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도쿄타워다

2011년 1월 18일
다시 찾은 도쿄타워

치바현 후나바시의 라라포트에서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서 친구에게 도쿄타워에 가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친구는 좋다고 했다. 도쿄타워는 내가 제일 도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장소이다'라기 보다는 '장소가 되었다'는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도쿄에 와서 사람들을 하나둘 알게되고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꼭 이런 대화가 한번씩 흘러가게 된다.

[도쿄에 온 이후로 여행은 많이 다녔어?]
[응. 처음에 왔을 때 자전거로 많이 돌아다녔지.]
[어디가 제일 좋았어?] 혹은 [도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 어디야?]
[글쎄... 도쿄타워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애.]

제일 처음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머릿 속에 스쳐지나가는 인상깊은 곳이 도쿄타워 밖에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 더 깊게 생각해보고 대답했더라면 다른 장소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 그 질문에 그렇게 대답한 이후 다시 그 질문이 들어오면 바로 '도쿄타워'라고 대답을 한다. 이걸 습관이라고 해야되는 건지.

그런데 도쿄타워를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 말해오다 보니 신기하게 점점 더 도쿄타워에 애착이 가는 것이다. 애착이 가면서 아끼는 장소로 삼고 싶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이 한가지 더 있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어 올 경우 습관처럼 '포레스트 검프'라고 대답을 한다. 좋아하는 수많은 영화들 중 한편이었을 뿐인데, 처음에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대답한 이후로 쭉 그 영화만 답한다. 그러면서 점점 더 애착이 가게 되고 지금은 너무나도 아끼는 영화가 되었다.

연인에게 습관처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도쿄타워를 좋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찌됐든 내가 도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도쿄타워다. 도쿄타워를 바라 보는 것도 좋고, 도쿄타워에 올라가면 보이는 도쿄의 풍경도 좋다. 간혹 일본 친구들이 이렇게 물어본다. 도쿄타워에 올라가면 도쿄타워가 보이지 않으니까 안좋지 않냐고. 확실히 도쿄타워가 보이지 않는 도쿄의 풍경은 조금 뭔가 허전하지만, 그래도 도쿄타워에 올라와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생일날 도쿄타워에 찾아갔기 때문에 대전망대까지 무료로 올라갈 수 있었다. 생일에 도쿄타워를 찾아가면 무료입장권과 케익교환권을 준다. 이건 도쿄가 주는 선물이다. 얼마나 좋은 생일 선물인가!

4시에 올라가니 해질 무렵의 도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역시 멋지다. ‘멋지다’보다는 ‘아름답다’에 더 가까운 표현을 쓰고 싶은데 적절한 단어를 모르겠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도쿄를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아니나다를까 도쿄타워의 전망대는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계속 흘러나왔다. 밑에서 선물로 받은 티켓으로 케익을 교환하고 커피를 사서 마셨다. 커피를 마시며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깜깜해졌다. 아름다운 도쿄의 야경이었다. 도쿄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그 동안의 내가 열심히 움직였던 흔적들이 보이는 것만 같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전차에 몸을 싣고 참 열심히도 돌아다녔다.

도쿄타워에 올라서서 도쿄를 감상하니까 도쿄타워가 더욱 좋아진다. 그래서 다짐했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다시 한번 오자고. 그때는 아직까지 올라가 본 적이 없는 특별전망대까지 올라가자고! 생일에 도쿄타워를 찾아온 것은 무척 좋은 일이었다. 안에서 필요로 하는 감정을 느꼈다. 6시에 도쿄타워를 내려와 야마노테센을 타고 시부야로 출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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