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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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3일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금, 하루를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일까.
すみません。
ごめんなさい。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すごい.
정말이지 하루를 보내면서 이 말 밖에 안하고 산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위의 말들을 수없이 반복한다.
처음에 일본에 왔을 때, '일본 사람들 너무 인사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했다.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나서도 적응이 안되기도 했다. 분명 스미마셍이라며 사과를 해야할 쪽은 나인데 상대방이 먼저 스미마셍이라며 사과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그것을 집으러 그 쪽으로 가는 길에, 누군가가 자신이 나의 진로를 조금이라도 방해했다고 생각되면 곧바로 '고멘네' '앗 스미마셍' 이라며 사과를 하는 것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인데도 미안하다는 말을 수없이 건네는 것이다. 처음에야 적응이 안됐지만 어느새 나도 적응이 되어서,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 일에도 일단은 무조건 상대방에게 미안하다는 건네고 있다. 지하철에서 누군가의 발을 밟았을 경우에는 물론 발을 밟은 쪽이 사과를 해야되는게 맞지만, 이 곳에선 발을 밟힌 쪽에서도 스미마셍이라며 사과를 건넨다. 자신의 발이 그 곳에 두었던 걸 사과하려는 걸까.
스미마셍, 고멘나사이. 뿐만이 아니라 아리가토우란 감사의 표현도, 입에 녹음기를 달고 싶을 정도로 수없이 말하면서 지낸다. 감사의 표현인 아리가토우'의 쓰임새는 확실히 한국과 다르다. 나는 내가 할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한 것인데도 상대방은 아리가토우 라면서 감사의 표현을 한다. '아니 왜 도대체 나한테 고맙다고 하는거지'라며 계속 생각하기도 했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의 표현을 받아도 되는 건가' 라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내가 지금은 아리가토우란 말을 건네고 있다.
그래서 그런걸까. 일본인들을 보면 대체로 관계가 유연하다. 거리에서나, 식당에서나 말다툼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경찰에게 시비를 건네는 사람을 많이 보기는 했다.) 아주 사소한 일에 고맙다는 말을 주고 받고, 아주 사소한 잘못에도 심지어는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에도 사과를 주고 받는 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칭찬에 굉장히 관대하기도 하다. 서로를 칭찬하며 스고이네~! 카와이이~! 말해준다.
귀찮을 정도로 사과를 하고, 감사의 표현을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은 처음 뿐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반대로 상대방으로부터 사소한 폐를 입었을 경우 '스미마셍'이란 소리를 건네 받지 못하면 '어랏. 왜 아무런 사과도 없는거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거 큰일이다. 대체로 그런 인사를 잘 하지만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른지라 그런 인사를 안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블로그 이웃 분의 글을 보고서 문득 걱정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한국 사람들에게 실망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일본보다는 대체로 표현을 잘 안하는 나라아닌가. 나도 한국에서는 길에서 누군가와 가볍게 부딪치거나 하면 그냥 지나치곤 한다. 꼭 사과를 해야야할 일이 아니라 그 정도로는 사과를 안해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상대방도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일본에 와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역시 표현을 해주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 그런 편이 상대방과 훨씬 원만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되면 고맙다고, 조금이라도 상대방에게 폐를 끼쳤다고 생각하면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그렇지만 또 한국에 돌아가면 한국의 문화에 적응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습관을 몸에 익혀두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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