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미술관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었다

2010년 12월 15일
지브리미술관

 12월에는 문화생활을 무척 많이 하는 것 같다. 연극도 보고, 영화도 보고, 지브리미술관도 다녀오고. 한국에 돌아갈 때 쯤이 다 되어서야 이런 문화생활에 빠진다.   지브리미술관은 일본에 와서 반드시 가야되는 곳이었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너무도 사랑하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한없이 존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귀를 기울이면' 이라는 작품을 위해서라도 꼭 가보고 싶었다. 나의 학창 시절에 너무나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도움을 준 애니메이션이다.

  지브리미술관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었다. 미술관에 전시되어있는 소품 하나하나를 볼 때마다 '아...' 라고 감탄하면서 계속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애니메이션의 탄생의 순간부터, 애니메이션의 원리 같은 것을 매우 친절하고 아름답게 설명해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역시 동심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것이었다. 되돌아간다기 보다는 한 동안 마음의 구석에 있던 동심이란 것이 다시 커지는 느낌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최신작도 상영 중이어서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아직 '마루 밑 아리에티'를 찾아보지 않았는데 서둘러서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만들어 주었다.

가장 좋았던 곳은 작업실을 재연해 놓은 장소였는데, 그 곳에는 내가 진심으로 아끼는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작업물들이 많이 있었다. 실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였기 때문에 계속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는 걸 인내했지만, '원령공주'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그림들이 더덕더덕 붙여져있는 벽 앞에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만 카메라를 꺼내들고 말았다.(매너없었던 행동에 사죄드립니다.) 벽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의 감동이 되살아났다.

  아쉬웠던 점은 '이웃집 토토로'의 비중이 너무 컸다. 토토로가 지브리를 가장 대표하는 캐릭터인 것은 사실이지만  나처럼 토토로 보다는 다른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도 대부분 토토로 캐릭터들이 전부였고 '귀를 기울이면'의 상품은 딱 한가지였는데, 정말 슬프게도 선택의 자유가 없이 그걸 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애니메이션과 그 캐릭터들을 만나서 매우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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