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義)에 대하여
의(義)라는 글자는 착할 '선(善)'자와 나 '아(我)'자가 합쳐진 회의문자로서, '나를 선하게 한다'는 뜻이다.
의(義)의 됨됨은 중요한 점이 내게 있으니, 인(仁)과는 같지 않다.
즉,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인(仁)'이라 하고, 나를 사랑하는 것을 '의(義)'라 한다.
옳음 : 정의(正義), 충의(忠義: 진실로 옳음)
의(義)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이다.
한 가지 물건을 얻게 되었을 때, 그것을 받아도 내가 선할 수 있으면 받지만, 내가 선할 수 없게 된다면 이를 물리쳐서 나를 선한 데로 돌아가게 하는 것을 의(義)라 한다. - 견리사의(見利思義). 견득사의(見得思義).
한 가지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그 일을 면해도 내가 선할 수 있으면 면하도록 하지만, 면하면 내가 선할 수 없게 된다면 죽더라도 나를 선한 데로 돌아가게 할 따름이니, 이를 일러 의(義)라 한다.
단순한 진리나 사실이 아니라 인간 만사(萬事) 천지 만물(萬物)에 연관된 갖가지 여건과 정황을 고려하여 얻게 된 옳은 판단의 길이다.
옳은 것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은 사람의 눈, 코, 귀가 없는 것보다 더 무분별하여지니, 의가 무너진 사회나 단체나 개인은 결국 타락을 맛보게 된다.
수오(羞惡)지심
나의 잘못을 부끄러워 하고(羞), 다른 사람의 잘못을 미워하는(惡) 마음이다.
의는 부끄러움을 가리키는 정확한 마음의 저울과 같아서, 작은 잘못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마음가짐과 태도에서 의는 시작된다.
얼굴에 더러운 것이 묻었으면 닦아야 하듯이 자기가 잘못한 것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더러운 얼굴을 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남의 얼굴을 대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듯, 부끄러움은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알게 되는 본성적으로 사람이 지닌 마음이다.
마을 사람 중에서 선한 자도 그를 좋아하고 마을 사람중에서 악한 자도 그를 좋아한다면 공자는 이를 부끄럽게 여겼다.
세상의 어떤 성인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 못했듯이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 불수전시전비왈의(不受全是全非曰義)
치세(治世)이거나 난세(亂世)이거나 간에 다 국가의 녹을 먹는다면 오히려 선, 악간에 다 좋아함을 받게 되는 것이니, 그렇기 때문에 부끄럽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