京都旅行 교토여행 - 여행의 끝

京都旅行 교토여행 둘째날 (2)

(10) 텐류지天龍寺

  아라시야마에 있는 텐류지天龍寺, 이 곳 역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곳이다. 이 곳에서는 꼭 보고 싶었던 것이 대나무 숲이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엄두를 못냈다. 역시 오전보다는 오후가 되니 어느 곳을 가든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솔직히 자전거를 타고 감상했던 교토의 가을에 푹 빠져서 사찰은 그만 둘러봐도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번에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사찰은 다음에 교토에 다시 올때 둘러보면 되는 것이었다.

내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만약 다음에도 교토에 오게 된다면 다시 이 곳에 묵고 싶다.
시설도 매우 깨끗했고, 여러 사람들과 교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이 무척 좋았다.

  이렇게 해서 자전거 투어를 마쳤다. 게스트하우스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나서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서 교토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키요미즈데라로 향했다. 교토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자전거를 선택한 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자전거만큼 가을과 어울리는 교통수단도 없을 뿐더러 교토에 어울리는 교통수단도 자전거가 최고다. 그래서 다시 한번 교토에 오게 된다면 그 때도 자전거다.!

(11) 清水寺키요미즈데라

  2010년 가을 교토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키요미즈데라다. 키요미즈데라는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키요미즈데라는 킨카쿠지와 함께 교토 관광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키요미즈데라까지는 버스를 타고 갔는데 그 날 하루 계속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녀서 피곤했는지 버스에서 계속 졸면서 갔다. 계속 졸면서도 초조해했다. 이미 시간은 4시를 넘어서 해가 넘어가고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단풍의 색도 변하기 때문에 해가 떨어지기 전에 단풍을 보고 싶었다.
  버스에 내려서 차완자카라고 불리는 언덕을 뛰어 올라갔다. 아직 해가지지 않았다! 이대로 빨리 뛰어 올라가면 아슬아슬하게 예쁜 단풍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확히 키요미즈데라에 도착했을 때 해가 넘어가고 말았다. 아....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중간에 니죠죠를 들르는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니죠죠에 잠깐 들렀다가 자전거의 주차료를 200엔씩이나 받고 있어서 포기했었다.

아.. 해가 넘어가고 말았다. 시계는 4시 35분을 가리키고 있다.
가을과 겨울에는 해가 너무 빨리 지는게 아쉽다.

기요미즈데라의 단풍 바다
해가 넘어갔지만 빛이 남아있어 단풍을 감상할 수 있었다.

교토의 기요미즈데라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각도의 사진이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기 때문에 멋져 보이는게 아니라, 훌륭한 장관이었다.
대단한 목조 건물과 그 아래의 단풍 물결과 저 멀리 교토의 풍경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는 장소이다.

기요미즈데라는 일본에서 가장 축복받은 절 중 하나라고 한다. 그 만큼 빼어난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 본당의 나무테라스다.
기요미즈데라는 신新세계7대불가사의 후보 21개 명단에 올랐었지만, 최종 7개에는 들지 못했다고 한다.(출처 : http://kr.japan-guide.com/travel/kansai/kyoto/kiyomizudera)

한동안 같은 자리에 서서 어두워지는 기요미즈데라와 교토를 감상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마다 이 풍경의 다른 계절의 모습까지 꼭 보고 싶어진다. 봄과 여름의 모습은 어떠할까. 또 눈이 내렸을 때의 모습은 어떠할까.
그게 여행을 멈추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기요미즈데라에 4시 30분 정도에 도착했는데, 문을 닫는 시간이 5시였다. 그래서 기요미즈데라 역시 여유를 가지고 돌아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미련같은 것은 없었다. 이미 마음 속에는 교토를 다시 한번 오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에 올 때는 좀 더 천천히 교토를 감상하고 싶었다. 너무도 멋진 여행이었지만, 다음에 오면 더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려오는 길, 清水坂 기요미즈자카
 기요미즈데라를 보고서 내려올 때는 이미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기요미즈데라는 1시간 뒤인 6시부터 점등행사를 한다고 안내를 했지만, 그걸 보기위해서는 다시 한번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됐기 때문에 보지 않기로 했다. (교토를 관광할 때 입장료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

기요미즈자카를 따라 내려오는 풍경이 무척 예뻤다.
마지막으로 눈에 담는 교토의 풍경이기도 했다.
언덕을 내려와서 교토역으로 향했다.
여행이 끝났다.

