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聖蹟桜ヶ丘)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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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3일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聖蹟桜ヶ丘)를 다녀오다.
 
  중학교 때 원령공주를 계기로 해서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세계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보는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마다 다들 너무 좋은 작품인 나머지 보는 족족 친구들에게 작품을 칭찬하기 바빴다. 그 시기에 본 애니메이션 중 하나가 귀를 기울이면 (耳を澄ませば)인데, 이 후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모두 통틀어서 가장 많이 본 작품이 바로 귀를 기울이면 일 것이다. 심심할 때 마다 다시 보고 또 보고 했으니. 특히 애니메이션 중에서 여주인공(月島雫(つきしま しずく츠키시마시즈크)이 남주인공(天沢聖司(あまさわ せいじ아마사와세이지)의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장면과, 둘이서 일출을 보러가는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 좋아서 수도 없이 돌려봤다.
  처음에는 두 주인공이 나와 같은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공감하면서 보았다.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도 인상깊었다. 애니메이션에서 시즈쿠가 세이지를 보면서 노력하는 것처럼, 난 그런 시즈쿠를 보면서 노력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중학생이 지나,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서도 틈만 나면 그 애니메이션을 찾아보는 이유는 아직도 내가 그 친구들처럼 노력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휴일인 오늘, 귀를 기울이면의 배경이 되었던 장소를 다녀왔다. (聖蹟桜ヶ丘)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 신주쿠에서 게이오선을 타고 약 30분(급행) 거리에 있는 도쿄도 타마시(東京都 多摩市)에 위치한 곳이다. 아침에 흐렸던 날씨는 내가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에 도착할 즈음에서 굉장히 맑아졌다. 사쿠라가오카에 도착하자마자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으로 쓰인 Country road take me home을 들으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을 만끽했다. 사쿠라가오카라는 동네는 서정적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고급 주택들이 많은 언덕이다. 하지만 집들이 저마다 개성이 있으면서 매우 잘 조화된 느낌이었다. 분명히 이 많은 집들 중에서는 세이지랑 시즈쿠처럼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한가로운 도쿄시내로부터 멀리 떨어진 조용한 동네를 걷는 건 역시 몸과 마음에 여유를 준다. 그런 곳은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무대가 된 장소를 걷는다는 건 얼마나 좋은일이겠는가. 내년에 도쿄를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시즈쿠와 세이지군을 만나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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