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인 여름이 끝나긴 해도, 이제부터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가을이 시작되는데 무슨 걱정이야

아자부주반 마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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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0일 麻布十番 お祭り(아자부주반 마츠리)

콜드스톤 시부야점 식구들과 함께 아자부주반 마츠리(축제)에 다녀왔다. 이것 저것 먹어보고 싶은 신기한 먹거리들이 정말 많았다. 인기있는 가게들 앞에는 사람들이 쭉 늘어서 있어 왠만큼 줄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나도 그 대열에 참여해서 내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K짱, 마스미, 히메, 쥬리, 세키마이상과 함께한 일본의 마츠리는 너무도 즐거웠다. 마츠리 자체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게 무척 즐거웠다.

히메 : 저스틴은 이번 마츠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는거야?
나 : 에~ 그런말 하지마. 서글퍼지잖아.
마스미 : 한국에 돌아가지 말고 일본에 쭉 있으면 되잖아.
나 : 그러고 싶지만 돌아가서 대학 졸업도 하고 취직도 해야지.
마스미 : 그럼 여행으로는 올 수 있지?
나 : 당연히 와야지!

아직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많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부쩍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떠오른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곳에서 맺었던 인연들을 모두 그것으로 끝인걸까.'라는 생각이 들어 금새 서글퍼진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생겨버렸고, 너무도 정이 들어버렸다. 평생 쭉 알고 지내면서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과의 인연이 기간 한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건 가슴 아픈일이다.

8월 12일, 나의 일본 생활이 4개월 째에 들어섰다. 1개월전, 2개월전, 3개월전에 느꼈던 일본과 지금의 일본과는 너무도 다르다. 그때 그때 느끼는 일본이 다 달랐던 것 같다. 시기마다 하루 종일 머릿 속을 채우던 고민거리도 다 다르고 말이다. 결국 생활을 해나가는 건 사람들과 연을 맺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아쉬움에 대한 걱정이 커질 것 같다.

뭘 하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다. 한 나라에서 1년을 사는 건 이런 느낌이다.

나 : 마스미, 오늘 진짜 시원하지 않아? 이제 곧 8월도 거의 끝나가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나의 일본에서의 여름이 끝나버리는건가..
마스미 : 그렇네, 벌써 9월이네. 처음이자 마지막인 여름이 끝나긴 해도, 이제부터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가을이 시작되는데 무슨 걱정이야. 

나와 동갑인 마스미의 말이 꽤나 충격이었다. 정말 그렇다. 마지막이란 건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는 것을 마스미는 잘 알고 있었다. 흘러가버리고 있는 시간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더 소중하게 해야할 것 같다. 여름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지만, 다가오는 가을은 더욱 즐겁게 보내면 된다. 마스미는 항상 '楽しくなければ意味がない'라고 늘 말하면서 다닌다.

조금은 일에 지쳐서 일본의 여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아직도 여름은 남아있으니까, 또 여름이 끝나면 더 즐거울 가을이 찾아오니까, 또 더 즐거울 겨울이 찾아올거고,,,, 더더더 즐거워질 생활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내일도 즐겁게 살아가야겠다고, 사람들과 오늘 마츠리를 함께하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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