(12) 京都駅교토역, 여행의 끝

기요미즈데라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교토역으로 돌아왔다. 교토역에서 11시반에 출발하는 심야버스를 타고서 다시 도쿄로 간다.
 다시 한번 기온에 갔다. 이번 교토여행에서 기온만 세번을 들렀다. 그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버스 출발 시간 보다 세시간 먼저 교토역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었다.
남는 시간에는 교토역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지금은 2010년 12월 23일. 무려 한 달 전의 교토 여행이야기를 지금에서야 마쳤다. 끝으로 갈수록 흐지부지해지는 여행기였지만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여행기를 끝마치고 싶었다. 올해 2010년이 넘어가기 전에 말이다.

  길고 긴 여행이었다. 여행은 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고 계획을 세우고 숙소를 예약하고 기다리는 즐거움을 맛보는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되고, 다녀오고 나서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고 여행기를 남기고 그 여운을 계속 즐길때까지 계속 여행의 순간이다. 그렇게 보면 거의 세달에 걸친 여행이었던 것 같다. 한달이 지난 뒤에 여행기를 쓰려면 그 순간의 감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점은 분명히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운 추억만 남겨지고 여행의 순간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기분을 가지는 것이 좋다. 기나긴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 한번 교토에 다녀 온 것 같았다. 그리고 여행기를 쓰고나니 다시 한번 교토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이미 지금은 잠잘 수 없었던 심야버스의 흔들거림과 사람들 틈에서 껴서 이동했던 교토의 시내버스에 대한 기억들은 희미해졌다. 머리 속에 남아있는 건 아름다운 교토의 모습 뿐이다. 게다가 이렇게 여행기를 쓰면서 여행을 더 미화시키면서 좀 더 그 곳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쓰고 있는 지금 여행기가 100% 사실일리는 만무하다. 좋았던 여행지는 과장을 해서 더욱 좋게 기억하고, 잊고 싶은 기억에 대한 부분은 여행기에 쓰지 않음으로써 내 기억에서 조차도 서서히 지워가는 것이다. 영화로 말하자면 편집이다. 이렇게 여행기를 남김으로써 하나의 여행에 대한 추억이 완성되는 것이다. 편집되지 않은 영화를 보는것도 물론 재미있겠지만 꽤나 지루한 일이다. 실제로 지금도 교토 여행에서 안 좋았던 부분을 기억해내라고 한다면 모두 기억해낼 수 있겠지만 여행기에는 담지 않았다. 인간의 두뇌는 흥미로워서 기억을 조작해가면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여행을 즐거움에 대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이유는, 우리의 인생은 즐거움만을 추억하며 살아가기에 짧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안좋았던 추억은 좋은 추억에 대해 기억의 자리를 양보해야할 의무가 있다. 물론 이 블로그에도 해당된다.

한 편의 기분 좋은 여행이 완성되었다. 이 다음으로는 조금 다시 무리를 해서 홋카이도 여행기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2010년이 넘어가기 전에 완성하고 싶은 영화이다. 2011년이라는 해에는 또 다른 즐거운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미루다가는 제대로된 여행을 즐길 수 없을지 모른다.

  가을에는 교토를 가보라고 권해줬던 쿠리하라 슈헤이군에게 감사를 표하며 교토 여행을 접는다. ありがとう、栗原周平く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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