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에 엄마가 서울에 다녀가셨다. 엄마는 아들의 집을 구석구석 먼지 하나 없이 깨끗이 청소해주셨고, 아들이 좋아하는 밑반찬을 여러가지 해주셨다. 그리고는 신림에서 공부하고 있는 형을 불러서 엄마와 아들 둘이서 맛있는 김치찌개를 함께 먹었다.
나는 수도 없이 가본 인사동, 엄마를 모시고 처음으로 가보았다. 정말 좋아하시더라. 시간이 가는 줄 모르며 이 상점 저 상점 모두 둘러보았다. 붓글씨를 다시 시작하고 싶으시다며 필방에서 붓도 한 자루 사셨다. 엄마는 국민학교를 다닐적에 붓글씨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았었다는 이야기도 하신다.
엄마는 짧은 주말 동안 아들과 함께 시간을 함께 보내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셨다. 월요일 저녁 퇴근을 하고 집에 가니 집안이 무척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엄마가 내려가시기 전 또 한번 집을 청소해 놓은 것이다. 엄마는 서울은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서 싫다고 하신다. 나도 가끔 서울이 싫을 때가 있긴 하지만, 엄마가 남겨놓고 간 숨결 때문에 따뜻하게 빛났던 월요일 저녁의 내 작은 방은 사무치게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