 다 나오면 같이 먹자면서 기다려주었다. 나와 히메가 주문한 메뉴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 때 류타군이 뭔가를 들고 테이블로 오더니 내 앞에 그것을 내려 놓았다. 우리 세명은 그걸 보자마자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에~!!!!!!!!!!!!!!!!!!!!!!!!!!!!!!!!!!!!!! 何ですか!!!!!" (이게 뭐야?)
접시에는 산처럼 쌓아올린 회(さしみ사시미)가 가득 놓여져 있었다. 나는 주문하지도 않은 음식이 나와서 영문도 모른 채 접시를 보고 있었다.
류타군 : "저스틴이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우리 가게에 와줘서, 고마운 마음에 준비한 선물이야. 내가 주는 선물이니까 맛있게 먹어"
나 : 이..... 이렇게 큰 걸 받아도 돼?
류타군 : 응. 점장님에게도 저스틴이 온다고 3일 전부터 말하고서 허락받고 만든거야. 돈은 안내도 되니까 많이 먹어. 하하
나 : 고마워, 류짱 ! 맛있게 먹을게.
류타군 : 한국에 돌아가고 나서도 다시 놀러오도록 해.
나 : 응. 일본에 올 때 반드시 미도리스시에 들를게.
그러고는 접시에 담겨진 회에 대해 이름을 말해주고 먹는 방법까지 다 설명해줬다.
나를 포함해 같이 온 친구들 모두 깜짝 놀라고 정말 기뻐했다. 미도리스시의 메뉴판에는 나와있지도 않은 나를 위해 준비해 준 특별한 메뉴였다. 지금까지 먹어본 적도 없는 회가 대부분이었다. 류타군하고는 같이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매일 만날 때마다 웃으며 인사를 하는 게 전부인데, 이런 걸 선물로 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정말 이런걸 받아도 되나 싶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감동 받아서 눈물이 나올 뻔 했다.
바로 이어 나와 히메가 주문한 스시도 나왔다. 테이블 한 가득 맛있는 스시와 사시미가 가득 차려졌다. 오늘 먹은 스시는 일본에 와서 먹어 본 스시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히메와 레냥도 말을 못할 정도로 감탄을 하면서 먹었다. 무엇보다 류짱이 손수 만들어 준 회는 그야말로 최고의 맛이었다. 다 맛있었지만 가장 맛있었던건 오오토로와 시라코였다. 히메가 오오토로와 시라코는 정말 비싼 거라고 했다.
2시 반 정도까지 미도리스시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3시부터 일이 있어서 매장으로 출근을 했다. 맛있는 회를 많이 먹은 덕분에 여느 때보다 힘차게 일을 할 수 있었다.
마감 업무를 하고서 밤 12시 정도에 퇴근 준비를 하러 가는 도중 류타군과 마주쳤다.
나 : 아까는 정말 맛있었어!! 진짜 최고였어!!
류타군 : 오히려 내 쪽이 저스틴이 기뻐해줘서 정말 기분 좋았어. 맛있게 먹었다니 고마워.
나 : 나도 이 곳에서 일이 끝나기 전까지 류타군에게 반드시 선물을 줄테니까 기다려.
류타군 : 아냐 아냐. 그 선물을 준 건 나의 기분(僕の気持ち)이야. 저스틴이 한국에 돌아가서 '아, 일본에 와서 좋았어 日本に来て良かった' 라고 생각을 해준다면 그걸로 됐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끔 조금이나마 도와주고 싶었어.
류타군의 그 말을 듣고서 몸에 전기가 찌릿하고 흘러갔다. 서로에 대해 아는 건 거의 아무것도 없는 사이인데 상대방에 대해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엄청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진심이었다. 내가 언제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찾아헤매고 갈망하는 '진심'.
순간 내가 작아졌다. 내가 류타군에 대해 아는 건 스물세살로 나와 동갑이라는 것과, 이 일을 시작한지는 약 5년 정도 됐고 나중에는 자신의 친형과 함께 스시 다이닝바를 차리고 싶어한다는 것. 류타군도 나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고 있었다.
이 친구와 인사만 하는 것 외에도 가끔 짧은 대화라도 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드는 이 시점은 이미 한국에 돌아갈 날을 9일 남겨둔 시점이다.
일본에서 여러 가지의 인간관계를 쌓으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고, 지금도 여전히 느끼고 있다. 미도리스시의 류타군으로부터 멋진 선물을 받은 오늘같이 행복한 날, 나도 상대방에게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달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을 한다..
일이 끝나고 나서 만난 류타군 !
내일부터 겨울 휴가를 얻고 고향인 후쿠시마에 다녀온다고 한다.
류타군, 즐거운 휴가 보내길!
오늘은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