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강좌를 들었다. 평소에도 음악이 나의 기분을 어떻게 바꿔주는지 익히 알고 있었는데, 그걸 다시 한번 강단 앞에 선 교수님으로부터 들으니 음악을 더 가까이 곁에 두고 싶어졌다.스위트라테의 '처음 홀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곡도 알게 되었는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음악이었는데 듣고 있으니 정말 마음이 편해졌다.
강연자가 말했다. 눈을 감고 가장 좋아하는 곳에 있는 곳을 상상해 보라고. 그리고 그 곳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함께 있다고 생각해보라고. 나의 마음은 캄캄한 영화관에 갔다가, 중학교 때 부터 꿈꾸던 어느 시외 근교의 정원 딸린 집의 바베큐 파티 하는 모습으로 갔다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펼쳐진 곳으로 갔다가.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대목부터는 누굴 먼저 떠올려야 좋을지 몰라서 결국 그 모두를 한꺼번에 생각해내는 바람에 정신없어지고 말았다.
오늘의 강연 주제는 스트레스였는데, 스트레스 자가진단을 해보기도 하였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안받는다고 생각해서 큰 문제없겠거니 생각했지만 의외로 높은 지수가 나와서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 나는 요새 걱정이 많은가 보다.
오늘은 조금 바쁜 하루였다. 회사 건너편의 회사에서는 비를 맞으며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다. 며칠전부터 시작된 시위는 아직까지 이어졌고, 비가 멈추지 않았던 퇴근 길에서도 그 분들은 비를 맞으며 서 있었다. 예전에 살면 살수록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다는 것에 놀란다는 글을 적은적이 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 때의 글은 꽤나 긍정적인 어감의 말이었다. 세상에는 너무도 다양한 삶이 있으니, 나도 하나의 다양함을 이뤄내는 삶을 살아가보자 뭐 그런식의 마음을 가지고 적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오늘은 나의 예전 그 생각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나의 그 작은 생각이 보호해서는 안될 누구를 보호하고, 보호해야 할 누군가를 보호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먼저 나의 앞길을 살펴야겠다는 생각은 끊임없이 찾아왔다. 발걸음이 무거웠던 퇴근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