鎌倉 旅行記 카마쿠라여행기

鎌倉 旅行記 카마쿠라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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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14일

일주일 전, '다음주 화요일이 휴일인데 오랜만에 좀 멀리 여행이나 가볼까.' 라는 생각을 한 뒤, 도쿄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카마쿠라에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카마쿠라는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예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8월 초 비를 맞으며 후지산 등반을 한 후로 디지털 카메라가 고장나버려서 사진 다운 사진도 못찍고 있던 차였기 때문에 옷장 속에만 박혀있던 필름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어보자고 생각했다.

아침 일찍 여행 책과 카메라를 들고서 신주쿠로 가서,  쇼난신주쿠센湘南新宿線을 타고 오후나까지 간 다음, 오후나에서 요코스카센横須賀線을 타고 카마쿠라까지 갔다. 약 한시간이 걸렸다. 이르게 출발한 덕분에 카마쿠라에 도착을 한 시각은 9시 정도였다. 같이 동행한 친구와 둘다 아침밥을 먹지 않고 나왔기 때문에 카마쿠라 역 앞의 EXCELSIOR CAFE (에크세루시오루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가볍게 아침을 해결했다.

#에노덴江ノ電
이번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에노덴이라는 노면전차인데, 운치있는 카마쿠라의 해안가를 조용히 달린다. 노면전차를 타면 왠지 과거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다이부츠大仏
이날 정말 좋았던게 날씨였다.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 카마쿠라의 날씨를 봤는데 오전에 흐리고,오후에는 비였다.
날씨가 안좋을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감을 가지고 출발을 하긴 했지만, 카마쿠라에 도착하니 정말 맑은 날씨였다. 그리고 하루 종일 맑았다.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이었는지 어딜 가든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정말 여유롭고 한가로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카마쿠라고교앞鎌倉高校前
드디어 왔다. 슬램덩크의 오프닝에 등장한 철도 건널목과 서태웅이 달리던 해변가. 에노덴이 해변가를 달리는데 정말 멋졌다. 넋을 잃고 풍경을 감상한 건 정말 오랜만이다. 그리고 바다에 간 건 해군을 전역하고 나서 처음이다. 2년 동안 계속 바다에서 군복무를 한 덕분에 더 이상 바다에 애착을 가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다에 오니까 다시 해군 생활이 그리워진다. 이게 모두 바다가 참으로 여러가지 얼굴을 가진 덕분이다. 여름의 끝무렵에 찾은 바다물의 온도는 딱 좋았다. 진작에 가끔씩 시간을 내서 이런 곳에 왔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으로 몹시 아쉬웠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추워서 바닷물에 발도 못담글텐데. 그 때는 또 그 때 나름대로의 아름다운 바다일지도 모르지만.

이 건널목의 신호등은 버튼식인데, 버튼을 누른 뒤에 5분이 지나서야 신호등 불이 바뀐다.
푸른불을 기다리는데 인내력 테스트를 받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찾은 바다가 너무 좋아서 계속 걸으면서 바다를 구경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에노덴을 타고서 에노시마로 향했다.

하세역의 다이부츠와 카마쿠라고교앞역의 해변을 구경한 뒤 다시 에노덴을 타고 에노시마에 왔다. 에노시마는 아르바이트 친구들로부터도 여러 차례 추천을 받은 장소이기도 했다. 매년 여름엔 이 섬에서 불꽃놀이를 하는데 정말 멋지다고 한다.
내가 느낀 에노시마는 너무 관광지라는 느낌이었다. 이 섬을 어떻게 하면 멋진 관광지로 개발해서 사람을 많이 끌어모을 수 있을까 라는 흔적들이 너무도 섬 곳곳에 묻어있었다. 무엇보다 섬의 아랫자락에서 전망대까지 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땅 속에 설치해 놓은 것이다. 처음엔 정말 놀랐다. 이건 절대 자연이 아니라면서. 하지만 결국 나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서 전망대까지 올라가긴 했다. 에노시마 프리티켓이라고 해서 1000엔에 판매하고 있는데, 에스컬레이터, 이와야동굴, 전망대 등을 모두 포함해서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섬 자체는 아름답기 했지만 역시 너무도 과도한 개발에 대한 이미지는 에노시마를 둘러보는 내내 지울 수 없었다.

에노시마를 모두 둘러보고 다시 육지로 나와 친구와 함께 밥을 먹고, 에노시마 수족관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날씨 좋은 날의 행복한 여행이었다. 카마쿠라는 또 한번 오고 싶다. 아니 에노덴과 슬램덩크의 해변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다시 한번 와야겠다.
이제 이틀 후면 한국에 잠시 들어간다. 무척 기대중이다. 5개월 간의 워킹홀리데이 기간을 중간정리도 하고, 재충전을 하는 시간을 확실하게 가지고 싶다.

그리고는 나의 일본 생활의 '가을편'이 시작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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