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1일
아인소프의 친구들과 함께 보낸 하루 - 샤브샤브
아인소프의 친구 보람이와 이나다군, 셋이서 함께 하루를 보냈다. 보람이, 이나다군, 그리고 나까지 생일이 모두 1월,2월이다. 다들 똑같은 나이면서, 생일까지 비슷하다. 한국에서 빠른 생일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하야우마레早生まれ라고 부르는데, 다만 다른 점은 한국은 2월생까지이고, 일본은 3월생까지가 빠른 생일로서 학교를 일찍 입학한다. (아마 한국은 최근 없어졌지만 일본은 계속 있는것 같다. 확실하지는 않다.)
보람이의 생일이 1월 9일이었고, 나의 생일이 1월 18일, 이나다군의 생일은 2월 7일이다. 그래서 전에 셋이서 축하도 할 겸 같이 밥을 먹자고 했었다. 셋이서 모여서 밥을 먹은건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 모여서는 이케부쿠로의 스위츠 파라다이스를 갔다.
우리 셋을 가장 가깝게 이어주는 카페 아인소프다. 모두 아인소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나와 이나다군은 12월에 그만두고, 보람이는 아직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사는 곳은 바로 옆집이다. 이나다군과 나는 같은 집에서 같은 방 옆 침대를 쓰고 있고, 보람이는 옆 집 살고 있다. 생일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같은 곳에서 살고, 같은 곳에 일한다는 것은 정말 깊은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이 친구들과 하루를 보내면서 정말 즐거웠다. 헤어질 시기가 다가오지만 다시 기회만 온다면 언제까지나 함께 만나서 밥을 먹기도 하고 재미있게 놀고 싶다.다른 나이대의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무척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같은 나이대의 친구를 사귀다는것 (더군다나 생일이 비슷한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똑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10년 후를 생각하면서, 그 친구는 대체 무얼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노력만 한다면, 지금 일본에서 만난 인연들을 평생 안고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서 바로 신경쓰지 않고 내 자신의 일에만 신경쓰며 살아가다보면 우리의 인연의 끈은 실처럼 얇아져 두번 다신 평생 못 볼 사이가 되버리고 말 것이다. 일본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의 고리를 평생도록 간직하고 싶다면 내가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집에서 12시에 집합해서 자전거를 타고 이케부쿠로로 밥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샤브샤브였다. 오랜만에 먹는 고기라서 맛있었다. 밥을 먹고서는 바로 앞 게임센터에서 프리쿠라(스티커사진)를 찍고, 그 다음은 자전거를 타고 도쿄를 누볐다.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
자전거를 타면서 두 친구에게 말했다.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니까 초등학생 때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서 동네 여기저기 놀러다니는 기분이야. 정말 그랬다. 오늘 하루는 어린시절 동네를 자전거로 누비는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점심을 먹은 뒤, 스티커사진을 좋아하는 보람이가 셋이서 사진을 찍자고 해서 이케부쿠로에 있는 게임센터로 들어갔다. 여러대의 프리쿠라 기계에서 아무 곳이나 골라들어가 재미있게 사진을 찍었다.
프리쿠라를 찍을 때마다 얼굴이 과도하게 변하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찍는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찍으면 재미있긴 하다. 또한 매우 일본스러운 문화이기도 하다. 그래도 역시 얼굴이 너무 다른 사람처럼 나오는건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일본에서의 친구들과 일본스런 추억을 남기는 방법으로 프리쿠라만큼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나다군, 보람짱, 나 셋이서 이케부쿠로에서 밥을 먹고 나서 셋 모두 시간이 남아서 어딘가로 자전거를 타고 놀러가기로 했다.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던 중, 내가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던 작년 봄의 기억을 더듬어, 이 곳에서 멀지않은 도쿄대학을 가기로 했다. 자전거로 캠퍼스를 둘러보고 나서 캠퍼스 바로 뒤에 있는 우에노공원까지 들르는 코스였다.
자전거를 타기엔 조금 춥고 바람도 많이 불었지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자전거를 타서 기분이 좋았던 건지,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여서 좋았던 건지, 둘다였던건지 잘 모르겠지만 자전거를 타는 내내 끝내줄 정도로 가슴 속이 상쾌했다.
앞장 서서 이곳 저곳을 안내했다. 오랜만에 도쿄대학에도 들르니 좋았다. 일본에서 머리가 가장 좋은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흥분되는 곳이다. 우에노공원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이 최고였다. 언제와도 행복해지는 장소다. 특별히 두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와서 더욱 행복했다. 혼자왔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과 재미가 있었다.
도쿄대학에서 만난 아주머니가 인상 깊었다.
내가 두 친구들에게 도쿄대학의 도서관이라든지 성당이라든지 이곳저곳 안내 해주는 중이었는데,
"자, 이제 저쪽에 있는 나무로 가볼까?
앞에 있는 나무 보이지? 지금 바로 앞에 있는 나무로 말할 것 같으면... 음...
'큰' 나무야."
라고 썰렁한 농담을 했는데,
옆에서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오신 아주머니가 내가 한 말을 듣고는 박장대소를 하시는 것이다.
두 친구는 별 반응이 없었는데, 옆에서 그렇게 크게 웃어주시니까 오히려 내 쪽이 민망해졌다.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이
"나도 이 나무가 무슨 나무인가 알고 싶어서 나무 이름을 찾던 중에 학생이 마침 나무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하길래, 무슨 설명일까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하하하하하. 소우데스네~ 오오키나키데스네~ 하하하하 そうですね。大きな木ですね"
그 뒤로 이런 저런 얘기를 재미있게 나누었고 덕분에 셋이서 찍은 사진이 한장도 없던 차에 사진도 찍어주셨다.하하하 왠지 재미있었다.
기분좋고 상쾌한 자전거 나들이였다. 다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아사쿠사까지 가자고 했다. 꼭 가고 싶다. 뭔가 다시 한번 유쾌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다.
いつまでも仲良くしよう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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