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기차 여행 (1) 기차를 타고, 전주 한옥마을에서, 차를 마시며
봄이 오는 소리에 몸과 마음이 반응했고 기차에 몸을 실어 전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을 함께 한 친구들 Jen 과 Kirstie 그리고 광민이.
전주는 내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20년 동안 생활을 한 곳이었지만, 이번 여행에서의 전주는 나에게 굉장히 특별했다.전주를 다시 발견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은 나의 고향이 있다는 사실에 감격한 여행이었다.
기차 안에서의 3시간은 무척 특별한 시간이었다. 스코틀랜드의 친구들에게 한국의 구석 구석을 보여주는 재미. Jen 과 Kirstie는 한국에서 6개월 정도 교환학생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지만 계속 서울에서만 생활했다.그들에게 기차 차창 밖 한국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지.
우리는 한옥마을로 향했다. 솔직히 전주에는 한옥마을 밖에 딱히 보여줄게 없긴 하지만 반나절 혹은 그 이상 돌아다니면서 즐기기엔 정말 좋은 코스이다. 무엇보다 서울의 한옥마을과는 다르게 전주 특유의 조용함과 느림이 있는 곳이니까
다원에 들어가서 다도를 배우며 따뜻한 차를 마셨다. 차 선생님께서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차를 마시라고, 차가 똑똑 떨어지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얼굴엔 주름이 지지 않을 정도로 그윽한 미소를 지으라고, 어떻게 차를 마셔야 하는지 알려주셨다.
첫 날의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 했다. 기차를 타고 전주에 내려와 진짜 한옥마을을 구경하고,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전주 천변을 거닐면서 여유로운 마음이란 무엇인지, 차분하고 조용함의 미덕은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는 좋은 하루였다.
너무도 행복하고 황홀한 전주 여행이었다. 나의 고향을 친구들과 여행하는 것은 이렇게 즐거운 일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고향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그리고 그 고향이 아름다워서 얼마나 좋은지 새삼 생각하니 행복한 일이다.
사진을 찍은 '아름다운 길'이란 팻말처럼 이렇게 좋아하는 친구들과 웃으며 여행하는 일이 정말 아름다운 길을 걸어나가는 것이다.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그 행복함의 여운은 오래도록 기억이 될 것이다.
다짐했다. 좋아하는 나의 사람들과 아름다운 곳을 더 많이 가보리라고.
아름다운 길을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