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진심'이라는 것은 나라에 앞선다 / 아인소프 송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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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있었던 일은 일본에서 모두 포스팅하고 싶었는데 돌아갈 날이 다가오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작별인사를 하다보니 포스팅을 할 시간이 없었다. (고 핑계를 대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약 2주의 시간은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제 일본을 떠난다는 생각 때문에 열심히 놀러다니고, 열심히 사람들을 만났다. 한국에 온 지금에서야 글을 올리기 때문에 모두 과거형이 되겠지만 그래도 그 여운을 느껴보기 위해 천천히 글을 써봐야겠다.

2011년 1월 31일
아인소프 송별회
카페 아인소프에서는 신기하게도 한국인 스태프가 많았다. 나를 포함해서 3명이 일했다. 나와 보람은 게스트하우스의 주인분의 소개로 일을 시작한 것이다. 자기의 카페에서 일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 제안을 받은 것도 나에겐 정말 행운이었다. 일본에 온지 한 달이 지나고 나서 콜드스톤 아르바이트와 함께 같이 시작한 것이다.

워킹홀리데이 기간 긴자의 카페 아인소프와 시부야의 콜드스톤 아이스크림 가게를 동시에 한 것은 정말 좋은 일이었다. 오후엔 분위기가 차분하고 조용한 카페에서 일을 하고, 저녁엔 언제나 분위기가 들떠있는 신나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꽤나 균형이 맞는 생활이었다. 하루 종일 콜드스톤에서 일하는 날이면 계속 들떠있기 때문에 일이 끝나고 나서 매우 피곤해졌다.

1월 31일에는 매니저였던 쿠사야나기상과  유진형, 보람이, 나 넷이서 신바시新橋에서 모였다. 쿠사야나기상이 잘 아는 야키니크焼肉가게가 있었기 때문에 쿠사야나기상이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쿠사야나기상은 나와 보람이가 한국에 돌아가기 전 맛있는 걸 사먹여 주고 싶다고 언젠가부터 계속 말했다. 이날 갔던 가게에 먹었던 야키니쿠는 일본에서 먹어본 고기 중 제일 맛있었다. 밤 10시에 만났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급하게 주문하고 급하게 먹고 우린 바로 술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신바시 역 근처에 있는 와타미라는 술집이었는데, 그 와타미는 츠키지시장이 가까워서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다고 쿠사야나기상이 말했다. 역시 일본 사람의 가이드는 이런 점이 다르다! 3시까지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시고 마지막으로는 가라오게를 가는 것으로 그날 모임을 마무리했다.

그 날 있었던 일을 그냥 쭉 나열하기만 했지만 정말 즐거운 자리였다. 우리들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주로 연애에 대한 얘기가 많았던 것 같다. 쿠사야나기상은 카페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이렇게 인연이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여러지역에 친구가 있으면 그 지역에 놀러갔을 때 만날 친구가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홋카이도에 여행가면 홋카이도의 친구를 만나고, 한국에 여행 가면 한국의 친구들을 만나고. 나도 그 말이 멋지게 들렸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 또한 일본에 많은 친구가 생겨서 정말 기쁘다. 앞으로 일본에 놀러올 일이 있을 때 만날 친구가 있는 것이다. 단지 여행만 하기 위해 오는 것보다 즐거운 일이다.

일본 사람들은 정이 깊다. 그들은 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보다는 '연'이라는 표현을 곧 잘 한다. 당신과 내가 이렇게 만난 '연'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따뜻함을 많이 느꼈다. 누구나 들어 본 적이 있는 '겉과 속이 다른 일본인'은 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없었다. 그건 내가 알아차렸느냐 알아차리지 못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느끼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만난 일본 친구들은 모두 마음이 따뜻했다는 사실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일본인의 극히 일부이긴 해도 우린 늘 그 일부로 판단을 한다. 내가 일본을 떠나오기 전 한 친구가 솔직한 편지를 보내왔다. 자신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별로 관심도 없고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날 만나고 나서 자기는 한국이 정말 좋아졌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 꼭 한번 놀러가보고 싶다고도 했다. 나 또한 일본이 정말 좋아졌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진심'이라는 것은 나라에 앞선다. 나라가 달라도 나의 마음이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전달되기를 원하면 전달되는 법이다. 일본을 다녀와서 세상의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감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